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63] 세월은 자취를 남긴다…논산시 관촉사 주차장 왕버들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63] 세월은 자취를 남긴다…논산시 관촉사 주차장 왕버들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3.11.27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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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논산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는 ‘훈련소’다.

앳된 얼굴에 어색한 짧은 머리로 훈련소로 향하던 이들의 기억이 짙게 각인되어 있어서겠지만 사실 논산은 훈련소로만 기억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곳이다.

드넓은 곡창지대였던 논산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서 깊은 문화적, 역사적 공간도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관촉사다.

반야산 기슭에 자리한 관촉사는 승려 혜명이 고려 광종 19년(968)에 지은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다.

사실 이곳은 관촉사보다 사찰에 모셔진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이 더 유명하다.

‘논산 11경’ 중 제1경인 은진미륵은 파격적인 미감의 동양 최대 석불로 통일신라시대 석불이 우아한 이상미(理想美)를 지녔다면 은진미륵은 토속신앙과 불교가 혼합된 파격미를 지녔다.

자비로운 보살의 모습보다는 토속적인 신의 모습이 위압적이면서도 신비롭다.

관촉사에는 은진미륵 외에도 세월이 눅진하게 밴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주차장에 들어선 왕버들나무도 마찬가지다.

관촉사의 나무라고 하면 혹자는 매년 봄이면 관촉로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떠올리지만, 왕버들을 빼놓고 관촉사의 세월을 논할 수 없다.

관촉사는 인근은 물이 많은 곳이었다고 전해진다.

명부전에서 삼성각 오르는 길목에 물길이 있어서 뜨거운 여름에는 발을 씻었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주차장 앞에 서 있는 ‘대바우’라는 표지석은 표진강이 흐를 때 바위에 배를 매어 두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배를 매두었던 ‘배바위’가 세월 따라 ‘대바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왕버들 또한 물이 많은 곳에 잘 자라는 나무이기에 관촉사 인근에 물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뒷받침해 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관촉사 부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왕버들 중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주차장에 뿌리를 내린 209년 수령의 왕버들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두 그루의 왕버들이 서 있었지만 고사 되어 한 그루는 베어졌고 이후 한 그루만 주차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비록 지금은 홀로 서 있지만 그 기세가 어찌나 당당하고 웅장한지 한 눈에도 범상치 않은 나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가까이 다가서 보니 왕버들 특유의 거친 나뭇결이 눈에 들어온다.

200년 훌쩍 넘는 긴 세월 동안 왕버들이 겪어낸 풍파가 줄기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듯했다.

특히 사방으로 펼쳐낸 가지에 빼곡하게 들어찬 나뭇잎은 세월 속에 감춰진 숱한 이야기인 것 같아 마음이 아릿해졌다.

논산시 관촉동 336 관촉사 주차장 왕버들 209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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