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보석 석방된 용산구청장의 부적절한 처신
병 보석 석방된 용산구청장의 부적절한 처신
어제는 '몰래 출근', 오늘은 '연차'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6.09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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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몰래 출근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을 규탄하며 항의를 위해 구청장실 문을 두드리는 10.29 참사 유가족들.(출처 : JT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0.29 참사의 주범 중 한 사람으로 구속되었다가 7일 병 보석으로 풀려났던 국민의힘 소속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의 부적절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석방 바로 다음 날인 8일에는 ‘몰래 출근’을 하더니 그 다음 날인 9일엔 연차를 쓰는 행태를 보여 유가족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지난 8일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는 오전 8시부터 서울 용산구청 정문 앞에서 박 구청장의 출근을 저지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문을 통해 구청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에 일부 유가족과 시민들은 구청장실 문 앞에 사퇴촉구문을 붙이고 닫힌 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어라', '박희영은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구청장실 문고리를 잡아당기자 구청 직원들이 제지하면서 한때 분위기가 격화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이 제지하면서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유가족들은 30분 정도 구청장실 앞에서 대치하다 오전 9시로 예정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위해 청사 정문 앞으로 이동했다.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이 참사 책임이 있는 만큼 출근을 해서는 안 되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7일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에게 다가와 항의하는 10.29 참사 유가족.(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박가영양 어머니 최선미씨는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유가족들이 이틀째 용산구청 앞에서 박 청장을 기다리는 데 대해 “박 청장은 죄인이기 때문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또 “보석 신청한 이유가 트라우마, 불면증인데 어떻게 유가족과 생존자, 목격자들이 있는 데서 그리고 용산구 주민들을 상대로 트라우마를 얘기할 수 있느냐”며 “심신 미약인 사람이 23만 명의 구민들을 위해서 일을 한다는 건 23만 명의 구민들을 다시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이야기다. 용산구민들을 위해서라도 사퇴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또한 8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공직자 이전에 사람의 도리조차 모릅니까?>라는 논평을 통해 박 구청장을 “정말 뻔뻔한 사람”이라 칭하며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막장극을 멈추고 구청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정신질환 우려를 호소했는데 업무 복귀는 바로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난데없이 기침을 하며 대답을 피한 박희영 용산구청장. 오는 길에 계란을 맞아서 마스크 오른쪽과 상의에 계란 노른자 얼룩이 묻은 것이 보인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 상근부대변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향해 “정말 뻔뻔한 사람이다. 대체 무슨 면목으로 용산구청장직을 계속하려고 하냐?”며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구청장실 안에 숨어서 무슨 업무를 보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희영 구청장은 공직자 이전에 사람의 도리조차 모르냐? 삶의 전부인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구청장 출근 저지 투쟁까지 하게 만들 생각인가?”라며 “박희영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막장극을 멈추고 구청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렇게 몰래 출근으로 유가족들의 속을 뒤집어놓았던 박희영 구청장은 9일엔 아무렇지도 않게 연차를 썼다. 9일 용산구 등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이날 개인 사유로 연차휴가를 내고 구청에 출근하지 않았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럴 거면 뭐하러 석방을 요청한 것이고 출근은 뭐하러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작년 12월에 용산구 국회의원 권영세와 구청장 박희영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분향소를 부수자'는 둥 온갖 천인공노할 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 글을 쓴 자들은 모두 박희영 청장의 초대를 받고 방에 들어왔다.(출처 : JT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박희영 구청장이 손가락질을 받는 이유는 무책임한 행동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12월에 용산구 국회의원 권영세와 용산구청장 박희영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대화방 글에는 등장 인물의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출처 불명의 사진을 올리며 희생자 가족들의 책임을 주장했다.

그 뿐 아니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표현을 써가며 희생자 탓을 하는 내용도 있었다. 국민의힘에서 지방자치 관련 직책을 맡고 있는 A씨는 참사 관련 협의체가 정권 탈취를 위한 거라고 막말을 하기까지 했다. 또 다른 대화방에선 ‘서양 귀신 놀이에 참여한 게 부끄러운 줄 알라’거나, ‘분향소를 부수자’는 과격한 발언이 등장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글을 쓴 사람들은 모두 박희영 구청장의 초대를 받고 방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참사 당시 행적도 문제다. 그녀가 했던 모든 말은 거짓말이었고 구조대원의 구조 활동을 방해하는 짓도 했다. 이태원 사고 사망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박희영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를 두고 축제가 아니라며 “할로윈 데이에 모이는 하나의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한번 더 논란을 키웠다.

그러면서 본인의 공황장애만 호소하며 처벌도 면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니 박 구청장에 대한 여론이 좋아지려야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반성 없는 박청장의 모습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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