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박수현 에코/자원순환리더] 청바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청바지의 푸른색, 다양한 디자인의 바지, 자켓, 원피스, 셔츠, 가방 등등 다양한 물건들이 떠오를 것이다. 지난해부터 청으로 된 옷들이 다시 유행하면서 청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내게 청바지의 유행을 처음 따라 해 본 것은 20대 초반이다. 얼룩덜룩 물을 뺀 청이 대유행을 한때가 있었다. 청청 패션으로 조카랑 청주 어린이회관에 놀러 가서 찍은 사진을 보며 추억에 빠져 본다. 지금 보면 촌스러운 패션이지만 그 당시 유행을 따라 입고 다녔기에 부끄럼 없이 잘 입었었다.
전 세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즐겨 입고 있는 청바지는 힙합 청바지, 찢어진 청바지, 스키니청바지, 슬렉스타입 청바지 등 다양한 층의 취향에 맞게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다. 우리 집에도 내 옷 10벌 정도, 아이들도 각자 7~8벌 정도 남편 3벌 등 한집에 있는 청바지의 수 만해도 20~30벌 정도는 될 것이다.
청바지와의 인연은 2019년 새활용공예가에 첫발을 들이면서이다. 공예가와는 거리가 먼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청바지를 주제로 앞치마를 제안하게 되었다. 이름은‘ 따로 또 같이’, 뜻은 앞치마의 위와 아래를 떼었다 붙였다 해서 교차로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청바지가 버림을 받을 때는 작아져서 아니면 유행이 지나서 등 쓰임을 다했을 때일 것이다. 이런 청바지를 공예로 하기 위해서는 재봉을 할 줄 알아야 했다. 재봉이라는 것을 전혀 하지도 못하면서 청바지로 앞치마를 만들려고 하니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무모한 도전에 다행스럽게 공예가 선생님들 중 재봉을 잘하는 분들이 계셔서 실 꿰는 법부터 기초를 배워 어설프기 짝이 없는 앞치마를 첫 작품으로 완성하게 되었다.
청바지를 1벌 만드는 과정에서 물이 약 7천리터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물의 양은 4인 가족이 일주일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이라고 하니, 환경적인 면에서 보면 매우 악당스러운 옷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악당 노릇을 하고 나에게 온 청옷을 유행이 지났다고 버린다는 것은 맘이 많이 불편해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환경을 알게 되면 첫 번째 마음의 불편함이 곳곳에서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삶의 방식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느리더라도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새활용공예가를 하면서 환경에 대한 발상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엔 어떻게 하면 환경을 좋아지게 할까를 고민하고, 실천을 잘하고자 노력을 했다면 새활용공예는 이미 만들어진 쓰레기에 새로운 가치와 생명을 불어넣어 쓰임에 가치를 주는 것이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이미 만들어진 물건들이 쓰레기가 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바지로 앞치마, 악세사리, 가방, 수저 집으로 새활용 해 사용하고 있지만 새활용과 재활용의 이름으로 예쁜 쓰레기를 만드는 일은 자제를 해야겠다.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 중 나만의 팁을 준다면 나의 물건에 이름표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풍요로움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물건을 잃어버려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름표를 붙여 놓으니 잃어버려도 대부분은 다시 돌아오게 된다. 주인을 찾지 못하는 물건 또한 쓰레기가 되니 사소한 습관부터 바꿔보도록 하자.
새활용 수업을 다니면서 안 입는 청바지는 기증해달라고 부탁을 하면 몇몇 분은 가지고 오시고 지인들도 챙겨서 전달을 해 주고 있다. 시작은 어설프고 자신 없었지만, 에너지를 가진 청바지의 푸른색으로 영원, 활기, 생명 보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청바지의 푸른 희망 바람이 지구를 푸르게 새활용 꽃으로 활짝 피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