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시 을)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김정호TV에서 지난 21일 있었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비명계 의원들의 집단 배신 행위에 얽힌 내막을 폭로한 것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스스로 배신 행위를 인증했던 김종민, 이원욱, 이상민, 조응천 의원 등은 ‘방탄 국회’ 프레임 핑계를 대며 그걸 벗기 위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행사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호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그건 모두 거창하게 갖다 붙인 명분이었을 뿐 실상 내년 총선 때 자신들의 안전한 공천에 그 목적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 집단 배신을 주도한 진짜 흑막은 바로 당시 원내대표였던 박광온 의원(경기 수원시 정)이었다는 것이다.
그의 폭로에 따르면 박광온 의원이 단식 투쟁으로 인해 치료를 받고 있던 이재명 대표를 찾아간 목적은 대표직 사퇴 확약을 받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안 그래도 대다수 더불어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여론이 매우 악화된 상태인데 김정호 의원의 이 폭로로 인해 더 큰 불이 번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호 의원의 폭로는 총 2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지난 24일 김정호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21일에 있었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벌어진 비명계들의 집단 배신은 ‘당권 찬탈 쿠데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김정호 의원은 방송에서 소위 비명계 의원들이 당론 부결 조건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당 대표 사퇴를 조건으로 거래를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즉, 이재명 대표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 당론으로 체포동의안 부결을 해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가결시켜서 구속되도록 하겠다고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호 의원은 가결표를 행사한 이 비명계 의원들이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를 지렛대로 이용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권을 장악하려는 쿠데타를 획책했다고 폭로했다.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이나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시 을),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 을), 조응천 의원(경기 남양주시 갑) 등은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수시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이들의 말을 요약해 보면 결국 ‘방탄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지 않기 위해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킨 것이고 결국 구속영장도 기각되었으니 방탄 프레임도 벗고 이 대표의 결백도 증명된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호 의원의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들이 했던 말은 그저 자신들의 국회의원 재선 욕심을 감추기 위한 포장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김정호 의원은 표결 직후 의원총회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도대체 왜 가결표를 행사한 것인지 이유나 얘기해 봐라.”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자 설훈 의원(경기 부천시 을)이 연단에 올라서 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당 대표 사퇴를 고장난 레코드처럼 반복해서 떠들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설훈 의원을 향한 야유가 끊이지 않았고 김정호 의원 역시 설훈 의원에게 그만 하시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설훈 의원도 새파란 후배 의원에게 면박을 받은 것이 기분 나빴는지 “선배한테 말 버릇이 그게 뭐야?”라고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자 김정호 의원도 설훈 의원에게 “선배가 선배 대접을 받으려면 선배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맞섰다고 한다.

김정호 의원은 28일에도 본인의 유튜브 방송에서 비명계들의 집단 배신 사태에 대해 또 하나의 폭로 발언을 했다. 비명계들의 집단 배신을 사실상 주도한 흑막이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였다는 것이다. 박광온 원내대표에 대한 대다수 당원들의 의심의 목소리는 사실 그가 취임한 이후부터 끊이지 않았으나 김정호 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결국 그 의심은 사실이 된 셈이다.
김정호 의원의 말에 따르면 부결표를 행사했던 대다수 의원들은 7개월 전과 같은 집단 배신을 방지하기 위해 당론으로 부결을 채택하자는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그러나 원내대표단이 또 전가의 보도처럼 ‘역풍’을 들먹이며 부결 당론 채택을 지연시켰다고 한다. 또 그 당시 무효표, 기권표 행사자 의원들을 설득할 시간을 달라는 이유로도 지연시켰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표결 당일인 21일까지도 부결 당론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날 오전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가 건강 악화로 입원해 있는 녹색병원에 찾아가서 마치 최후통첩이라도 하듯 당 대표 사퇴를 약속하라고 했다고 한다. 김정호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박광온 원내대표가 당시 이재명 대표의 손을 잡으며 위로의 목소리를 건넨 것이 아니라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라.”는 협박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 된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그런 말을 한 이유는 결과적으로 비명계 의원들을 설득할 수가 없으며 가결이 되면 민주당 지도부가 혼란스러워지니 그걸 막기 위해서 이 대표가 내려와야 한다는 뜻에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박광온 원내대표의 제안을 거절했고 부결 당론 채택은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다.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표결 직후 불거져 나온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김정호 의원의 폭로 내용을 종합해 보면 결국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는 비명계들의 집단 반란의 조짐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진압할 생각이 없었으며 오히려 그들과 한편이 되어 더욱 내분을 조장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박광온 원내대표가 비명계들을 누를 의사가 있었다면 어떻게든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도록 뜻을 모으려 노력했을 것이고 치료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당 대표 사퇴를 협박하는 행위는 더더욱 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명계들이 계속해서 이재명 대표 흔들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누구를 믿고 한 것인지와 김정호 의원의 폭로를 연결지어 생각해 보면 박광온 의원이 집단 배신의 흑막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미 대부분의 민주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예상했던 대로 비명계들 집단 배신의 진짜 목적은 ‘방탄 국회’ 프레임 탈피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단수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먹는 것에 목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마치 자신이 옳은 일을 한 것인양 큰소리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