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49] 쉼표가 필요한 순간…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느티나무 6그루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49] 쉼표가 필요한 순간…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느티나무 6그루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3.08.24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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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쉼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힘을 내는 게 아니라 잠시 온몸의 힘을 풀어야 할 때 말이다.

그런 순간, 여행 삼아 떠나기 좋은 곳에 느티나무 보호수 6그루가 자라고 있어 소개할까 한다.

느티나무 보호수를 만나러 갈 곳은 개삼터(開蔘止)라 불리는 곳이다.

개삼터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1,500여 년 전, 홀어머니를 모시고 진악산 아래에 살던 효자 강 처사는 병이든 어머니를 위해 온갖 약을 구해왔지만, 어머니의 병세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애타는 마음에 그는 진악산에서 가장 높은 관앙불봉(觀仰佛峰)의 관음굴에서 어머니를 위한 백일기도를 올렸는데 하루는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관앙불봉 바위벽에 가면 붉은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이 있다. 그 뿌리를 달여 어머니에게 드리면 병이 곧 나을 것이다.” 강 처사는 이튿날 산신령이 알려준 곳에 갔고 산신령의 말대로 풀의 뿌리를 캐서 어머니께 달여 드렸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어머니의 병이 깨끗하게 나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건강을 되찾자, 강 처사는 그 신비한 풀의 씨앗을 받아 심었는데 그곳이 바로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이고, 그것이 바로 인삼 재배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이곳을 개삼터(開蔘止)라 부른다.

금산군은 1981년 ‘개삼터’라는 표석을 세우고 성곡리 일대를 인삼을 테마로한 개삼터 공원을 만들었다.

느티나무가 있는 곳 또한 그 인근이라 개삼터 공원을 한 바퀴 돌고, 금산 인삼이 들어간 삼계탕을 한 그릇 배부르게 먹고 산책 삼아 가기 좋은 곳이다.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에는 사계절 물이 흐르는 냇가가 있다.

마치 냇가를 호위하듯 둘러싼 6그루의 느티나무는 짙은 초록 물감을 쏟아 놓은 듯 쨍하게 빛나고 있었다.

촘촘한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바람에 묻어나는 은은한 나무 향은 절로 깊은 들숨을 쉬게 만든다.

그렇게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면 폐부 가득 느티나무의 싱그러움이 들어차는 느낌마저 든다.

줄기를 타고 자란 푸른 이끼, 줄기에서 발견한 작은 무당벌레 그리고 나무 사이를 오가며 먹이를 찾는 참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팽팽히 당겨져 있던 신경이 조금은 느슨해지는 듯하다.

쉼이 필요한 순간, 도심을 떠나 조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성곡리 느티나무로 발길을 옮겨보길 권한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으로 당신을 맞아줄 테니.

금산군 남이면 성곡리 997(186) 느티나무 6본 291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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