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가축전염병에 보상금 안주려는 지자체 꼼수 
[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가축전염병에 보상금 안주려는 지자체 꼼수 
  • 김태린 기자
  • 승인 2023.12.25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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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이동제한 해제 58일 만에 럼피스킨 종식 선언. (자료사진: 서산시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 서산시 이동제한 해제 58일 만에 럼피스킨 종식 선언. (자료사진: 서산시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김영찬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제1종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이 충남 서산 한우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남 고흥 오리농장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가축전염병 발병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김영찬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김영찬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이에 따라 각 지자체도 가축전염병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는 필연적으로 가축사육 농가들로 하여금 일정한 경제적 피해나 희생을 감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청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이성기 부장판사)는 지자체가 사슴사육농가에 대하여 가축전염예방법에 따른 녹용즙 폐기처분을 한 후 그 사육농가에게 그 녹용즙 시가에 훨씬 못 미치는 보상금 6000만원만을 지급한 조치에 관하여 “지자체는 사슴 사육농가에게 가축전염병예방법령에 따른 정당한 보상금으로 약 6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라는 취지로 판시하여(2022구합52589 보상금 사건), 지자체가 가축전염병 관련 조치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농가들에게 정당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함을 명시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는 ‘가축전염병예방법령’에 따라 가축사육농가에게 제한조치를 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함을 의식하여 ‘식품위생법령’에 따라 가축사육농가에게 제한조치(판매금지 등의 조치)를 하는 등 꼼수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통기한이 1년인 녹용즙이 있다고 할 때, 가축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축전염병예방법령에 따른 폐기처분을 할 경우 지자체가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하지만, 식품위생법에 따른 판매 등 금지처분만 할 경우에는 지자체가 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에 지자체는 녹용즙의 유통기한인 1년 간만 식품위생법에 따른 판매 등 금지처분을 하면 사실상 폐기처분을 한 것과 같은 효과는 거두면서도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여 식품위생법에 따른 판매 등 금지처분만 하는 것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상 폐기처분을 함에 따른 보상금 지급을 회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지자체의 꼼수행위는 근본적으로 국가나 지자체의 보상금 예산, 재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와 같은 지자체의 꼼수행위는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즉, ①가축전염병 우려가 있는 물건에 대하여 판매 등 금지처분만 하고 적정한 방법으로 폐기처분을 하지 않는 경우, 가축전염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어렵고 이로 인하여 가축 사육농가들의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는 등 국민들의 생명, 신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게 되며 ②가축전염병 예방법 제23조 제3항에 의할 때 “가축방역관은 가축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긴급한 경우 가축전염병 오염 우려 있는 물건을 직접 폐기처분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자체 소속의 ‘가축방역관’은 그 재량권한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페기처분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③판례 또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을 보호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그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법령의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하여야 할 의무가 인정된다”라고 판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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