[원도심 이야기] 봉쥬르(Bonjour)! 30년간 지역민과 문화공존
[원도심 이야기] 봉쥬르(Bonjour)! 30년간 지역민과 문화공존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의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⑮ 대전 프랑스문화원 대흥동 분원
  •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
  • 승인 2015.06.1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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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 한낮의 뜨거운 열기와 도시의 교통체증에 지칠 때쯤, 차안에서 목적지가 가까이 있음을 알리는 반가운 기계음이 들린다. 대흥동 성당에서 중구청 방향 골목 안. 이곳에 프랑스 문화를 전파하는 ‘대전프랑스문화원 대흥동 분원’이 자리 잡고 있다.

개관 30년을 맞은 대전프랑스문화원
대전프랑스문화원은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알리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프랑스 정부의 후원을 받는 비영리 협회-알리앙스 프랑세즈(Alliance Française)에 의해 만들어졌다. 올해로 꼬박 30년째 지역민들과 문화 공존을 모색해왔다니 그간의 쌓인 이야기도 흥미로울 것 같다.
현재 대전프랑스문화원 본원은 서구 용문동에 위치해 있고 대흥동 분원은 2009년부터 문을 열어 다양한 문화교류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분원은 대흥동 골목투어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명소가 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창곤 원장은 “처음 이곳에서 자리 잡을 때만 해도 주택가 골목이었죠. 이곳 역시 빈 집이었는데 내부를 개조해서 1층은 레모볼랑(Les motsvolants)카페, 2층 라노마드(La nomade) 갤러리로 만들었습니다. 그 뒤로 매년 25개 이상의 문화행사를 추진해 왔는데 덕분에 다른 지역의 프랑스문화원보다 문화행사가 활발하게 열리는 곳이 됐습니다” 라고 소개했다.
 
 

   
   
 

원도심의 이색적인 복합문화공간
용문동 본원이 프랑스어 교육을 담당한다면 대흥동 분원은 프랑스의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카페를 드나들며 담소를 나눌 수 있고 각종 프랑스 관련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프랑스 영화 DVD가 구비돼 있어 원하면 영화감상도 가능하다. 하우스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면 카페는 낭만적인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프랑스 연주자들, 한국의 유명 아티스트들의 샹송과 재즈 공연이 라이브로 펼쳐져 음악으로 친밀한 교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매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 원장은 “프랑스 외무성이나 알리앙스 재단에서 제안하는 공연이나 지역특색에 걸맞은 내용으로 선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흥동 분원에서 큰 수익이 발생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문화의 힘이랄까요! 대전프랑스문화원이 30년 유지될 수 있었던 기반이 여기 분원에서 나왔다고 생각됩니다. 힘들지만 지속적으로 문화에 투자하고 힘을 기울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프랑스문화원의 존재가 알려지고 프랑스 문화를 비롯해 프랑스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늘어났죠.” 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문화행사로는 해마다 11월 셋째 주에 열리는 ‘보졸레누보의 밤’이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기다려온 햇 포도주(보졸레 누보)의 판매가 시작되는 기간에 맞춰 대전프랑스문화원에서도 보졸레 누보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프랑스 음악과 음식, 프랑스어권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3월에는 전세계 프랑스어권 나라에서 기념하는 ‘프랑코포니의 날’을 맞이해 대흥동 분원에서도 공존과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프랑스-한국 친선 모임을 여는 등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2층 전시실 역시 놓칠 수 없는 재미가 숨어있다. 그동안 지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신소장품전, 책 삽화 전시회, 광고를 통해 보는 프랑스의 역사 등 다양한 전시를 개최해 민간 교류의 장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밖에도 대외적인 활동으로 대전와인페스티벌을 비롯해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 주최한 프랑코포니 축제에 참여해 뷔페를 제공하는 등 다른 기관과의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요리도 배우고, 문화도 만나는 ‘프랑스 요리수업’
최근 시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행사는 ‘프랑스 요리 수업’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에 열리는데 세션마다 새로운 지방을 여행하듯이 프랑스 식도락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다. 담당 선생님은 로미 비토렐리(Romy VITTORELLI)로 프랑스인이지만 참가자의 언어 수준은 제한이 없다. 수업의 통역을 맡고 있는 김혜경 선생님은 수업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프랑스 가정식을 테마로 하기 때문에 단순히 레시피만 익히는 게 아니라 프랑스 곳곳을 여행하듯이 지역의 음식문화도 엿볼 수 있도록 설명해주거든요. 그리고 프랑스 음식이 슬로우 푸드(slow food)예요. 천천히 음식을 만들면서 원어민에게 발음 지도를 받기도 하고 서로의 관심사도 나눌 수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공부가 많이 되죠”

이 날은 다진 고기와 야채로 속을 채우는 <토마토/애호박 팍시>와 <레몬 타르트> 수업이 진행됐다. 3년째 참여하고 있는 임지훈씨는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 꿈이 프랑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일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리옹에 있는 학교를 가려고 준비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요리를 배워보니까 아기자기하면서도 색채가 아름다워서 저랑 잘 맞는 것 같고 프랑스어 실력도 느는 것 같아서 좋아요” 로미 비토렐리(Romy VITTORELLI) 선생님 역시 한국 사람들의 열정에 반했다고. “한국 사람들은 언어, 요리를 배울 때도 탁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사람들이 먹는 거 참 좋아하는데 한국 사람들도 그런 것 같아요. 아마도 이런 공통분모 때문에 더 끌리는 게 아닐까요.” 그녀의 설명대로 참가자들 모두 수업 내내 사진을 찍고, 기록하면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요리 수업을 즐기고 있었다. 때로는 참가자들이 와인이나 더치커피를 챙겨 오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수업 후 식사와 함께 조촐한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고. 음식이 타국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전창곤 원장

원도심 발전을 위한 구상
전 원장은 앞으로 좀 더 많은 시민들이 타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것에 개방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기를 희망했다. “저는 문화를 감식하는 눈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것과 타국의 문화로 분리하지 말고 우수한 문화를 듣고 느끼면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더불어 원도심이 추구하는 문화예술의 거리가 좀 더 풍요롭고 활기찰 수 있기를 바라면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해마다 6월 21일이 되면 전국에서 음악 축제(Fete de la Musique)가 열립니다.

이 축제의 특징은 전문가, 아마추어 할 것 없이 전 국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것이죠. 저마다 원하면 골목에서 거리에서 공연을 하거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지역에서도 이런 시도가 일어나면 좋겠어요. 고유의 색깔을 만들자는 거죠” 지역마다 볼 수 있는 비슷한 거리가 아니라 원도심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좀 더 실질적인 기획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자국의 문화를 전파하는 방식에서 부러움을 받는 프랑스의 움직임을 본 받을만하다고.
원도심 속에서 프랑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대전프랑스문화원 대흥동 분원.
문득 세상과 분리된 휴식이 필요하다면, 파리지앵의 감성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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