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이야기] 작지만 큰 울림… 전국 연극인 열정을 풀어놓다
[원도심 이야기] 작지만 큰 울림… 전국 연극인 열정을 풀어놓다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의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16) 대전 대흥동 소극장 ‘핫도그’
  •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
  • 승인 2015.07.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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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여러 소극장들이 대흥동 주변의 원도심에 자리 잡고 있다. 영상 예술에 밀리고 상업주의의 그늘에 가린 연극이 숨 쉬는 거리. 젊은이들의 거리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원도심에서 소극장들이 작은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옛 충남도청 앞 삼성생명 건너편 골목으로 50여 미터 들어간 곳에 위치한 소극장 핫도그도 대전연극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 중에 하나다. 번화한 으능정이보다는 화방과 표구사들이 들어서 있어 좀 더 한적한 극장에서 대표 최창우 씨를 만났다.

대전의 여러 소극장들이 대흥동 주변의 원도심에 자리 잡고 있다. 영상 예술에 밀리고 상업주의의 그늘에 가린 연극이 숨 쉬는 거리. 젊은이들의 거리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원도심에서 소극장들이 작은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옛 충남도청 앞 삼성생명 건너편 골목으로 50여 미터 들어간 곳에 위치한 소극장 핫도그도 대전연극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 중에 하나다. 번화한 으능정이보다는 화방과 표구사들이 들어서 있어 좀 더 한적한 극장에서 대표 최창우 씨를 만났다.

핫도그의 역사
“연극다운 연극을 보려면 핫도그에 와라,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말없이 매우 느린 연극, 내면을 보여주는 연극을 하고 싶었어요. 배우는 드러내놓고 갈등을 표출하지 않지만 관객은 연극의 흐름 속에서 갈등을 읽어내는 거죠. 표시내지 않고 들키지 않는 연극을 하고 싶었어요.”

2009년에 개관하여 올해 7년차로 접어든 소극장 핫도그는 극단 놀자가 만든 연극전용 소극장으로 연극 고유의 무게와 감동, 흥행보다는 작품성 위주의 공연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이 장소는 극단 놀자 대표이기도 한 최창우 씨가 천정이 높아 소극장을 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평소 유심히 보아 두었던 건물이다. 무엇이든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을 쏟으면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기는 것이다. 대학 연극동아리 활동으로 연극에 입문하게 된 최창우 대표는 졸업 후 4년간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하지만 연극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연극판으로 돌아오게 된다. 극단 놀자를 창단하고 연극다운 연극을 하기 위해 소극장 문을 열었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연극의 세계는 배고픔의 대명사로 불린다.

“처음엔 관객이 없어 연극을 못 올린 적도 있어요. 의기소침해하지 않고 작품 만드는 데 신경쓰다 보면 한해가 흘러가곤 했지요. 핫도그는 ‘뜨거운 개’라는 의미예요. 고등학교 시절 제 별명이 ‘미친 개’였는데 그걸 좀 더 순화시켜 붙인 이름이죠.”

2009년 개관공연 <이름을 찾습니다>를 시작으로 극단 놀자의 자체제작으로 올린 연극은 <You don't understand!>(송선호 연출), 2010년에는 <춘천, 거기>(연출 최창우), <귀신이 곡할 노릇>(연출 송선호), <들에 핀 백합>(연출 최창우), 극단 유랑선과 극단 놀자의 레퍼토리 개발 w.s 공연으로 <몰리 스위니>, 2011년에는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김윤희 연출), 2012년에는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연출 이동규), 2013년에는 <진정한 진실>(연출 홍재웅), 서늘한 반전의 서스펜스 호러 연극으로 각광을 받았던 <두 여자>(공연예술집단 노는이) 등이다. 그밖에 대관작으로 2009년에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인 <청춘의 등짝을 때려라>(연출 송선호, 극단 유랑선), 2010년에는 <황소, 지붕 위로 올리기>(연출 임은희, 극단 금강), <장군슈퍼>(연출 김태섭, 극단 금강), <날개>(연출 임은희, 극단 금강), 2011년에는 <일등급 인간>(연출 서재화, 극단 손수), 2012년에는 <미남선발대회>(극단 감탄사), 2013년에는 <고래>(연출 유창선, 극단 홍시) 2014년 극단 빈들의 <배꽃동산> 2015년 극단 새벽의 <바보의 밥> 등 소극장 핫도그 무대에서는 꾸준하게 공연이 펼쳐져 왔다.

핫도그 연극의 주제와 예술적 가치들을 돌아보다
2011년 공연작인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2011년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4일간 개최된 ‘제20회 대전연극제’에서 대상, 연출상, 최우수연기상, 신인상 등 4개 부분을 석권한다. 소극장 핫도그가 지향하는 연극과 많이 닮아 있는 작품으로 최창우 대표 개인으로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한다. 2011년도는 2009년부터 받아 온 대전시 연극전용 소극장 지원사업이 종료되는 해였는데 그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 대전시 연극전용 소극장 지원사업은 극장의 개관뿐 아니라 양질의 공연작품을 생산하는데도 한몫을 한다. 이렇듯 우수한 연극의 대부분이 공적기금을 받아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열악한 연극계의 사정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 공적기금의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는 사례이다. 소극장 핫도그가 기억하는 연극인들의 말을 과거의 팜플릿을 통해 잠시 인용한다

“현재 우리가 믿고 있는 기준은, 아마도 가장 보편적인, 다수의 손에 놓여진 가치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가치들만으로 이 세상을 나눈다면 보편적이지 못한, 다수에게 인정받지 못한, 그 가치들은 과연 버려져야만 하는 것들일까. 내 기준으로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를 ‘틀렸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이해 받을 수 없는 사랑을 주제로 그 고민에 답을 내려 보고자 했다. 감히 ‘운명’을 내세워 그것을 ‘개인의 잘못된 선택’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삶’ 전부로 그리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우리의, 물음과 고민을 보편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더 많은 수의 사람들과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김윤희 연출가의 말에서

“사랑은 모든 예술의 최고의 소재입니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존재합니다. 처음부터 아픔과 상처를 각오한 사랑, 미친 집착 같은 사랑, 이제 막 시작한 핑크빛 사랑, 가슴에 품은 채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사랑… 어쩌면 유치하고, 또는 찌질하고, 한없이 절박하고 가슴이 시리지만 먼 훗날엔 배시시 웃음 짓게 하는 것 역시 젊음 시절의 사랑이기에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사랑이란 모습 그대로를 현실감 있게, 고유한 감성 그대로를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춘천 거기>, 최창우 연출가의 말에서

“80년대는 용광로와 같은 불길 속에서 모든 것들이 뒤섞여 꿈틀거리는 시기였다고 생각됩니다. 억압과 해방감, 사상적 신념과 좌절, 풍요와 빈곤, 그밖에 온갖 집단적, 개인적 욕망이 공존했던 시대. 지금은 정의로움과 희생, 쟁취 등을 떠올리게 되는 향수 어린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발견하고 싶었던 인간 본성과 진실은 아직까지 뿌연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역사로서의 80년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근거로 시대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근거 위에 삶의 진실을 추구하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연극 행위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You don't understand>, 송선호 연출가의 말에서

원도심에 바라는 것들
“술집이 너무 많아요. 화방이나 글 쓰는 사람들, 문화예술인들의 사무실이나 작업실 혹은 작지만 이쁜 찻집 등으로 채워진다면 문화적 분위기가 더욱 살아나지 않겠어요?”
최근 원도심 활성화 사업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어 순차적으로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현장의 예술인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은 멀다는 얘기이다. 술집과 유흥업소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가게 세도 올라가고 가난한 문화예술인들은 좀 더 월세가 싼 변두리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낳는다. 최창우 대표가 가장 걱정하는 사안이다. 소극장이 생기면서 주변골목이 살아나는 상생의 효과도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 기여도가 나중엔 월세 인상으로 연결된다면 이보다 큰 손실이 어디 있겠는가.

최창우 대표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래서 오히려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한때 연극 감상을 성숙시키기 위한 관객교육을 진행했던 이유도 그러한 절실함 때문이었다. 소극장 핫도그는 이름에 걸맞게 연극판에서 뜨겁게 살아내고 있다. 대전 시민들이 연극의 언어를 통해 사색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성숙해진다면 소극장 핫도그의 문턱이 반질반질 윤이 날 것이다. 그것이 진정 즐거운 놀이 아니겠는가.

2015년 소극장 열전 열리고 있어
요즘 소극장 핫도그에서는 대한민국 소극장들의 뜨거운 축제라 불리는 2015 대한민국소극장열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6월 23일부터 시작돼 7월 18일까지 다양한 작품을 핫도그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소극장열전은 모두 8개의 도시에서 활동하는 극단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각 극단이 다른 도시를 찾아가면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연을 진행해 축제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2015대한민국소극장열전에 참여하는 도시는 대전을 중심으로 대구, 부산, 광주, 전주, 구미, 춘천, 안산 등이다. 주요작품으로는 그리움에 대하여(극단 놀자/대전), 청록(靑鹿)(사)문화창작집단 공터_다/구미), 작은 방(도모/춘천), 꽃 피자 어데선가 바람불어와(극단 푸른연극마을/광주), 변태(극단 한울림/대구),  귀향(극단 명태/전주), 분노의 포도(극단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안산), 천국주점(극단 어니언 킹/부산) 등이다.

지역의 소극장을 활성화 시키고 여러 지역의 다양한 공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소극장 열전, 대전의 원도심에 연극의 매력이 한껏 발산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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