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당진시에서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70여 그루다.
그중 향나무는 단 2그루뿐인데 그중 석우리에 위치한 향나무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석우리 향나무는 당진시 합덕읍 석우리 마을회관 길 건너에 뿌리내리고 있었다.
마을의 중심에 있다 보니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이 향나무의 기록상 수령은 192년.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은 나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를 ‘쇳대기 향나무’라 불렀다.
보통 노거수는 지역이나 인근의 유명한 지명을 붙여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향나무는 ‘쇳대기’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마을 사람들조차도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아는 이는 없었다. 그저 향나무에 전해져오는 전설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오래전,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이 건강을 잃었을 때, 이 마을은 아무도 전염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전쟁이 나도 목숨을 잃는 군인이 없었는데 이는 모두 향나무가 악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향나무에 붙여진 ‘쇳대기’가 악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마을 문을 굳게 잠그는 ‘열쇠’가 아닐까, 짐작한다.
마을 한 가운데 자리한 쇳대기 향나무는 그 수형부터가 남달랐다.

얼핏 두 그루의 나무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그루의 나무에서 두 줄기 가지가 올라온 ‘쌍간’이다.
나무가 한줄기로 올라오면 단간, 여러 줄기가 올라오면 다간이라고 부르는데 다간에는 주간(중심이 되는 줄기), 부간(’주간’을 보좌하는 듯한 작은 줄기), 자간(새끼 줄기)이 있다.
쌍간은 자간 없이 자라난 다간을 말하는 것으로, 나무의 뿌리 부분에서 나온 줄기 두 개가 마치 두 그루의 나무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뿌리에서 갈라진 두 개의 줄기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냈다.
생을 위협할 만큼 큰 상처를 품고도 숱한 가지를 뻗어낸 향나무는 그 기세가 무척이나 당당하고 늠름했다.
긴 세월, 마을 사람들을 지켜왔다는 이야기가 그저 설(說)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말이다.
당진시 합덕읍 석우리 599-16 향나무 2그루 192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