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대표 인터넷신문 굿모닝충청은 충남교육청과 공동으로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특별기획 시리즈를 총 10회에 걸쳐 보도하고자 합니다. 충청인과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교육청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간 제주도 일원에서 ‘평화통일·역사교육 교사 역량 강화 배움자리’를 진행했다.
도내 초·중·고등학교 평화통일과 역사교육 업무 담당 교사 등 30명이 참석한 이번 배움자리는 현장 교사의 평화 감수성을 제고하고, 학교 현장의 평화통일·역사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청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연수 참석 전 제주탐라교육원 원격연수 ‘제주 4.3의 흔적을 찾아서(15차시)’ 과정을 사전 이수했다. 배움자리 참가 전 제주 4.3사건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기 위해서다.
배움자리에서는 제주 4.3 관련 특강을 청취하고 유적지를 실제 탐방하면서 평화·인권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남로당의 지휘를 받는 빨치산 조직의 진압 과정에서 제주인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2019년 12월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결정한 민간인 희생자 수는 1만 4442명에 달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첫날 오전 제주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오승국 4.3 트라우마센터 전 부센터장의 ‘4.3 오래된 기억의 길을 따라’를 주제로 한 현장교육에 참여했다.
4.3 평화공원 위령 광장 내 위패봉안실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한 뒤 오 전 부센터장의 설명과 함께 4.3 평화공원과 기념관을 상세하게 탐방했다.
이후 4.3사건의 시발점이 됐던 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 일대, 주정공장 4.3 역사기념관 등 유적지를 둘러보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4.3 평화공원에서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명비와 신원을 알 수 없는 위령비를 보며 제주도 민간인 학살과 제주도민의 삶의 기억하고 추념했다.
특히 희생자 변병생 모녀의 기념조각인 ‘비설’ 앞에서 아픔을 공유하기도 헸디.

이후 서귀포여고 교사로부터 제주 4.3사건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는지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특강을 진행한 교사는 4.3에서 가르쳐야 할 10개의 학습요소를 추출하고 이를 질문과 논쟁, 토론한 뒤 현장 답사를 진행하는 자신의 수업 사례를 소개했다.
특강 후에는 참가자들이 분임별로 학교 현장에서 4.3사건을 어떻게 수업으로 적용할지 토론하기도 했다.
이틀 차 오전에는 이상언 4.3 유족회 부회장과 함께 북촌 너븐숭이 4.3 기념관을 시작으로 애기무덤과 소설 ‘순이삼촌(현기영 저)’의 실제 배경이 된 옴팡밭, 집단학살의 현장인 북촌초등학교를 찾았다.
또한 북촌 마을을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등명대와 함덕 서우봉의 일제 진지동굴을 둘러봤다.
이 과정에서 북촌 학살 사건의 생존자를 만나 당시의 생생한 증언을 직접 듣기도 했다.

오후에는 고정식 4.3 명예교사 안내를 받아 성산 터진목과 다랑쉬굴을 방문했다.
전날 내린 비로 질고 거친 길을 천천히 들어가 다랑쉬굴 현장을 본 교사들은 처참했던 당시의 흔적을 보며 엄숙함을 느꼈다.
고 교사는 해설을 마무리하며 “제주 4.3사건의 역사적 진실을 이해함과 동시에 제주인들의 삶의 공동체를 올바르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2일 차 일정을 마무리한 참가자들은 숙소에서 한자리에 모여 배운 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헸다.
3일 차에는 가파도 생태탐방을 진행한 뒤 배움자리를 마무리했다.

배움자리에 참여한 논산지역 한 고등학교 교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4.3 제주 항쟁이었지만 그동안 남의 일처럼 지나쳐온 시간을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며 “책을 통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사건 수준에서 제주민들의 삶과 연관지어 볼 수 있게 된 의미 있고 현장감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미래 세대와 아픈 과거를 어떻게 정리하고 넘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학교 현장에서 평화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통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한복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이번 배움자리는 학교 현장의 평화·통일, 역사교육을 내실화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교 현장의 평화·통일, 역사교육을 적극 지원하도록 선생님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며, 다양한 배움자리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충남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