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귀 먼 자들의 나라
[서라백 만평] 귀 먼 자들의 나라
  • 서라백 작가
  • 승인 2024.01.14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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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서라백 기자] 아침에 거울 보기가 두렵다. 관자놀이에 기다란 더듬이가 돋아나는 악몽을 꿨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나(당신)는 눈도 귀도 퇴화된, 낮게 엎드려 더듬거리며 하루를 사는 비루한 벌레였다. 마치 카프카 소설의 주인공처럼. 

이비인후과에 가려면 서둘러야 한다. 밀려드는 환자로 대기 시간이 길어질 테니. "당신은 난청 환자가 아닙니다"라고 해도 여전히 안심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난청이라면 의사 말이 정확히 들릴 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는 의사 또한 난청일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은 전 국민이 난청인 상황이므로. 난청 의사가 난청 진료를 제대로 할 리 없다.

'귀'가 막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바이든'으로 들었는데 난데없이 '날리면'이 등장하더니, 이젠 전 국민이 자기 귀를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면일까 세뇌일까 아니면 어디선가 들어본 '가스 라이팅'일까. 이비인후과 의사도, 음성 분석 전문가도, 이걸 근거로 판결해야 하는 재판부도 '나도 모르겠다'다. 난청 판사가 난청 판결을 제대로 할 리 없다. 

어쨌든 판결은 'MBC가 잘 못 했네'다. 이도 저도 확실치 않은 데 보도를 했으니 '네가 나쁜 놈'이라는 것이다. 아니 잠깐만, 소송을 제기한 쪽은 외교부 아닌가? 자기가 억울하면 자기가 제대로 된 증거를 가져올 노릇이건만, 그것도 없이 최초 보도한 언론사를 범죄자로, 또한 그렇게 들었던 국민들을 모조리 청각장애자로 만들어 버렸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했는데(홍길동),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고 대답했는데(대장금), 감히 존엄한 임금의 체면을 훼손했다고 곤장을 치라고 하는 형국. 최근 법조계에서 이야기 되는 '원님(사또) 재판'이 이러하지 않은가. 

개·돼지도 최소한 '소리'는 듣건만, 이젠 하다못해 국민을 숫제 더듬이로 연명하는 벌레쯤으로 취급한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귀 먼 자들의 나라', '먼 나라 우리나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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