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책으로의 여행] 아버지의 초상
[임영호의 책으로의 여행] 아버지의 초상
  •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 승인 2023.07.10 16: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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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인간이야. 소중히 대하여야 해. 

많은 사람들은 어머니라는 말은 말만 들어도 눈물을 글썽이지만 아버지와의 관계는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1950년대 1960년대 생들이 대거 은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을 가르치기 위하여 30년 이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손을 비비고 고개 숙이고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던 사람들입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삶 모두를 희생하면서 가족을 위하여 살아왔지만 늘 가족 뒤에 비켜서 있는 존재입니다.

[아서 밀러]
[아서 밀러]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극작가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은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평범한 아버지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아버지 윌리는 예순 세 살된 세일즈맨입니다. 젊은 시절 남보다 더 부지런히 열정적으로 일하여 실적도 많이 올리고, 성과급도 많이 받은 세일즈맨으로 항상 반짝반짝 빛나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고, 뉴잉글런드 전역에서 그를 알아볼 정도로 유명 인사였습니다.

부인 린다는 전업주부로서 남편을 몹시 사랑하고 존경했으며 남편이 때로 강압적일지라도 순종하는 형으로 오직 남편만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더구나 아들 비프와 해피는 남이 부러워하는 희망이며 기대주로 윌리는 행복한 삶의 조건을 다 갖춘 셈입니다.

그러나 30여 년이 흐른 지금 모든 것이 그에게 유쾌하지 않습니다. 세일즈맨으로 성과급은 줄어들고 일방적으로 해고당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젊어서 일 잘할 때는 회사에서도 그를 좋아했고, 친구들이나 바이어도 잘 도와주었지만, 지금은 전보다 더 많이 운전하고 돌아다녀도 판매 성과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보험금조차 내지 못하고 생활비도 부족하여 부인 린다는 매달 50달러를 이웃집 친구 찰리에게 생활비로 빌릴 정도입니다.

일생 동안 윌리의 희망과 기대였던 자식들도 그를 실망시켰습니다. 비프는 서른 살이 넘도록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집에 들어와 살았고, 해피는 여자하고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건달처럼 생활하였습니다. 

윌리는 그런 아들들이 미웠고 그로 인하여 가정불화가 심했습니다. 오히려 두 아들은 아버지를 무능한 사람으로 평가하여 반항하고 등을 돌렸습니다. 윌리는 화해하지 못한 자식들에게 무언가 남겨주면서 자기를 더 이상 싫어하지 않고 자식들이 오히려 미안하게 느끼게 하는 일을 궁리했습니다.

윌리는 두 아들에게 보험금이라도 남기기 위하여 자동차를 폭주하여 자살합니다. 많은 사람이 애도할 줄 알았지만 장례식장에는 부인과 두 자식, 이웃집 친구 찰리뿐이었습니다. 

그의 죽음으로 타게 된 보험금은 겨우 마지막 집의 월부금을 낼 정도로 작은 금액이었지만 그들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빚이 없게 되었고 작은 봉급만 있으면 사는데 지장이 없게 되었습니다. 

“너희 아버지가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란 건 아니야. 큰돈을 번 일도 없고, 신문에 이름난 적도 없지만 네 아버지도 인간이야. 소중히 대하여야 해. 무언가 그에게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어. 그러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객사시켜서는 안돼.”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끝까지 남편을 동정하고 이해했던 부인 린다가 자식들에게 한말입니다. 누구 하나하나 존중받지 못할 사람은 없지만 아버지라는 존재는 죽어야 생각나는 존재라고 여겨집니다. 

오늘도 우리 아버지들은 가슴속에 품은 꿈을 숨기고, 자신을 팔기 위하여 무거운 가방을 들고 정글 같은 세상으로 나갑니다. 은퇴할 나이를 지나서 《세일즈맨의 죽음》을 다시 꺼내 읽으니 주인공 윌리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숙명처럼 누구나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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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2023-07-15 21:41:57
옛날 드라마만 보더라도...
우리들의 아버지들께서 양복 정장 안 주머니에
늘 사표를 넣고 다니는 장면이 꽤 나왔다.
하지만, 아무리 더럽고 치사해도
가족들 생계가 달린 문제라서~
벼르고 벼르며, 늘 가슴에 품고 다니던 것!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다 그런 줄만 알았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아버지는 별 같은 존재가 아니신가 싶다!!

한낮의 태양은 구태여 쳐다보지 않아도
저 하늘 어딘가에 있음을 느끼지만,
별은 고개를 올려 직접 보기 전까지는
존재의 사실을 알 수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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