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64] 연리(連理)…논산시 연산면 어은리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64] 연리(連理)…논산시 연산면 어은리 느티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3.11.29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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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나무 두 그루가 합쳐져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을 연리(連理)라고 한다.

나뭇가지가 서로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連理木), 뿌리가 이어지면 연리근(連理根)이라 칭하는데 사실 연리는 그리 흔히 만날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다른 뿌리를 가진 두 나무가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건 생물학적으로 결코 절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가 어리고 작을 때는 두 나무가 가까이서 자란다 해도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나무가 커지면서 맞닿는 부분이 커지면 둘 중 하나는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

나무 역시 주변의 다른 생명체들과의 경쟁하며 살아가기에 상대적으로 약한 나무는 괴사하거나 제대로 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참 다행스럽게도 모든 나무가 경쟁만 하는 건 아니다.

때때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그 방법의 하나가 바로 연리다.

논산시 연산면 어은리에는 500년을 거뜬히 넘긴 느티나무 연리근이 있다.

두 나무가 어떻게 이리도 가까이 뿌리를 내렸는지 알 수 없으나 뿌리를 공유한 채 500여 년을 살아왔다.

계절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어도 둘은 온전히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함께 살아온 것이다.

이렇듯 어은리 느티나무가 연리로 살아올 수 있었던 건 함께한 시간과 서로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연리로 살기 위해서는 공통점이 필요하다.

소나무와 참나무처럼 종류가 전혀 다른 두 나무는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 년을 함께 있어도 하나가 될 수 없다.

세포가 달라 부름켜가 연결될 수 없기에 아무리 가까이 자란다 한들 하나로 연결될 수 없다.

결국 완전한 연리란 세포를 나누는 것으로 같은 종(種)의 나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은리 느티나무를 보면서 사람 관계도 나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나와 닮은 사람에게 이끌리고, 더 나아가 나와 다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하면서 닮아가지 않는가?

일상을 나누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를 곁에 두기 위해서는 함께 공유한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짧은 시간 일상에 스며드는 인연도 있겠지만 관계의 깊이는 상당수가 시간에 비례한다.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서로의 차이점을 찾고, 이해하고, 인정하고 더 나아가 닮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간격을 좁혀간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가는 것이다.

서로를 감싸 안은 듯한 어은리 느티나무는 잎을 떨구며 겨울을 날 채비를 하고 있다.

아무리 엄혹한 겨울바람이 몰아친다 해도 함께 있으니 견딜만하지 않을까?

논산시 연산면 어은리 537 느티나무 513(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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