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색깔론 꺼내는 대통령실
또 다시 색깔론 꺼내는 대통령실
할 말 없으면 북한 공작 타령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1.30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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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의소리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나온 명장면. 김건희 여사는 최재영 목사와의 대화에서 마치 자신이 대통령인 양 말했다.(출처 : 서울의소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9일 밤 서울의소리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나온 명장면. (출처 : 서울의소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서울의소리의 보도가 연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 대다수는 아예 침묵하거나 ‘함정취재’ 프레임으로 본질을 희석시키려 하지만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와중에 대통령실 관계자란 인물이 또 다시 전가의 보도처럼 색깔론을 들먹이고 나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대통령실 내부에선 마치 이 사건이 빨리 잊히길 바라는 듯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사안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저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아무래도 이 사안에 대해 섣불리 대응하게 될 경우 논란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일단 ‘로우키’로 대응하면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의혹 자체보다 함정 취재 문제를 제기하면서 북한 배후설, 독수독과론 등으로 초점을 이동시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먼저 독수독과론은 “나무에 독이 있으면 열매에도 독이 있다”는 뜻인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즉, 해당 영상이 최재영 목사의 손목시계에 탑재된 몰래카메라로 촬영된 것이고 또 문제의 디올 핸드백 또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미끼’로 선물한 것이니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위반 등 위법 소지 여부를 따져보더라도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29일 보수 논객 출신 변희재 씨가 서울의소리 〈유용화의 뉴스 코멘터리〉에 출연해 명쾌하게 반박한 바 있다. 변 씨는 “언론학에서 함정취재가 인정되는 경우는 함정취재 말고는 취재가 불가능한 경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 영부인 취재 가능한가? 윤석열도 취재가 안 되는데?”라고 덧붙였다.

또 변 씨는 “함정취재에서는 바르게 사는 사람을 유혹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예를 들어 멀쩡하게 사는 사람한테 마약 갖다 놓고 ‘먹어봐!’ 이건 안 되는데 이거는 누가 봐도 지금 해먹고 있는 듯한 정황들이 많이 드러났기 때문에 그걸 어찌 보면은 확인을 위한 취재 아닙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건 함정취재에서 용인될 수 있는 아주 독특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애초에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기 전에 먼저 크리스찬 디올 핸드백을 선물하겠다고 카카오톡으로 알렸다. 따라서 김건희 여사가 아예 최 목사와의 만남을 거부했거나 크리스찬 디올 핸드백을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면 굳이 문제가 될 것도 없었다. 분명한 것은 김건희 여사가 그 크리스찬 디올 핸드백을 받은 것이 더 잘못된 것인데 함정취재만 부각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독수독과론보다 더 심각한 것은 색깔론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란 인물이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최 목사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이력을 언급하며 “서울의소리가 어디서 공작금을 받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선물 구입을 위해) 북한 자금을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즉, 서울의소리가 최근 진행한 보도가 북한의 공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색깔론이자 종북몰이에 불과하다. 여러 번 방북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북한의 공작에 동참했을 것이란 주장은 뭘로 봐도 설득력이 없다. 이에 경향신문 기자도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건 함정 취재 문제와 별개로 문제가 아니냐’고 묻자 그 관계자가 “(최 목사가 김 여사) 아버지를 얘기하면서 선물을 주는데 안 받는 게 더 어렵다”고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에서도 김 여사 관련 보도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선대 부친과의 친분을 내세우면서 계속 찾아오고 하면서 결국에는 함정을 파서 정치 공작을 펼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취재나 정치 공작에 대해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정말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어떻게든 이번 서울의소리의 보도에 대해 취재 행태를 트집잡아서 신뢰도를 깎아내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안의 본질은 김건희 여사가 김영란법을 위반하며 명품 선물을 받았는지 여부 그리고 본인이 대통령인 것처럼 행세하며 국정에 개입했고 인사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이다. 서울의소리의 함정취재 여부는 그야말로 지엽적이고 말단부에 불과한 건이다.

이 건은 영세한 인터넷 매체인 서울의소리가 나서기 전에 먼저 기성 언론이 했어야 할 일이었다. 설령 선수를 뺏겼다면 기자 수도 더 많은 기성 언론이 그에 대한 보강 취재를 해서 대의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되는 현실을 고발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현재 기성 언론들은 정부의 나팔수 노릇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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