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가로수종 선정 왜 이래?
세종시 가로수종 선정 왜 이래?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5.06.22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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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청과 LH세종본부가 세종시 3생활권 가로수로 '열기에 취약한' 단풍나무를 식재하는 등 수목의 생리를 고려치 않은 수종선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복청·LH, 3생활권에 ‘열에 약한’ 단풍나무 식재

“도심 열기 감당 못해 부적합...생육 불량 뻔해,

나무 생리 무시하고 경관만 본 듯” 전문가 지적

[세종=굿모닝충청 신상두기자] 행복청(청장 이충재)과 LH가 세종시 신도시의 가로수 수종을 결정하면서 각 수목의 생육환경을 고려치 않고 식재해 고사(枯死)시키는 등 ‘탁상 선정’의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LH세종본부(본부장 조현태)는 최근 세종시청과 교육청이 위치한 3생활권(보람동)에 단풍나무 1800여주를 가로수로 심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억원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 수종은 나뭇잎이 얇기 때문에 열기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생장 불량은 물론, 장기적으로 고사(枯死)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풍나무는 환경 좋은 교외 도로변에서나 잘자라

대전서도 생육부진으로 수백여 그루 뽑고 새로 심은 전례

대전지역 녹지 전문가 P씨는 “대부분의 단풍나무는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를 이겨낼 수 있는 수종이 아니다”고 못박고 “(단풍나무가)가로수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도심지가 아닌 시 외곽도로 등 생육환경이 비교적 양호한 곳에 심는 것이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2~3년전)대전시 서구에 식재돼 있던 단풍나무 가로수 수백여 그루는 생육이 부진해 수형이 잡히지 않자 (수억원의 돈을 들여)다른 수종으로 모두 바꿔 심는 우여곡절을 겪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 전례에 맞춰 보면, 세종시 3생활권의 단풍나무 가로수도 ‘뻔한’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것.

LH “세종시 실시계획당시 생활권별 심을 나무 결정,

정해놓은 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에 변경 곤란” 해명

이 같은 우려에 대해, LH세종본부 관계자는 “단풍나무는 가로수로 자주 사용하는 수종이며 외부전문가와 관계기관 연구진 등이 참여해 선정한 것으로 생육에는 문제가 없다”며 “세종시(행복도시)실시계획 당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각 생활권별로 심을 대표 수종 등을 정해놓은 상태여서 그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에 이를 변경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로와 가로수를 인수해야할 세종시의 입장은 다르다. 시 인수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원래 세워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실천단계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발견되면 개선해야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BRT변에 ‘햇빛 꺼리는’ 노각나무 심어 200~300주 고사

뽑고 새 수종으로 바꿔야할 판...‘값비싼’ 시행착오중

행복청과 LH의 잘못된 수종 선정으로 이미 ‘값비싼’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세종시 공공시설 인수점검팀은 세종시 6생활권의 BRT도로변의 가로수(노각나무)식재가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종시의 합동점검결과, 이곳에 식재된 노각나무는 ‘햇빛을 좋아하지 않는’ 수종으로 가로수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LH측에 알렸다.

시 담당자 K씨는 매년 연차적으로 죽어갈 나무여서 ‘이대론 인수할 수 없다’는 의향을 시공사에 전했다.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6월 현재 노각나무 200~300주가 고사해 흉물로 변한 상태다. 최근의 가뭄 영향도 받았겠지만,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은 수종을 심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씨는 “BRT도로변에 식재된 노각나무는 수종을 교체해 다시 심는 쪽으로 도시 경관을 고려해 생활권별로 다양한 수목을 심기로 결정한 것은 좋은데, 각 수목의 생육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선정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A/S기간내 고사땐 수종변경이라도 가능한데,

▲ 세종시 3생활권 단풍나무 가로수.

죽지 않고 ‘비실비실’ 쪼그라드는 게 더 문제”

‘노각나무 사례’처럼 2년의 A/S기간중에 나무가 죽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나무가 죽어서 확실한 하자로 판명되면 다른 수종으로 재식재하는 등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만, 단풍나무처럼 죽지 않고 ‘비실비실’ 버티다 A/S기간을 넘기게 되면 이를 인수한 세종시가 세금을 들여 재시공해야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지역 조경업체 사장 K씨는 “행복청과 LH는 세종시 건설 실시계획때부터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수종 등을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큰그림(경관)에 치중한 나머지 작은 그림(수목의 생장환경 등)을 소홀히 취급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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