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보수적인 색채를 띤 문화예술인 단체 ‘문화자유행동’의 최범 대표가 “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이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 12일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식 발표문에서 “‘좌파의 민족주의는 종족주의’라는 뉴라이트적 역사관을 우파 문화운동의 뼈대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발표 자료집에서 최 대표는 “세종과 이순신을 그냥 위대한 조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근대국가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것은 전통을 존중하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다. 유교 전통 파괴나 아프간 텔레반의 석불 파괴 같은 역사 청산주의는 반대하지만 무분별한 전통 숭배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종이랑 이순신은 조선시대 사람이고 대한민국 사람은 아니지 않나. 그분들이 박물관이나 무슨 이순신 기념관이나 세종대왕 기념관에 있는 것은 괜찮다”라며 “광화문은 어쨌든 간에 대한민국의 중심가로 전부 다 조선 사람들로 채워져 있는 것은 공화국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는 한국인들이 착종된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존중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한 다음 순서는 이순신 장군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같다”며 즉각 비판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우파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앞세워 홍범도 장군 흉상도 모자라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치우겠다니 민족정신을 말살하려는 속셈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행사에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며 “김기현 대표와 대통령실에 묻겠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단체의 창립을 축하하러 간 것인가.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을 이전하는 데 동참하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우파 전위대를 자처하는 이들이야말로 반민족세력이고 반국가세력이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우파를 자처하는 친일 세력의 손을 잡고 국정을 운영한다면 똑같은 사람들일 뿐”이라며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 대표의 발언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치워버릴 속셈인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만약 진짜로 추진하게 된다면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