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인]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공무원
[굿모닝충청인]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공무원
평일은 공무원, 주말에는 서각가로 변신...충남도 산림자원과 김기현 주무관
2014년 서각 시작해 최근 20회 충남서각예술대제전서 대상 수상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3.09.13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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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 있다. (충남도 김기현 주무관과 그의 작품 '책(冊)에서 문자향(文字香)을 느끼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 있다. (충남도 김기현 주무관과 그의 작품 '책(冊)에서 문자향(文字香)을 느끼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 있다.

그는 넓적한 나무에 서각도를 내려치고, 수만 번 두드리고 깎아내 작품을 완성한다.

충남도 농림축산국 산림자원과 김기현 주무관 얘기다.

녹지직으로 2004년 공직에 입문한 김 주무관은 서각에 빠져있다.

서각이란 나무에 글씨나 그림을 아름답게 새기는 것을 말한다.

서각은 양각과 음각으로 나뉜다. 양각은 주제가 되는 형상을 배경보다 높게 돌출시켜 표현하는 기법이다. 음각은 주제 면을 배경 면보다 낮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김 주무관과 서각의 인연은 2014년 시작됐다.

예산군 소재 봉대민속공방으로 물건을 구입하러 갔다가 정봉기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서각도를 손에 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취미로 했는데, 너무 재미있고 작업할 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김 주무관은 2018년 대한민국 서예문화대전 초대 작가로 등극했다. (대한민국서예문인화대전 서각부분 대상 작품 '춤출무'. 사진=김기현 주무관 제공/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김기현 주무관이 지도해 대한민국서예문인화대전 서각부분 대상을 받은 홍현미 작가의 작품 '춤출무'. 사진=김기현 주무관 제공/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김 주무관은 2018년 대한민국 서예문화대전 초대 작가로 등극했다.

같은 해 대한민국 무궁화미술대전에서는 서각 대상, 이듬해 산림문화공모에서는 서각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20회 충남서각예술대제전에 ‘책(冊)에서 문자향(文字香)을 느끼다’를 출품,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한국서각협회 예산지부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서각 강사 자격증을 취득, 회원들의 작품까지 지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평일에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주말과 휴일에는 태안 한 공방에서 서각에 몰입하고 있다.

한 번에 보통 8시간 정도 작업한다. 작품 하나가 탄생하기까지는 최소 3개월 정도 소요된다.

단순히 파내는 것이 아닌 나무의 결과 글씨의 조화가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공모 출품 작품은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그렇게 나온 작품만 1년에 10여 개에 달한다.

산림문화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숲속에서’라는 작품은 1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그의 땀과 혼이 새겨진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 주무관은 “고생한 만큼 보람도 제일 컸다”고 말했다.

산림문화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싱한 작품 ‘숲속에서'. (김기현 주무관 제공/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산림문화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싱한 작품 ‘숲속에서'. (김기현 주무관 제공/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이처럼 작업을 시작하면 잠과 끼니를 거를 정도로 몰입하지만, 작품에 집중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다. 

그의 손바닥에는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을 보여주듯 굳은살이 새겨져 있었다.

김 주무관은 서각의 매력에 대해 “잡념은 사라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정신은 맑아진다”며 “무엇보다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서각은 나무에 혼을 불어 넣는 작업이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든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김 주무관은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취미활동으로 서각을 배워볼 것을 권유했다.

그 역시 서각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지도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어떤 작품을 만들더라도 모든 순간을 소중히 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 주무관. 작품 하나하나에 자신이 살아온 삶과 혼을 담아내고 있는 그의 열정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되길 기대한다.

한편 김 주무관이 충남서각예술대제전에서 대상을 받은 ‘책(冊)에서 문자향(文字香)을 느끼다’ 작품은 오는 15일 태안군(문예회관)을 시작으로 다음 달 7일까지 도내 9개 시·군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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