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가을은 철새가 날아드는 계절이다. 제비는 강남으로 날아가고 기러기는 북에서 내려온다. 그런데 이 와중에 ‘사람 철새’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사사건건 들이받았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과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선되어 놓고 국민의힘 입당을 추진 중인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소식이 19일에 들려왔다.
19일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관계자와 인터뷰를 통해 “조 전 시장,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등 야권 인사 5명이 이번 주 입당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조 전 시장과 조 의원 외 나머지 입당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지낸 김현준 전 사장과 서울경창청 자치경찰차장과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장을 지낸 고기철 전 청장 등이라 한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입당하는 5명 모두 김기현 대표가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서 영입하게 됐다”며 “오로지 이재명 대표 방탄에만 몰두하는 민주당과 더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화자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계자의 말로 미루어볼 때 이번 영입에는 김기현 대표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 ‘중도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남양주 3곳 중 하나에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 남양주시장 시절에 시정 평가가 매우 나빴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6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남양주시는 D등급을 받는 굴욕을 당했는데 당시 시장이 바로 조광한 시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남양주시장 시절 남양주시 을의 김한정 의원을 낙선시키려고 권리당원 모집을 지시했던 것이 밝혀져 지방공무원법 위반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받았다.
조광한 전 시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한 이유는 유영록 전 김포시장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에 발 붙이기 힘든 처지이기 때문이란 것이 중론이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도내 31개 시군에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독려했으나, 조 전 시장은 동의하지 않고 대립했다. 또한 이 지사가 “전국 최초로 하천·계곡 사업을 정비했다”고 홍보하자, 그는 “남양주시가 시작한 사업을 가로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경기도 감사를 온갖 핑계를 대며 거부해 남양주시 국회의원 3명에게 모두 버림을 받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남양주시 시의원들이 중앙당에게 조광한의 출당 요구 탄원을 제출하기까지 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분명히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되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시로 친정부적인 발언을 하고 김건희 특검법 발의도 반대하는 등 국민의힘에 수시로 눈길을 주었다.
애초에 시대전환이란 정당 자체가 지역구에서 자력으로 국회 의석을 배출하기 어려운 미니 정당이었고 친정부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기에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에게 눈밖에 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국민의힘과 합당하는 것이란 게 지배적이었다. 결국 그 역시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상대로 움직였다.

이런 조정훈 의원의 움직임에 대해 이원재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조금 전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하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너무나 황당하고 참담합니다.”고 본인의 심정을 토로했다.
또 그는 국민의힘은 시대전환과 전혀 가치를 공유할 수 없는 정당이고 만일 실제 합당할 경우 창당정신과 지지자들을 배신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가치와 국민은 온데간데없고 탐욕과 협잡만 남은 우리 정치의 추잡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조정훈 의원을 향해 “조정훈 의원의 발언과 의정활동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것 같아, 최근 몇 차례 만나 친구로서 선의를 갖고 인간적으로 꾸준히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탐욕이 인간을 망치는 장면을 아주 가까이에서 목격하게 되고 말았습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원재 전 대표는 “저와 교류하는 많은 시대전환 당원들과 창당 동지들은 조정훈 의원의 국민의힘 합당 결정에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분들과 논의해 조정훈 의원의 결정에 대한 대응을 정리해 나가겠습니다.”고 조정훈 의원의 국민의힘 합당 결정에 선을 그었다.
이렇게 더불어시민당 당적으로 당선되어 놓고 시류에 따라 편을 바꾸는 행보를 보였는데 과연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들의 지지를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과연 이들이 국민의힘이 원하는대로 수도권 격전지에서 당당히 의석을 쟁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물들이었는지는 총선 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거대의석을 가진 더불당의 구태의연한 행태를 꾸짓는 조의원의 선한 행동은 여당의 중도보수로 진전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