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착각의 정치에 빠진 충청권 단체장
[노트북을 열며] 착각의 정치에 빠진 충청권 단체장
정부와 여당의 총선용 이슈에 휘둘리지 말고 지역의 민심을 읽어야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11.19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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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세종에서 열린 충청권 단체장(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대전시장)의 '준비된 메가시티, 충청시대 선포식'. 사진=충북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4대 자치단체장이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충성심이 지나쳐 지역을 위한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선 8기 초반 탐색전을 보낸 2023년 연말은 초기 정책 추진에 대한 점검을 통해 공약 이행 사항을 살펴보고 내년 살림살이에 대한 예산을 짜야 하는 시기다. 

또한 이 시기는 4년의 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하며, 이를 통해 다음 선거에 다시 도전하기 위한 중요한 때다.

그러나 작금의 단체장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용산과 정부, 여당은 전투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의 참패 이후 의대정원 확대, 김포를 서울로 편입시키는 메가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연예인 마약 사건 음모론은 헤프닝 수준일 만큼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보수 언론은 정부 여당의 이슈 띄우기에 여념이 없고, 진보 계열의 언론은 반박을 빌미로 주도권 싸움에 휘말려 쫓아가는 꼴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총선용 중앙정치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충청권 단체장들의 어정쩡한 태도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메가서울 논란에 올라타 세종과 충남 금산, 충북 옥천을 대전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충청권 통합의 전제로 한 이야기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제쳐놓고, 해당 지자체와 한마디 논의도 하지 않고 그냥 던진 말이라는 점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메가서울에 대해 ‘행정구역 개편 논리’를 강조하며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시의 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메가서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말을 뒤집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메가서울보다 지방 메가시티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혀 충청권 단체장 중 유일하게 유보 입장을 내비쳤다.

이들의 메가서울에 인식은 지극히 소속 정당에 충성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메가서울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수도권 일극화를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메가시티’ 즉 초광역지방정부 구성의 당위성에 맞지 않는다. 지방에서 메가시티를 주장하니, 서울도 메가시티를 할 수 있다는 논리는 기본문제에 대한 인식의 오류다.

이들은 지난 13일 세종에서 모여 '준비된 메가시티, 충청시대 선포식'을 열었다. 소속 정당에 충성하면서도 지역의 눈치를 살펴본 와중에 꺼내든 카드로 보인다.

그러나 충청권메가시티는 지난 2015년 충청권 상생협력기획단 운영을 시작한 이후 2020년에는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형성 논의를, 지난해에는 충청권 특자체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이미 진행 중인 사안이다. 더 다듬고 정성을 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여 정부와 여당의 총선용 바람에 들러리 서지말고 주민을 위한 정책에 앞장서야 한다. 마치 그것이 최선의 정치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중앙에서 공천을 받았을지언정 표를 몰아준 것은 지역의 주민이다.

아울러 지금은 내년도 예산 꾸리기에 집중해야 한다. 연일 보도자료를 내어 국회와 정부를 방문하고 있다는 노력을 타전하고 있는 모습은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정부예산을 애쓰고 졸라서 받아와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도권 일극화를 타개하기 위해 추진하는 ‘충청권메가시티’에 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좀 더 당당하고 정당하게, 그리고 치밀한 전략으로 정부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한 의지와 노력들이 지역 주민의 눈에 비치고, 마음을 움직여야만 지금 단체장들에게 다음 선거의 명분이 서는 것이다. 총선을 위한 중앙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주민을 위한 살림살이에 적극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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