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워케이션'이란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긴다는 것인데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 충청권 1등 인터넷신문 굿모닝충청은 이번 특별기획을 통해 워케이션 1번지로서 충남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글 노준희 기자·사진 채원상 기자·영상 김진형PD]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백제의 역사와 문화. 그 백미(白眉)를 경험하려면 충남 부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어디 역사의 흔적만 보러 여행을 가는 건가. 백제의 역사 문화를 제대로 알고 싶은 지적인 욕구와 지역 특색음식을 맛보는 즐거움, 돌아다닌 만큼 충분하고 만족스러운 휴식을 취할 숙소 등 우리는 모두 원한다. 여행 중에 군데군데 업무를 볼만한 공간도 있다면 금상첨화.
그래서 준비했다. 관광과 체험, 업무 해결까지 모두 만족하는 부여 여행의 세계로 안내한다.

'갬성 스폿' 즐비한 부여자온로 테마 거리
부여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규암면에 있는 부여자온로 테마 거리다. 이 거리는 스러져가는 오래된 마을을 레트로 감성 가득한 거리로 탈바꿈시켜놓아 최근 외지인이 가장 많이 찾는 부여 명소 중의 하나다. 수북로55, 수북로1945, 수월옥, 책방 세간 등 지번이나 오래된 이름을 딴 개성 만점의 카페들과 서점이 호기심을 일으킨다.
편집숍 '부여서고'는 이곳의 예술가들이 만든 공예품과 수입 수제품을 판매하는데 아이디어 돋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행자들의 눈길 맛집 되겠다.

이 거리는 공방 12곳에서 진행하는 체험프로그램이 매우 다채롭다. 먼저 '염색공방 목면가게'에서 새로운 에코 트렌드 타이다잉(Eco Trend Tie-dyeing) 기법을 이용한 염색체험을 해봤다. 홀치기처럼 묶지 않고 원하는 색의 염료를 만들어, 젖은 티셔츠에 자유롭게 적시는 기법이다. 염료 안착을 위해 15분간 티셔츠를 찌는 동안 송성원 대표가 해준 색깔 심리 설명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 찐 티셔츠를 물에 헹궜더니 와우~ 상상 이상의 무늬가 구현됐다. 일행은 완전 자기 취향이라며 크나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들른 '나무모리 공방'에선 나만의 감정향수 만들기를 해봤다. 맘에 드는 오일과 싫은 향의 오일을 골라서 내 감정에 맞는 향수오일을 만드는 체험이다. 김정미 대표가 거의 족집게 수준으로 풀어주는 감정풀이가 꽤 흥미롭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의 경우 자기만의 향수를 자주 맡으면 안정된 기분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식품첨가물 인증을 받은 오일은 먹어도 된다고 했다. 비염이 고질이었던 일행 한 명이 페퍼민트 오일차를 마셨는데 진짜 코가 뻥 뚫렸다며 즐거워했다.

123사비창작센터와 아트큐브 & 전망대
여행와서 급히 업무할 일이 생겼다면 '123사비창작센터'에 들르면 된다. 자온로 일대는 찬란한 백제예술을 이어가는 의미로 조성한 창작공예클러스터 마을인데 센터 이름을 123사비에서 따온 이유도 백제 123년 사비의 역사가 부여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센터에는 워케이션 업무공간은 물론 미팅룸과 휴게실도 구비돼있어 단독 업무를 보거나 여러 사람이 미팅하고 회의하기에도 좋았다. 일과 휴가를 한번에 하는 게 절대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123사비창작센터 홈페이지에 미리 신청하면 미팅룸과 강의실까지 무료 이용 가능하다.

여기 오면 백마강변에 설치한 2층짜리 아트큐브 & 전망대도 들러야 한다. 수시로 플리마켓이 열려 사람들의 발걸음이 활발한 곳이다. 특히 2층엔 백마강을 조망하기 좋은 다양한 팝업 스페이스가 있어 이른바 '갬성 사진'을 찍기 좋다. 이런 곳에서 가을 노을을 바라보며 갖는 휴식은 꿀맛 그 자체다.

백제를 단번에 느끼는 곳, 백제문화단지
백제문화단지는 일단 넓다. 말 그대로 야외박물관이다. 3299㎡나 된다니 많이 걸을 각오를 해야 한다. 힘들 수도 있으나 걸은 만큼 보고 알게 되는 게 많다. 또 그만큼 두 다리는 건강해지며 점심을 양껏 먹은 후회도 거둘 수 있어 무조건 강추다.
백제 왕궁을 재현한 사비궁은 중앙에 있다. 생활문화마을, 위례성, 제향루, 고분공원, 능사 등 백제의 역사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재현 건물이 들어서 있어 백제 시대를 알고 싶다면 이곳을 직접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게다가 지금 부여에서는 9월 23일부터 10월 9일까지 2023 대백제전이 열린다. 특히 이 기간에는 백제문화단지 입장이 무료이며 즐길 거리가 더 풍성하다. 축제 기간만 서쪽 홍제문을 개방한다. 롯데아울렛에서 가장 빠르게 백제문화단지로 갈 수 있는 길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 몇 가지를 소개한다.
백제문화제의 정체성을 담은 제불전 테마 퍼포먼스 '다시 보는 사비 백제의 禮'가 9/28(목) 9/29(금) 9/30(토) 10/7(토) 10/8(일) 오후 7시부터 40분간 개최된다. 지역별 전통 민속 공연 7종을 시연하는 전통민속공연도 열린다.
'사비궁 달빛 콘서트'는 오후 8시부터 열리는데 9/28(목) 929(금) 9/30(토) 10/7(토) 예정돼있으며 코요태 나태주 홍진영 등 유명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9/29(금) 10/3(화) 10/7(토) 오후 2시부터는 성왕 즉위 1,500년을 인물 중심으로 연출한 백제군 출정식을 진행한다. 사비성 수문장 교대식은 축제 기간 매일 2~3회씩 보여준다.
자세한 내용은 2023 대백제전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알 수 있으며 부여군 문화축제팀(041-830-2208)으로 문의해도 알려준다.

여기까지 왔다면 백제역사문화관 관람은 필수다. 역시 이 기간 무료이며 이곳 2층에 가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의자왕의 다른 역사를 소개해놨다. 의자왕에 관해 잘못 알려진 인식을 바꾸려는 부여의 노력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100원 택시 덕분에 더 즐거운 미식여행
저녁엔 숙소에서 100원 택시를 이용해 읍내로 나갔다. 부여는 관광객들을 위한 100원 택시를 운영한다. 여행지에서 단돈 100원에 운전의 피로감을 덜고 부여의 맛을 음미하며 가볍게 술 한잔도 나눌 수 있어 마다할 수 없는 꿀팁이다. 숙소에 문의하면 전화번호를 안내해준다.
방문지는 부여중앙시장 내 '시골통닭'이다. 백종원이 다녀가서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지속해서 사람들이 가는 이유는 있을 터. 아니나 다를까 통닭 껍질이 정말 고소하고 바삭했다. 보통 껍질을 벗겨내고 먹기도 하는데 이 집 통닭 맛은 껍질이 다했다. 눅진한 맛이 아닌 누구나 좋아할 바로 그 맛이었다. 오로지 통닭만. 다른 메뉴는 평범했다.

9/29(금)~9/30(토) 오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부여중학교~부여군청~부여터미널~성왕로터리~미성삼거리~부여중학교 구간에 '백제문화 판타지 퍼레이드'를 펼친다고 하니 동선과 시간이 맞으면 감상해보길. 부여읍에서는 '신명의 거리 in 사비'라고 하는 볼거리와 퍼포먼스를 축제 기간 상설로 제공한다.
<2편에 이어짐>
※ 이 기사는 충남도의 제공으로 기획‧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