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 여행기] 5월 27일, 출발지 프랑스 영토 생장으로 갑니다.
[임영호의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 여행기] 5월 27일, 출발지 프랑스 영토 생장으로 갑니다.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3.08.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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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굿모닝충청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5월 27일은 바르셀로나에서 출발지 생장(St jean pied de port)으로 가는 날입니다. 그곳까지 대략 6시간이 걸립니다. 아침에 시간을 내어 숙소 근처인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성당의 겉모습은 이때 보고 스페인을 떠나는 6월 8일에 다시 찾아와 성당 내부를 구경했습니다. 그만큼 인상적인 건축물입니다. 

성가족 성당은 큰딸이 시집가기 전에 이곳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와서 새벽에 미사를 갔던 곳입니다. 지상층은 관광객이 입장하는 곳이고, 지하에는 미사 드리는 공간과 성당을 설계한 가우디(Antonio Gaudi y Cornet)의 무덤이 있습니다.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의 내부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이른 아침이라 한산했으나 6월 8일에 다시 왔을 때는 한마디로 인산인해였습니다.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아직도 건축 중입니다. 그의 과학적 창의력과 상상력이 바탕이 된 새로운 건축양식의 위대한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우디는 자기 스승이 숲과 나무라고 할 정도로 사물을 습관적으로 관찰하고 꾸준히 연구하는 열정으로 위대한 건축가가 된 것입니다.

가우디는 죽지 않았습니다.
살아생전 이루어 낸 업적으로
영원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자체가
바로 영원한 삶입니다.

[왼 : 파블로 피카소 '게르니카' / 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왼 : 파블로 피카소 '게르니카' / 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스페인은 백 명의 우등생을 낳지 못하지만 한 명의 천재를 낳는 나라입니다. 건축가 가우디 이외 입체파 화가 피카소(Pablo Picasso)와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가 있습니다.

5월 27일 아침 8시에 생장을 향해 떠났습니다. 스페인의 산야를 주마간산 격으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보다 숲과 나무는 적었지만 넓은 들과 구릉지대가 인상적입니다. 가는 도중 휴게소에 들렸으나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보다 규모가 작은 편의점 수준입니다.

생장은 프랑스 영토입니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작은 도시입니다. 고도가 높은 피레네산맥 기슭에 있는 산골마을이라고 말해야 사실과 가깝게 상상이 될 것입니다.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우선 먼저 숙소를 정한 후, 자전거를 빌리고, 순례자 사무실에 가기로 했습니다. 숙소는 비탈진 곳에 호텔이라기보다는 그저 여행자 숙소라고 칭하여야 합니다. 
지나고 보니 첫날에는 머무는 불편보다는 내일의 라이딩이 더 걱정이었습니다. 산속에서 출발하여 산을 넘어가는 일정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자전거샵이 있다니 신기했습니다. 아마 순례길을 자전거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국내에서 타던 자전거를 가져오려고 했습니다. 낯설고 물 설은 이곳에서 자전거마저 익숙하지 않으면 자신감이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타는 자전거는 전기 자전거입니다. 사람들은 전기자전거 하면 오토바이로 생각하여 운동이 되냐고 고개를 갸웃하기 일쑤입니다. 험한 순례길은 MTB PAS(Pedal Assist System)형 전기자전거가 제격입니다. 페달을 굴려야 동작을 하게 되고 전기가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너무 힘들면 땅만 보게 됩니다. 자연과 사물을 여유를 가지고 보아야 생각이나 느낌이 떠오릅니다.

전기자전거 무시하지 마시라.
전기로 100% 가는 것이 아닙니다.
80%는 라이더의 힘으로 가는 것이고
오르막길이거나 바람불 때 전기를 사용합니다. 

전기자전거에 붙어있는 배터리는 비행기에 실어 주지 않아 할 수 없이 생장에 있는 자전거샵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매장은 보통 크기였으나 직원은 우리만큼 손재주가 있는 것 같지 않아보였습니다. 

우리는 여러 브랜드의 전기 자전거를 배정받아 한 번씩 시험으로 타 보았으나 탈 만하다는 결론을 내고 숙소로 가져갔습니다. 라이딩을 마치고 생각하니 빌린 이 자전거들은 아주 훌륭하다는 느낌입니다.

이번에는 순례자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신청서에 이름, 나이, 국적과 순례의 목적을 적고, 크레덴샬(Credenshall)이란 순례자 여권과 순례자를 상징하는 가리비 조개껍질을 받았습니다. 4대강 국토종주할 때 받는 스탬프와 같이 순례길 요소요소에 방문을 증명하는 도장을 받습니다.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순례자를 상징하는 가리비 조개껍질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순례길 방문을 증명하는 순례자 여권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이름, 나이, 국적과 순례의 목적을 기입합니다.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우리나라 순례자 숫자가 이웃 국가인 프랑스 독일 이태리를 제외하고 거의 1위에 속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 무려 한 달이상 걸어야 마칠 수 있는 이 고행의 길에 한국 사람이 왜 몰릴까?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개인적인 이유로 올 것입니다. 우리 한국은 피로사회(疲勞社會)입니다. 경쟁이 지나쳐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들은 하늘의 빛나는 별보다 더 빛나는 위대함이 자신 안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걸어서 하는 여행은 생각의 산파입니다.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수단입니다.
영혼의 조화를 회복하려 오는 것입니다.
진정 삶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의미를 찾는 일입니다.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무소는 마을 중심에 있어 10분 정도 걸었습니다. 생장은 중세 시대의 마을 형태로 성당은 중심지에 위치하고, 지붕은 황색이고 벽은 주황색 계통의 건물들로 아기자기하고 구불구불한 풍경이 마을을 관통하는 시냇물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습니다.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사진=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새벽에 일찍 깼습니다. 거의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6년 전에 보았던 초승달이 아직도 그대로 산 너머 걸려 있었습니다. 밤은 초승달을, 초승달은 우리를 책임지고 있는 기분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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