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일 시민언론 더탐사가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미 MBC 스트레이트에서 자유총연맹이 최근 들어 몸집을 불리며 내년 총선에 개입하려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었다. 이번에 더탐사는 그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더욱 심도있게 파고 들었다. 따라서 이번 더탐사의 보도는 MBC 스트레이트 방송를 보완, 보충하는 보도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자유총연맹의 총선에 개입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현 총재는 국민의힘 출신의 강석호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 6월에 '미디어분과 자문위원'으로 여러 유튜버들을 위촉했는데 태반이 극우 유튜버들이었다는 것이 이미 보도된 바 있다. 신자유연맹 대표 김상진도 있고 또 자칭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똥파리’들의 우두머리격인 이민구 깨어있는 시민연대 대표도 있었다.

다시 MBC 스트레이트의 보도를 반추해 보면 그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극우 유튜버들은 자신들의 불법시위로 받은 벌금을 자유총연맹이 대신 내달라는 등의 하찮은 민원을 얘기했다. 그런데 강석호 총재는 기꺼이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들이 10.29 참사 유가족들 앞에서 난동을 부리고 촛불집회에도 꾸준히 옆에서 방해하는 행위를 하는데 국가 예산이 들어간 셈이다.

또 앞서 말한 극우 유튜버 김상진은 강석호 총재를 향해 “방통위원장에게 그 동안에 우리 우파 진영의 많은 유튜버들이 많은 탄압을 받았는데 그런 부분들을 자세히 관찰을 좀 해주고.”란 식으로 자신들 채널 방어 같은 민원 사항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강 총재는 자신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얘기해 보겠다고 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는 번지수가 틀린 대응이다. 방통위는 유튜버를 규제할 권한 자체가 아예 없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역할이 다른 별개의 기관이다. 광고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량적 부분을 심의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성적 부분을 심의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광고의 내용에 대해서 심의하는 기관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고 광고의 길이를 심의하는 기관이 방송통신위원회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량적 심사를 담당하는 기관이기에 유튜버를 규제할 권한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저들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자인 줄 아는 것인지 그런 민원을 넣었고 강석호 총재는 그걸 또 들어주겠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 현재 이동관 위원장이 월권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것 또한 쉽게 설명이 될 것 같다.

이미 지난 대선 당시에 윤석열 후보 지지 활동을 하는 유튜버들을 윤석열 후보 혹은 김건희 여사가 관리를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였다. 지금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이들은 관리 혹은 조장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4일과 11일에 더탐사에서 공개된 녹취록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알려진 바 있다.


강승규 수석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은 강석호 현 총재의 취임식에 가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고 예산 지원도 약속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 극우 혹은 보수단체에 대한 내년도 예산은 크게 늘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28일 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식에 역대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참석해 그 자리에서 또 반민주적, 반민족적 발언을 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을 자유총연맹을 매개로 극우 유튜버들을 동원해서 치르겠다는 포석으로도 볼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스트레이트 단독 보도로 자유총연맹이 정관에서 박종환 전 총재 때 신설된 ‘정치중립위원회’도 없애고 정치적 중립을 명시한 조항마저 없애버린 사실이 알려졌다. 또 자유총연맹 인사 중에서 극우 유튜버와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인물이 장철호 사무부총장이란 사실도 알려졌다.

이제 여기서부터가 중요한 사실인데 더탐사는 강승규 수석 및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주고 받았던 국민의힘 관계자 모(某) 씨의 4번째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은 작년 5월 11일 모 씨가 건희사랑 대표 강신업 변호사와 나눈 통화 내용이다. 통화 내용은 위에 띄워놓은 그림과 같다.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으로 나름대로 한 편이라 할 수 있는 장철호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 씨는 통화 속에서 장철호를 ‘깜도 안 되는 인물’이라고 무시하고 있었고 “이 새끼 질이 안 좋아. 내가 보니까. 진짜 이 놈은 윤석열 정부 어디 자리 앉혀놓으면 사고칠 놈이야.”라고 대놓고 비난했다.

그 다음에 공개된 것은 작년 7월 16일 모 씨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주고 받은 통화 내용이다. 이미 전 날 보도에서도 알려졌듯이 모 씨는 그 전인 5월 30일에 강 수석과 최초 통화를 하고 식사를 한 이후 이 통화에서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요구하는 청탁을 넣고 있었다. 첫 통화에선 모 씨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강 수석의 목소리는 반대로 대충 적당히 둘러대는 톤이었다.
위에 올려진 통화록 내용을 보면 모 씨가 “(윤 대통령이) 열심히 잘 하고 계시는데 언론이 문제야. 내가 보니까 국정 홍보도 좀 되고 성과가 그렇게 많아도.”라고 하자 강 수석이 “새끼들이 하나도 안 써.”라고 한 걸 볼 수 있다. 또 모 씨가 “민주노총 이 새끼들이 언론을 장악해가지고 큰 일입니다. 큰일. 그게 제일 문제예요. 제가 보기에. 각개격파식으로 하나씩하나씩 끄집어내야 되지 않겠어요?”라고 하자 강 수석이 “맞아 맞아.” 하면서 동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것을 언론 탓으로 돌리고 그 언론이 민주노총 손에 장악되어 있어서 그렇다는 모 씨의 인식이나 그 모 씨의 망언에 동조하는 강승규 수석이나 정상적인 모습이라 보긴 어렵다.
오히려 대다수 기성 언론들은 열심히 윤비어천가를 열창했고 윤석열 정부에 불리하다 싶은 뉴스들은 가급적 숨기기 바빴다. 미진한 외교 성과를 크게 부풀려 뻥튀기하고 서울-양평고속도로 같은 정권에 불리한 이슈는 한 달 가까이 숨기다가 뒤늦게 보도한 게 기성 언론들이다. 기성 언론 기자들이 들으면 참 섭섭해할 것 같다.
결국 저 통화 녹취록을 정리하면 모 씨의 통화 목적은 "약속했던 대로 한 자리 빨리 알아봐 달라."였지만 강승규 수석은 "뭐 대충 기다려 보시오"라는 것이었다. 본래 모 씨는 소셜 미디어에 글을 주로 쓰면서 논객 역할을 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자리는 이미 다 찼으니 굳이 모 씨에게 줄 자리는 없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기대했던 논공행상에서 소외된 채 찬밥 신세로 있었던 모 씨에게 강승규 수석이 작년 8월 28일에 ‘추석 선물’을 보내준다며 다시 통화를 했다.
녹음 내용을 보면 박근혜 정부 중반기에 터졌던 소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박관천 경정이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최순실 씨가 1위, 정 씨(정윤회)가 2위이며 박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했던 것이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아 재현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또 하나 더 중요한 것이 이준석 전 대표를 완전히 내쫓으려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혈안이 되어 있었다는 것인데 바로 그 시기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고 이후에 추가 징계를 예고한 시점이었다. 그 때문에 이준석 전 대표와 국민의힘 사이에서 법적 공방이 오갔다.
통화 속 내용을 보면 모 씨는 강 수석에게 “이준석 이 놈은 당장 제명시켜버려야 돼. 내일이라도. 걔는 아웃 안 시키면 영영 국민의힘 아주 그냥 암덩어리 돼갖고 국민의힘을 해체시킬 거야. 내가 보기에 민주당 이 새끼들이 이놈 새끼를 스파이로 파견한 것 같아.”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친윤계에선 그저 제거 대상으로밖에 안 보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더탐사는 현재 윤석열 정부가 관변단체에 극우 논객을 심어 댓글부대를 양성하려 계획 중이란 제보를 받아 그 또한 보도했다. 국방부와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 공작을 벌여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이 처벌받은 것이 겨우 5년 전의 일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걸 수사했던 인물이다.
후술할 통화 속 인물인 이창진 국장은 제보에 의하면 박형준 현 부산광역시장 라인에 속한 인물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 부산의 행정, 사법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연제구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것이라 출사표까지 던진 상태다. 참고로 부산 연제구는 1995년에 동래구에서 분구된 이래 민주당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은 20대 총선 당시 김해영 전 의원의 사례가 유일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애타게 논공행상을 기다렸던 모 씨에게 강승규 수석 아래의 ‘이창진 국장’이란 인물이 작년 12월 15일에 전화를 걸었다. 자유총연맹과 같이 3대 관변단체로 불리는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에 ‘가짜뉴스 추방본부’를 만들 테니까 모 씨더러 거기서 활동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었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에서 직함 하나 줄 테니, 읍면동 단위까지 퍼져 있는 이 관변단체를 이용해서 여론을 조성하고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위해 일해 보라는 제안을 하는 이창진 국장. 그리고 거기에 좋다는 모 씨. 이런 행태는 당연히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 새마을운동중앙회, 한국자유총연맹 등 3대 관변단체는 선거에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 계획은 수정되었다. 모 씨가 생계도 곤란하다고 하소연하는 통에 결국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가 아니라 자유총연맹 산하의 조직으로 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14일에 있었던 이창진 국장과 모 씨의 통화에서 그렇게 계획을 수정했다. 모 씨는 5일 뒤인 19일에 다시 이창진 국장에게 전화를 했다.

1월 19일의 통화에서 사무총장을 바라던 모 씨에게 이창진 선임행정관은 "그 자리는 이미 협의된 분이 있다"고 대답했다. 결국 모 씨는 논공행상에서 완벽히 소외된 셈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자유총연맹 사무총장도 윤석열 대통령이 꽂았다.”는 사실이다. 이 또한 당연히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결국 1월 30일 모 씨는 자유총연맹 강석호 총재와의 면담이 성사되었다며 이창진 행정관에게 전화했다. 이 통화에서 이창진 선임행정관의 말투는 "다 해결 되었으니 걱정말고 가 보시라"가 아니라 "이제부터는 당신 하기 나름이다"라는 식이었다. 실제로 모 씨는 강석호 총재와 면담을 하긴 했지만, 한 자리 받는 건 불발되었다. 그 이유는 모 씨는 상근직을 원했고, 반대로 강석호 총재는 "글 쓰면 그 때마다 얼마씩 줄게" 정도를 제안해 그저 객원 논설위원 정도 자리를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후 더탐사 취재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에게 전화를 통해 인터뷰를 시도했다. 통화 녹취록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대통령실 이창진 선임행정관이 강승규 수석의 소개로 학수고대하던 모 씨에게 전화를 했고,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 자리를 알아봐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여의치 않자 자유총연맹으로 대충 넘겼고 모 씨는 그마저도 탈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창진 행정관은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바르게살기운동중앙회에 모 씨 자리를 알아봐준 적은 없다. 소개만 했을 뿐이다. 일자리는 내가 제안한 게 아니라 모 씨가 부탁한 거다. 강승규 수석이 소개해줬는지는 답하기 싫다.”는 식으로 답변을 했다.

이후 강진구 기자가 한국자유총연맹 본부를 찾아가 강석호 총재와 인터뷰를 시도했다. 강석호 총재 또한 명백한 증거가 있어도 "모른다", "기억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녹취내용을 보면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관변단체들을 동원하여 극우 유튜버나 논객들을 꽂아서 여론조작 등에 쓰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입만 열면 늘 거창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왜 항상 하는 행동은 자신들의 말과 괴리된 것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