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최근 비명계 인사 중 하나인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 을)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 계속해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 입당을 부정하려 하지 않는 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그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란 소식이 들려왔다. 김경진 국민의힘 혁신위원이 이상민 의원이 오는 21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초청한 강연·토론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17일 저녁 전남CBS의 〈시사의 창〉에 출연해서도 계속해서 본인이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국민의힘 입당을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진행자 최창민 기자가 “탈당으로 입장을 굳히신 건가?”고 묻자 이 의원은 “현재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자신이 2004년 열린우리당부터 시작해 5선을 한 터줏대감인지라 떠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에 남아 있기엔 자신의 입지가 나날이 좁아지고 있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월 초까지 자신의 거취를 정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 자리에서 또 다시 ‘개딸 악마화’ 발언을 했다. 그는 자신이 당을 바로잡기 위해 여러 차례 오랫동안 노력을 해왔지만 ‘내부 총질’, ‘배신자’, ‘징계’ 운운하는 욕설만 들었고 당이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의 사당’, ‘개딸당’이 되었기에 비명계 의원 몇 명이 부르짖는다고 해서 당이 바뀔 가능성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당에 남아서 최선을 다해서 당을 바로잡는데 할 것이냐 아니면 여기는 씨 뿌리고 거름 주고 물 줘도 도저히 토양이 자랄 수 없는 곳이다. 그러면 저도 정치적 꿈을 펼치기 위해서 떠나야 되지 않겠나? 그런 갈등이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진행자 최창민 기자가 “그중에 국민의힘 입당도 선택지 중에 있는 건가?”라고 묻자 이 의원은 “그것도 배제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가 배제하지 않는다고 하니까 모든 언론에서 '국민의힘 입당 배제 안해' 그것만 초점을 잡는데 사실 그것만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신당을 만드는 거, 연합신당을 만드는 거 등등을 다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상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사당’이고 ‘개딸당’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며 ‘민주당’이 아니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친명 체제가 지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 심사가 기각되고 그리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승한 이후 더 강고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신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정의당이든 어느 정파든 지금의 민주당보다는 못하지 않을 것이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가 현재 정말로 탈당을 하기로 굳힌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으로 당 지도부를 향해 단수 공천 보장을 위해 ‘벼랑 끝 전술’을 쓰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이상민 의원을 별로 붙잡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상민 의원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는 "21일 대전에서 이 의원을 초청해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혁 방안 등에 대한 강연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혁신위 측에서 먼저 이 의원에게 강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재영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조정훈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의원에 대해 "버선발로 맞아드리겠다"며 "자유계약선수(FA)가 되시면 국민의힘이 가장 역대급 비용을, 몸값을 제공하고 모셔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영입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대전 유성구는 과거 자민련이나 자유선진당 등 충청권 보수 정당이 2번 차지한 바는 있으나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전국 보수 정당이 차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5선의 경력이 있는 터줏대감 이상민 의원 영입을 통해 서대전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17대 총선에 출마해 대전 유성구에서 당선된 바 있다. 이 당시 당선된 108명의 초선 의원을 가리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의 수혜로 당선됐다 하여 ‘탄돌이’라 불렀는데 이 ‘탄돌이’들 중 김진표, 변재일, 안민석, 조정식, 조경태 의원과 함께 유일하게 내리 5선을 한 6명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그는 이회창, 심대평이 함께 창당한 충청권 보수 정당인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재선했다. 그리고 자유선진당이 다시 이회창, 심대평 두 사람의 노선 분규로 갈라진 후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에 복당한 후 현재까지 더불어민주당에 소속되어 있다.
필요자산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