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는 사람을 안 키운다’는 말이 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충청인 사이에서 그에 대한 자성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굿모닝충청은 2023 연중기획으로 ‘이들이 충청의 미래다’를 진행한다. 충청인 및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프로스포츠경기가 펼쳐지는 경기장에 선수 못지않게 땀 흘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치어리더다.
이들은 경기장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특정 팀을 응원하고 관중의 호응을 유도한다.
<굿모닝충청>의 2023 연중기획 ‘이들이 충청의 미래다’ 두 번째 인터뷰 대상자는 조다정 치어리더다. 지난 15일 조 씨를 만났다.
충남 서산시에서 태어나 2019년 23살의 나이로 데뷔한 조 씨는 특유의 밝은 웃음과 활발한 성격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는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프로배구단과 충남아산프로축구단 등 충남에 연고를 둔 팀의 치어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처음부터 치어리더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
마케팅 회사를 다니다 치어리더였던 지인으로부터 행사 도움을 요청받았다. 도우미로 행사에 참여했는데 치어리더라는 직업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는데, 치어리더가 제격이었다.

사실 치어리더는 춤을 잘 추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럼에도 조 씨는 춤에 자신이 없다. 무대 공포증도 있었다. 올해 초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몸치라서 고민”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지금은 꾸준한 연습으로 이제는 이를 많이 극복했다고 한다.
조 씨의 투잡이 시작됐다. 회사를 다니면서 틈틈이 치어리더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는 부상이 찾아왔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발목 골절로 1년 이상을 활동하지 못했지만, 회복 후 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치어리더로 활동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조 씨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부모님의 반대는 심했다. 특히 조 씨의 아버지는 지인들이 딸 직업을 물어봐도 학생이라고 답했을 정도였다고. 조 씨는 “(아버지께서는) ‘흘러가는 대로 살아라, 왜 네가 딴따라를 하려고 하냐’고 반대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대전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 응원단으로 잠시나마 합류하자 딸을 믿고 응원했다고 한다. 한화이글스 2군 선수들이 서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조 씨의 신념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곧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내고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에게 비타민 같은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응원하는 팀이 지고 있더라도 “우리의 목소리로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그다.
올해 자신이 응원하는 충남아산프로축구단의 성적은 좋지 않지만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관중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원정 경기도 직관할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이 크다.
조 씨는 “응원하는 팀은 소속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은 제 고향인 충남의 2개팀을 응원하고 있어 각별하고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의 별명은 ‘서산의 딸’이다. 스케줄이 없으면 무조건 고향 서산으로 향한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도 “서산 놀러오세요”라고 말한다. 그만큼 고향 사랑이 남다르다.
실제 조 씨는 인터뷰 말미 휴대전화를 뒤적거리더니 호수공원, 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웅도, 간월암, 해미천(벚꽃) 등 서산의 명소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바다도 있고 산도 있는 내 고향 서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께서 ‘미자네 숯불소금구이’라는 고기집을 운영하고 계신데 밑반찬만 20개가 넘는다”며 “서산에 오면 필수로 들리면 좋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의 목표는 치어리더로서 인지도를 높여 전국에 서산을 알리는 것이다.
조 씨는 “관중들에게 재미와 힘을 드리면서 인지도를 높여 충남의 자랑, 서산의 딸이라고 불리는 치어리더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서산시에서 운영 중인 SNS 서포터즈에 도전해 고향 서산의 매력을 더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조 씨는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열정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고 그 에너지를 다시 나누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밝혔다.
다시 직업을 선택하라고 해도 치어리더를 하겠다고 했다. 조 씨는 “치어리더를 시작한 후로 다른 직업의 조다정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일하면서 젊은 날의 조다정을 기록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태어난다면 오히려 더 빨리 치어리더의 세계에 들어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