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눈] 등가성과 회자정리
[시민기자 눈] 등가성과 회자정리
  • 홍경석
  • 승인 2015.06.2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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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수필가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다음 달부터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네, 안녕히 가세요.” 또 그렇게 한 사람의 직원이 들어왔다. 그리곤 면접에서 합격한 뒤 직장상사에 이어 나로부터도 잠시의 현장 관리 교육을 받곤 돌아간 것이다.

그렇게 직원이 한 명 새로이 입사한 반면, 1년 여 같이 일했던 한 사람은 오늘이 마지막 근무다. 그것도 야근으로. 세상사가 다 그렇겠지만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의 회자정리(會者定離)를 새삼 곱씹어보게 되는 새벽이다.

오늘 회사를 떠나는 사람은 우리 경비 파트의 그 한 사람 외에도 청소를 맡고 있는 미화 팀에선 둘이라고 했다. 아니, 주말에도 일하는 우리와 달리 미화 팀은 그렇지 아니하니 금요일이었던 어제 벌써 환송회(歡送會)를 치렀든지 어쨌든지 했을 터였다.

아무튼 오늘 주간으로 일하는 나의 뒤를 이어 야근을 들어와 마지막으로 근무할 이는 내일 과연 그 얼마나 헛헛한 새벽을 맞아야 할까 싶어 마음이 좋지 않다. 그럼 왜 유독 그이만 혼자 달랑 그렇게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일까?

그건 바로 그는 등가성(等價性)의 마인드 부재와 더불어 평소의 근무 태도에 대한 진정성까지를 의심받은 때문의 귀결(歸結)이다. ‘등가성’은 경제용어로써 가치가 서로 같은 것을 요구하는 상품 교환의 특성을 뜻한다.

예컨대 급여를 지급하고 직원을 고용한 사측에선 응당 그에 부응하거나 상회할 정도의 근무태도와 성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어떤 법칙은 남녀 간의 결혼관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세상에 어떤 남녀가 자신보다 훨씬 수준마저 떨어지는,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갈지자 비틀걸음의 배우자를 선택하겠는가?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숱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으며 회자정리 역시 무수히 경험했다.

그러면서 절감한 건 역시나 근무불량이 되었든 뭐든 간에 일단 회사(근무처)로부터 다시는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는 경우, 이는 ‘엎지른 물은 돌이켜 담을 수 없다’는 뜻의 복수불반(覆水不返)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의 발견이었다.

그렇게나 주의를 주었고 알아듣게끔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하무인으로 일관한 그는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自業自得)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머물다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한다.

하지만 그가 떠날 내일 아침은 아무도 그를 거들떠도 보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일요일인데 뉘라서 일부러 출근하여 그에게 밥이든 술을 사랴? 하여간 이러한 ‘엄연한 현실’을 직시하여 그가 앞으론 오늘의 아픔을 전패위공(轉敗爲功)의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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