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종보 세상읽기] 분노하는 사회
[소설가 김종보 세상읽기] 분노하는 사회
  • 김종보
  • 승인 2015.06.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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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보 시인·소설가·칼럼리스트

[굿모닝충청 김종보 시인·소설가·칼럼리스트] 인간을 감정의 동물이라고 한 것은 모든 만족과 불만이 감정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감정이 상했을 때 걷잡을 수 없는 파괴를 불러오는 것이며 결국 자신을 물론 사회까지 파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매일같이 전해지는 뉴스속의 사건사고에 도심의 거리를 함부로 나돌아 다닐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현실사회를 원망하며 불특정 다수인들에게 폭행까지 서슴치 않는 것 또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불만을 낙오자들의 열등으로만 돌리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오늘에 분노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그 원인제공을 찾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살얼음판 같은 세상을 살다보니 이웃에 대한 불신은 물론 사회원망으로까지 치닫다보니 모두가 무기력해진 탓일까. 오늘도 절망의 늪에서 살아남으려는 거리의 몸부림치는 모습들이 힘겨운 세상임을 대변해주고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그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법이 약해서 그렇다느니 정치가 흐느적대서 그렇다느니 속수무책으로 휘청거리는 이시대의 자화상 앞에 오늘도 도처에서 세상을 원망하며 분노를 터트리다 튕겨져 나온 공병들이 거리마다 나뒹굴어 있다.

이 실의에 빠진 민초들의 사기를 어떻게 회복시켜 줄 것인가.
성도덕 사회도덕 실종에다 분배의 법칙까지 투명하지 못한 정책적 오류, 그 가운데 여전히 도처에서 먹이사슬의 고리가 끊어질 줄 모르고 있는 오늘의 사회.

4대악 범죄가 끊임없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터져 나온 군 장성들의 방사비리, 이와 맞물려 짝을 맞추기라도 한 듯 시스템 라인들조차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접하다보니 어찌 분노를 터트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 동안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들려오던 ‘경색지국’의 쓰나미 파도가  멈추더니 벗기면 벗길수록 드러나는 군 집단의 망국적인 굵직한 국민 혈세절도 사건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분노의 화산이 터져 나왔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질세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먹이사슬은 힘없는 노인을 상대로 한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혼미한 도심 우울한 뒷골목에 움크린 노숙자 머리위로 또 다른 비리쪽지 하나 날아든다.
가진자들의 비리연루에 이어 지방광역시에서 일어난 사학재단의 고질적 채용비리 사건이 그것이다.
국가의 구실을 앞세운 별들의 방산비리에다 여기에 허울 좋은 자원외교에 따른 혈세가 강물 따라 바다로 나가 희석이 되니 네 것이 어디 있고 내 것이 어디 있나, 함께 섞여 부르는 그 노래 소리 들어보니 모두가 똑 같은 색깔의 옷을 입고 있었더라.

그 불만이 고조에 이르니 그 누가 타오르는 분화구를 막을 수 있겠는가.
38선이 걱정스럽다. 방사비리 위스키에 취한 우리의 국토방위 지킴이 수장들이 여전히 비리를 일삼고 있으니 말이다.
숨 가쁜 시대일수록 차창가에 빠르게 지나가는 ‘솔로몬’ 저울추의 빙점을 헤아리기란 안개 속에서 바늘 찾는 것 보다 힘든 법이다보니 이토록 힘겨워 하는 것일까.
샛별의 눈동자마저 가물거리는 몇 가닥 남은 겨레의 혼 불 그 심지 하나 켜서라도 깊이 살펴보아야 할 진대 지금 이 눈금을 정확히 바라볼 사람이 없다.

이제 국민은 이론적 분배의 공정론에 대한 설명을 더 이상 듣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오늘도 죽는 것조차 두렵지 않다는 거리의 민심들이 걱정하는 것은 개조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날까 하는 노심초사 하는 그 마음이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 낼 것인가.
도처에 작은 ‘세월호’들은 여전히 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탁류에 허우적거리는 저 가녀린 민초들.
평등이 행복의 근본이라면 실망은 분노의 씨앗이다.
우리 다시 불멸한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옷으로 갈아입자. 신뢰만이 분노의 점화를 사전에 누르는 해법이기 때문이다.
행복지상주의는 변방의 불만이 사라져 그들 또한 평등한 삶의 체온을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서 성립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희망을 도둑맞지 않도록 사회 안전 보호망을 만들어 지켜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민초들이 바라는 그것은 정치 칠판에 풀어놓은 공식의 답이 명쾌하게 맞아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희망, 그 정치 칠판의 무엇 때문에 민초들이 분노를 하고 있는 것인지 그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여기에 부정부패의 고리들을 하나 둘 씩 끊어놓되 민초들이 흐르는 실개천에 삶의 기포를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메마른 광야에 생기 솟아나는 샘물이 유유자적 흘러가는 소리는 그 언제쯤 들려 줄 것인가. 지금 타들어가는 들녘마다 기다리는 민심의 요구는 이렇다.
이 땅에 진정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만들기 위해 메마른 물도랑을 촉촉이 적셔 줄 물동이 가득 실은 신선한 북청 물장수, 그런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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