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경중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2022년 12월 25일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다. 크리스마스 저녁의 이벤트처럼 아이와 그 발사장면을 지켜보았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는 로켓을 쏠 때 고도와 속도 등을 나타내고, 로켓에도 카메라가 있어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1단 로켓은 재사용을 위해 로켓 분리 후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주는 즐거움이 있지만, 유럽의 아리안 로켓은 그런 이벤트가 없었다. 게다가 하늘도 흐려서 발사 이후 나머지는 이미지 영상으로만 보았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관심의 시작은 보이저호가 목성 근처에서 찍었다는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점'이라 불렀던 지구의 모습을 본 것부터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우주에서 바라보았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었고, 인류가 단기적 이익이 아닌 생명이 영속하는 공간으로서의 지구의 가치를 생각하도록 안내했다.
지구 밖에서 우주를 보는 망원경에는 1990년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이 있었다. 발사직후 고장 난 것을 알고 우주왕복선이 가서 고치기도 하는 그런 망원경 이후, 이제 수리하기 어려운 아주 먼 곳(지구에서 대략 150만 km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에 두고 관찰하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제작되고 있다고 했다. 환경교육을 하면서 칼세이건의 창백한 푸른점 이야기는 단골 소재였고, 곁다리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올라갈 거라고 했다. 이렇게 교육 소재로 쓰면 늘 우주망원경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알아야 했다. 곧 발사한다던 일정은 자꾸 미루어졌고, 제작비는 자꾸 올라갔다. 12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12조원이 넘는 물건을 로켓이라는 도구에 실어 나를 때 한번에 완제품을 나를 수 없으니 잘 접어 로켓의 상단에 넣어 두어야 했고, 우주에서 다시 펴는 과정에서 한 과정만 작동하지 않아도 12조원이 무용지물이 될 터였다.
발사 27분 후 고도 1,376km 지점에서 로켓과 우주망원경은 분리되었다. 그리고 라그랑주 점까지의 우주여행을 시작하면서 지구의 둥근 선을 배경으로 태양광 패널을 펼치기 시작했다. 아이가 처음 태동을 할 때처럼, 20년이 넘는 시간,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진 우주망원경을 보는 것은 감동이었다. 그리고 우주의 탄생과 기원을 밝혀줄 자료를 찾으러 가는 그 첫걸음을 보았다는 것이 기뻤다. 지적 영역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인류의 첨단 문명에 감탄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비하면 쓰레기는 정말 하찮은 것이었다. 이런 거대기술도 만들어내는 인류가 사용하고 난 부산물인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이 걱정되었지 쓰레기는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음식물쓰레기와 같은 유기물질은 잘 썩혀서 거름 등으로 순환시키면 되는 것이었고, 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진 유리병 같은 물품은 잘 사용하면 되는 것이었고, 위생이나 재사용 재활용이 어려운 물품은 묻거나 소각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술적인 문제를 풀어줄 전문가가 있었다. 소각하면 나온다는 다이옥신은 고온에서 소각시키면 덜 나온다고 했다. 인류가 쌓아온 문명의 깊이는 이런 정도는 쉽게 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쓰레기는 정말 쉼 없이 나왔고, 고온 소각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던 오염물질은 소각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효과의 주요역할을 하게 되면서 소각이 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매립은 한정된 땅을 쓰게 되니 무한정 늘릴 수 없었다. 재사용, 재활용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의 절대적인 이해와 참여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일 성공적으로 안착된 공병보증금제도만 하더라도 잘 운영되던 시스템이 상품 판매에 있어 차별성을 갖기 위해 병의 색을 바꾸거나 모양을 바꾸는 시도를 통해 쉽게 무력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구의 자연생태계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분해자가 있어 순환시스템을 이룬다. 여기에 그동안 없었던 물건이 유입이 되면 순환시스템을 통해 생물들의 몸, 인간의 몸에 들어오고 문제를 일으킨다. 과거에 쓰레기가 오늘날 보다 크게 문제가 덜 되었던 이유는 순환시스템 내에서 소화 가능한 물질이 대부분 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쓰레기의 양상을 보면 100년 전 우리의 조상들이 쓰던 물건이 아니다. 석유화학물질에서 뽑아내거나 땅속에 잘 묻혀있던 광물을 꺼내어 쓴다. 문제는 처리다. 꺼내쓴 물건에 대하여 자연 순환시스템과 격리된 인간 내에서의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면 된다. 과거의 물건은 처리에 내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지만 지금 우리가 쓰는 물건들은 대부분 개별적으로 순환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자연계로 나아가서 환경을 오염시킨다.

민관거버넌스 형태로 운영되었던 자원순환포럼에 참여하여 청주시 종량제봉투를 수거하여 재활용 가능한 물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조사하고, 정책제안, 자원순환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환경교육기관에 일하면서 드는 생각은 많은 시민이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생활실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리배출을 생활화하고,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은 과도하게 시민실천에만 집중하고 제도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쓰레기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 우주밖에 거대 망원경을 두고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인류가 자신이 쓴 물건에 대한 처리방법 같은 단순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어찌 모르겠는가. 다만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돈이 든다는 이유로, 경제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당장은 죽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루어둘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