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 행태
부산 엑스포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 행태
투표 전 판세 예측 내용은 모두 정부발 '카더라 통신'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1.29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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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새벽 2030 엑스포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결정된 이후 언론들의 보도. 주로 '석패'란 용어를 쓰거나 정신승리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출처 : 네이버 뉴스 검색창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은 불과 29개국의 지지를 얻는데 그쳐 119개국의 지지를 얻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무려 4배가 넘는 격차로 대패했다. 그러나 이 개표를 앞두고 언론들은 온갖 장밋빛 보도를 뿌리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현혹시켰다.

이미 미디어스에서 한 차례 정리한 바 있지만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살펴보면 투표 전에는 주로 ‘대역전극’ 운운하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그리고 투표 후에는 ‘석패’ 운운하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즉, 투표 전에는 ‘희망고문’에 가까운 현혹성 보도가 이어졌고 투표 후에는 ‘정신승리’에 가까운 현혹성 보도가 이어진 셈이다.

지난 24일 보도된 채널A의 보도 기사. 해당 기사에 나온 '10여 표 차'는 전혀 근거 없는 정부발 카더라 통신이었다.(출처 : 채널A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런 현혹성 보도가 거듭되니 국민들의 언론 불신이 날로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모든 언론사를 통틀어 부산 엑스포에 대해 가장 현혹성 보도를 많이 뿌린 언론사는 채널A로 보인다. 채널A는 지난 24일 저녁 〈10여 표 차…파리의 엑스포 총력전〉이라는 헤드라인의 보도 기사를 냈다.

해당 보도를 살펴보면 “우리 정부는 먼저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아라비아에 10여 표 격차까지 추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즉, 10여 표 차까지 추격했다는 것은 정부 인사의 전언일 뿐 기자가 직접 취재해서 알아낸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제 결과는 10여 표 차는커녕 무려 90표 차였다.

28일 저녁에 보도된 채널A의 보도. 이 역시도 정부 관계자의 전언일 뿐 직접 취재해서 예측한 판세가 아니다.(출처 : 채널A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28일 저녁에 채널A는 〈로마표 흡수해서 2차 투표서 역전 전략〉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살펴보면 “1차 투표에서 표 차이를 15~20표 이내로 좁혀 최대한 접전 분위기를 만들고, 이탈리아를 지지했던 서방국 표심을 흡수하면 역전이 가능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는 말이 나와 있다.

이 역시 정부 관계자의 전언일 뿐 채널A 측에서 직접 취재해서 예측한 판세가 아니다. 어떤 근거로 1차 투표에서 20표 이내로 표 차를 좁혀 접전 분위기를 만들고 어떻게 이탈리아를 지지했던 표심을 흡수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도 알 수 없다. 그저 ‘카더라 통신’이다.

쿠키뉴스의 28일 오전 보도 내용. 프랑스의 르 피가로 기사를 인용해 쓴 기사인데 대부분의 외신에선 이미 리야드의 무난한 압승을 예상하고 있었다.(출처 : 쿠키뉴스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채널A의 해당 보도와 쿠키뉴스의 28일 자 보도 〈프랑스 유력 매체, 부산이 엑스포 유치할 것...“2차 한국 95대 사우디 67”〉를 보면 프랑스의 르 피가로 기사를 인용해 프랑스 현지 언론이 한국의 대역전극을 예상했다는 기사를 보도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 6월 19일 채널A 단독 보도 기사. 채널A는 당시 엑스포 유치 판세가 80 : 87이라 보도하며 북한과 중국이 변수라 했는데 이 역시 정부발 카더라 통신이다.(출처 : 채널A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런 채널A의 정부발 카더라 통신은 지난 6월에도 있었다. 6월 19일 채널A는 단독 보도로 〈‘부산 엑스포’ 한 자릿수 승부…중국·북한 변수〉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 기사엔 정부 인사의 전언을 인용해 “사실상 한국과 사우디의 2파전에서 179개국의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 중 지난해 0:49에서 시작했던 스코어가 80:87까지 따라잡으며 한 자릿수 표차까지 쫓아왔다고 보고 있습니다”고 나와 있다.

지난 6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 파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있은 후 10여 개국의 표심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는 채널A의 보도. 물론 이 역시 정부발 카더라 통신에 불과하다.
지난 6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 파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있은 후 10여 개국의 표심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는 채널A의 보도. 물론 이 역시 정부발 카더라 통신에 불과하다.(출처 : 채널A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6월 21일 채널A는 〈유럽 표심 흔든 4차 PT…“10개국 돌아섰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 내용엔 정부 인사의 전언을 인용해 “정확한 득표 수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지만 현지 유치위 관계자는 이번 프레젠테이션 전후로 열 표 이상 한국으로 넘어온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역전의 승기를 잡았다는 게 현지 평가라는데요”라고 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29 : 119로 채널A의 주장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80 : 87이니 했던 표 계산은 모두 정부 인사들의 전언이었을 뿐 기자들이 직접 확인한 내용이 아니다. 실제 결과를 봤을 때 부산이 리야드와 거의 박빙인 수준으로 좁혀진 적이 아예 없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1차 투표 판세가 49 : 51까지 따라잡았다는 조선일보의 24일 자 보도. 물론 이 역시 아무 근거 없는 표 계산이다.(출처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4일 새벽 조선일보도 〈“49대 51까지 쫓아왔다”… 2차 투표서 사우디에 역전 노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 기사를 보면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했지만, 민·관의 총력전으로 “49대51″까지 쫓아왔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무슨 근거로 49 : 51까지 따라붙었다는 것인지는 전혀 나와 있지 않다.

지난 26일 자 부산일보의 보도.
지난 26일 자 부산일보의 보도. 역시 정부발 카더라 통신을 인용해 당시 판세가 49 : 51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을 기사에 적어놓았다.(출처 : 부산일보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6일엔 부산일보도 〈‘결선투표 대역전극’… 부산, 엑스포 새 역사 쓴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 기사를 보면 “부산은 일단 1차 투표에서는 이탈리아 로마를 제치고 2위로 올라간 뒤 탈락한 로마 지지표와 부동표를 흡수해 2차 투표에서 리야드에 대역전하겠다는 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와 외신의 분석을 종합하면, 부산과 리야드는 누가 우세한지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박빙 판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내용을 썼는데 그 근거는 역시 정부의 전언일 뿐이다. 해당 기사에 “정부 내부적으로는 ‘49(부산) 대 51(리야드)’까지는 따라 붙었다는 자체 분석도 나온다”고 적혀 있다.

이렇듯 기사들을 찬찬이 분석해 보면 투표 이전 박빙 운운했던 보도들은 모두 정부발 ‘카더라 통신’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모름지기 기자라면 정말 정부의 발표가 맞는지 검증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 인사들의 전언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보도하며 요란스럽게 ‘단독 보도’ 타이틀까지 달기도 했다.

미디어스 기사에 따르면 네티즌들 사이에서 구체적인 표 계산 수치를 공개하며 '접전'을 주장한 기사들에 '가짜뉴스 원스트라이크 아웃' 댓글을 달고 있는 중이라 한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기사들은 모두 ‘가짜 뉴스’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실제와 동떨어진 장밋빛 보도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며 현혹시킨 이것들이야말로 ‘가짜 뉴스’의 정의에 정확히 부합한다.

위 기성 언론들과 달리 외신 기사들을 꾸준히 체크하며 정확한 판세를 보도했던 뉴스버스 이상연 기자의 지난 25일 자 보도. 해당 기사는 본지도 인용 보도한 내용이다.
위 기성 언론들과 달리 외신 기사들을 꾸준히 체크하며 정확한 판세를 보도했던 뉴스버스 이상연 기자의 지난 25일 자 보도. 해당 기사는 본지도 인용 보도한 내용이다.(출처 : 뉴스버스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에 반해 소수이지만 정확한 판세를 예측한 언론사들도 일부 있었다. 대표적인 언론사가 바로 뉴스버스이다. 뉴스버스는 미국 애틀란타에 주재 중인 이상연 객원특파원이 외신들의 기사를 찬찬이 분석해 〈尹 '식사외교' 불구 사우디 지지 122개국…대역전 이뤄낼까?〉란 제목의 기사로 이미 사우디아라비아가 1차 투표의 정족수인 122개국 지지를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기사는 본지도 인용 보도를 했다.

뉴스버스의 이상연 기자는 29일에도 〈엑스포 부산 유치 '국민 희망 고문' 정부·언론의 합작품〉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윤석열 정부와 기성 언론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상연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외신만 꼼꼼히 점검해도 판세를 알 수 있었을텐데, 대형 레거시 미디어들은 기본 책임을 포기하고 정부의 나팔수가 돼 희망 회로'만 돌려 국민들에게 상황을 호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영세한 인터넷 언론사인 뉴스버스에서도 이렇게 정확한 판세를 예측해냈는데 왜 구독자 수도 더 많고 자본력도 막강하며 기자 숫자도 더 많은 기성 언론들은 뉴스버스만도 못한 예측을 내놓은 것인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언론의 신뢰도 구축은 언론이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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