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3월 8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김기현 대표. 당시 그는 100만 당원 시대를 열고 당 지지율을 55%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14일 이데일리 단독 보도 기사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가 당선된 후 집권여당 프리미엄으로 80만 명대까지 늘었던 당원 숫자가 최근 70만 명대로 역주행했다고 한다.
당 지지율 또한 계속해서 몇 달째 30%대 초중반에서 정체된 것도 모자라 한국갤럽, NBS 2개 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관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뒤처지고 있다. 얼마 전 장윤선 기자가 최근 대통령실이 김기현 대표를 숙청하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고 한 바 있는데 더욱 그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데일리의 단독 보도 기사 〈與, 100만 당원 호언장담했지만 70만대 추락…총선 적신호〉에 따르면 현 국민의힘 지도부 체제가 완성된 지난 3·8 전당대회 직후 책임당원은 82만명대로 늘었다가 이후 서서히 감소하면서 최근 78만명대로 줄었다고 한다.
책임당원은 당비 규정에 정한 당비(한달 최소 1,000원)를 권리행사 시점에서 1년 중 3개월 이상 납부한 당원을 말한다. 이럴 경우 당내 대선후보 투표 등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당내 결정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임당원 숫자가 계속해서 감소세에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룰을 바꿔) 당심 100%로 치러진 지난 전대 전후로 집권여당 프리미엄과 8년 만에 원내에서 당대표가 선출되는 등 당 안정화에 대한 기대로 책임당원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현재 70만명대로 서서히 줄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올해 3월 8일 열렸던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존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 비중이었던 전대 룰을 18년 만에 당원 100%로 바꿨다. 당시 선거인단은 83만 9,569명이었는데 각각 대의원 8,944명과 책임당원 78만 6,783명, 일반당원 4만 3,842명이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직전 당 대표였던 이준석 사태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던 여당은 “책임당원 100만 시대에 걸맞게 당 지도부 선택권을 당원들에게 주겠다”며 룰 개정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였던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될 당시 책임당원은 28만명이었다.
하지만 전당대회 당시 책임당원의 숫자가 급격히 늘었지만 결국 양보다 질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심 100%로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 개인보다는 각종 직능단체 등에서 당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조직적으로 뭉텅이로 가입하거나, 단체 회원들에게 3개월 치 당비를 대납해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갈수록 줄어드는 책임당원 숫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재 두 달 치만 당비를 납부하고 추가로 내지 않은 일반 당원을 상대로 추가로 당비를 내는 것을 권유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제 7개월 뒤에 치러질 총선이다. 당의 적극 지지층에 속하는 책임당원 증가가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 요소는 아니지만 중도층 이탈, 인위적인 조직 관리를 위한 집단적 당원 가입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지역구 의석(253곳)의 절반에 달하는 수도권(121석)에서 책임당원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내부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에서 중도 성향의 개인 당원이 줄고,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 지역에서 강성 우파 성향이 당원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 의원이 모이는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가 당원 가입자 증감이나 여론조사 등에 대해 일제 함구하는 것을 보면 좋은 않는 시그널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 수도권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이 한 말이 상당히 중요한 정보다. 이는 현재 여론조사 추이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일부 민주당 지지층들 사이에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지지율이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0%대 숫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종종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위 수도권 지역구 의원의 말과 어느 정도 유사하다.
다른 지역과 세대에서 빠져나가는 지지율을 TK와 노년층이 더 결집해서 하락세를 상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만큼 그렇게 지지율이 훅훅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표면적으로는 그나마 30%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은 대개 보수 성향인데 같은 보수라고 해도 TK 지역과 수도권 지역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TK 지역은 박정희의 고향답게 ‘반공 보수’를 띠고 있고 수도권 지역은 ‘성장 보수’에 가깝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철 지난 ‘반공 보수’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니 TK 지역에선 정치 효능감을 느껴 지지층이 결집해도 수도권 지역에선 자꾸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TK 지역과 노년층의 결집으로 표면적으론 3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문제가 많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확실하게 앞서는 지역은 정말로 TK 하나 뿐이다.
결국 수도권 지역의 당원 이탈 현상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이념 논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데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시기마다 표심이 유동적으로 바뀌는 곳이기에 어느 정당도 안심할 수가 없다. 또 인구가 많아서 지역구 숫자도 전국의 절반에 가까운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0.73%p 차 신승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표를 계산해 보면 결국 서울과 충청권에서 승리한 것이 주효했다. 반대로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서울에서 4.8%p 차로 패배하는 바람에 수도권에서 표 차를 확실하게 벌리지 못했고 그것이 대선 석패로 귀결되었다.
실제 당원은 2만명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