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조하준의 직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정계 복귀 수순 밟는 이낙연 전 대표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1.2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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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적 가능성을 언급하며 철새 행보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과 내부 총질을 일삼는 김종민 의원을 풍자한 본지 서라백 작가의 만평.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번 오피니언의 제목은 체코의 유명한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명작 소설 제목에서 따왔다. 최근 들어 다시 정치권에 발을 붙이고 싶어 안달이 나 보이는 인물이 다시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의 언행은 중저음의 목소리와 달리 너무도 가볍기만 하다. 그 인물은 바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다. 잊을 만하면 그는 다시 ‘존재감’을 과시하며 정계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20일 문화일보 단독 보도 기사로 이낙연 전 대표에 관한 소식이 알려졌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이란 인물의 전언을 인용해 이 전 대표가 최근 당내 중진을 포함한 몇몇 의원에게 “전우들의 시체 위에서 응원가를 부를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관계자란 인물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혹여 이재명 대표 호위병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대거 공천을 받고, 이 전 대표를 용병으로 불러 후보 유세하라고 하면 그것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라며 “그보다는 민주당의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뛰는 총선 후보들을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즉, 친명계가 내년 총선에서 대거 공천을 받게 되고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지원 유세를 부탁한다면 그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두 가지 모두 이낙연 전 대표의 그릇이 그만큼 작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부분이다.

우선 첫 번째는 아직도 그가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것에 승복하지 못한 채 뒤끝 작렬 중이라는 것이다. 또 두 번째는 여전히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건재하다고 착각한 채 정계에서 잊히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의 말 자체가 속담 그대로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다.

현재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뭔가를 해달라고 청하지도 부탁한 적도 없는데 왜 본인이 먼저 저런 말을 언론에다 흘리는 것인가? 이는 그가 여전히 자신이 정치적 입지가 건재하다고 착각한 채 자신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또한 그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은 이낙연이란 인물이 더불어민주당이란 정당 전체를 위하는 대승적인 사고방식이 전무하고 자기 계파의 이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의 지휘를 맡은 이해찬 전 대표는 자기 계파 사람들이 경선 끝에 탈락했어도 “그 사람들이 못해서 떨어진 걸 내가 어떻게 하겠나?”고 쿨하게 넘겼다. 그러면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을 영구 복당 불허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표 분산을 막으려 애썼다. 즉, 본인 계파보다 더불어민주당이란 전체 조직을 더 먼저 생각한 것이다.

20일 여론조사 꽃에서 발표한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총선 예측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후보 가상 경선 결과를 보면 김종민 의원과 황명선 전 논산시장을 붙인 결과 17.1% : 37.7%로 황 전 시장이 2배 이상의 격차로 더 앞섰다.(출처 : 여론조사 꽃)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는 그런 모습이 없다. 친명계들이 내년 총선에서 대거 공천되면 지원 유세 요청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게 과연 전직 국무총리이자 전직 당 대표로서 할 소리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이는 여전히 그가 이재명 대표에게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사실에 대해 꽁해 있기 때문이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이낙연계를 포함한 비명계 인사들 대부분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선을 붙이면 대거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대전 유성구 을의 이상민 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꽃에서 실시한 가상 경선 결과 허태정 전 대전시장은 물론 이경 상근부대변인에게도 밀리며 3위에 그쳤다.

경기 화성시 을의 이원욱 의원 역시 진석범 전 특보에게 가상 경선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천시 을의 설훈 의원 역시 더불어민주당 예상 후보군 중에서 가장 적은 격차로 여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쟁력이 떨어졌다. 경기 남양주시 갑의 조응천 의원 또한 가상 경선에선 최민희 전 의원에게 근소하게 앞섰으나 정작 후보 경쟁력에선 최민희 전 의원보다 떨어졌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윤영찬 의원 역시 현근택 민주연구원장과의 가상 경선에서 근소한 격차로 밀렸으며 후보 경쟁력에서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의 김종민 의원의 경우 황명선 전 논산시장과의 가상 경선에서 2배 이상의 격차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이들이 원칙과 상식이라는 포럼을 만들며 당 흔들기를 하는 것은 자신들의 ‘단수공천’을 보장하라는 일종의 무력시위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행동은 지금 그들의 무력시위를 더욱 부추기고 조장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뛰는 총선 후보들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낙연계보다 이재명계를 더 선호한다면 그걸 존중하는 것이 바로 당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정당의 주인이 당원과 지지자임을 누차 강조한 것이 더불어민주당이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낙연계가 싫다는데도 그걸 부정하는 것이 무슨 얼어죽을 ‘당내 민주주의 회복’인가? 오히려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야말로 이낙연 전 대표를 포함한 이낙연계 전반에 깔린 오만과 독선 아닌가? 필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현재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들의 주장은 그저 오만과 독선으로밖에 안 보인다.

도덕성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니 도덕성이니 하는 것 또한 모두 수구 세력들과 기성 언론들이 덧씌운 프레임인데 왜 그들의 논리를 끌어다가 자당 동료를 공격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낙연 전 대표 본인은 과연 ‘도덕적인 인물’이라 자부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이 이 전 대표 본인도 이재명 대표가 받은 것만큼의 검찰 수사를 받는다면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재작년 대선 경선 당시 결과에 불복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모습. 사실상 이 사건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서 간발의 차로 석패하는 데 크나큰 원인을 제공했다.(출처 : YT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재작년 대선 경선 당시 결과에 불복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모습. 사실상 이 사건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서 간발의 차로 석패하는 데 크나큰 원인을 제공했다.(출처 : YT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필자가 시민기자였던 시절부터 주장했던 것이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정권 교체가 된 것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정권 교체가 된 것이 오로지 이낙연 전 대표 한 사람 탓만은 아니지만 책임을 백분율로 환산했을 때 많은 부분이 이 전 대표 때문임을 부정할 수 없다.

또 이 전 대표가 단단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이재명 대표부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만큼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부터가 얼마나 이 전 대표의 현실 파악 능력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본인 실력으로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이끌었고 현재 정당 지지율도 한국갤럽과 NBS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0%p 차 안팎의 격차로 리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최초로 정당 지지율을 역전당하게 만들었던 이낙연 전 대표 시절과는 천지차이다.

어떻게 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여전히 단꿈에 취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당 대표 시절에 했던 행태를 보면 그는 전임 대표들에 비해 능력이 매우 떨어졌다. 그리고 그저 오만과 독선에 빠져 여전히 자신이 잘 나가는 대권 주자인 줄 착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빨리 이재명 대표가 쓰러져 무주공산이 된 더불어민주당을 집어삼킬 궁리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본래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이란 양지 중의 양지에서만 정치를 했던 지역 정치인이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은덕을 입어 국무총리로 영전했고 그 덕에 대권 주자까지 올랐던 사람이다.

이제 이낙연 전 대표 당신에게 잠시 찾아왔던 영화로운 시절은 이미 재작년에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비명계 인사들이 가상 경선에서 밀리는 결과를 설명했는데 이낙연 전 대표 본인 또한 여론조사 꽃의 여론조사 결과 서울 종로구에서 곽상언 지역위원장에게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영화로운 시절이 이미 지나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는 사람은 극히 소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헛되이 흘려보내고 만다. 이낙연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도 대권에 안착할 기회가 찾아왔지만 이미 자기 발로 걷어차버렸다. 버스 떠나고 나서 손을 열심히 흔들어도 버스는 정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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