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의 어원상고사] 시라무렌
[정진명의 어원상고사] 시라무렌
정진명 시인, 어원을 통한 한국의 고대사 고찰 연재 '71-시라무렌’
  • 정진명 시인
  • 승인 2024.01.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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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구글지도. 사진=정진명/굿모닝충청
유라시아 구글지도. 사진=정진명/굿모닝충청

[굿모닝충청 정진명 시인] 우리는 역사를 볼 때 국경으로 땅을 갈라서 보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써온 글들만 해도 만리장성이 음산산맥을 따라서 이어졌고, 험한 산줄기가 요동까지 와서 끝나는 곳에 산해관과 노룡두가 있다는 식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오늘날의 국가 개념으로 역사를 보았기 때문에 생긴 버릇이었습니다.

이런 조작된 의식을 툴툴 털어버리고 동북아시아 지역을 훑어보면 어떨까요? 몽골 초원과 만주 지역, 그리고 요동 지역을 훑어보면 짐승 키우기에 딱 좋은 풀밭이 온종일 달려가도 끝나지 않을 만큼 펼쳐진 초원지대입니다. 바다에다가 금을 그을 수 없듯이 이 초원에도 금을 그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는 버릇 때문에 이곳에 또렷한 금이 그어졌다는 가정을 하고서 초원과 그 위에서 펼쳐진 시간, 곧 ‘역사’를 바라봅니다. 바로 이 눈길이 고정관념을 만듭니다.

고정관념을 털어버리고 이 초원지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끝없는 풀밭이 펼쳐집니다. 농사는 짓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3,000년 전 그 풀밭에 무엇이 있을까요? 수많은 동물이 있겠죠. 말, 소, 양, 염소, 낙타, 개, 이런 동물들이 생태계를 이루며 살 것입니다. 이 사이에 사람이 떼를 이루어 살겠죠.

문제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어느 날부턴가 짐승을 길들입니다. 아마도 양 같은 힘이 약한 짐승들부터 길들였을 것입니다. 가장 먼저 길든 동물은 개입니다. 왜나고요? ‘개’라는 말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개’의 15세기 표기는 ‘가히’입니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전파될 당시 어느 신도가 성경을 읽다가 “예수님이 개고기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목사님이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으니 성경에 “예수께서 가이사라 빌립보로 향하시던 중”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가이사라’가 ‘개 사러’로 들린 것입니다. 당시 ‘개’는 ‘가히’였으니, ‘가이사라’를 ‘개 사러’로 듣고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기독교 초기 전도 역사에 나오는 우스개이지만, 우리가 ‘개’라고 말한 지는 얼마 안 됩니다. 보통 ‘가이’라고 많이 말했습니다.

‘가히’는 ‘갛+이’의 짜임입니다. ‘갛’가 무엇일까요? ‘가장자리, 가(邊)’의 뜻입니다. ‘사람의 둘레를 떠도는 놈’의 뜻이죠. 늑대나 여우 중에서 순한 놈들이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며 사람이 먹고 싸고 버린 음식 찌꺼기를 얻어먹다가 정이 들어서 목에 목줄을 차게 된 것이고, 그것이 짐승 길듦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가축 중에서 가장 늦게 길든 것이 말입니다. 말은 기원전 3,000년 경에 몽골 초원지대에서 처음으로 길듭니다. 이 때문에 인류의 역사가 초고속으로 변합니다. 그 속도 때문이죠. 흉노가 나타나서 중국을 괴롭힌 것이 말을 발로 삼은 사람들의 자취입니다. 말을 마지막으로 인류가 길들일 만한 짐승들은 모두 길들여서 그를 바탕으로 초원지대의 삶이 우리에게 익숙한 제 모습을 갖춥니다.

그러나 이들 유목민족이라고 해서 한없이 이동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도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 있습니다. 유목민족에게 필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풀과 물. 풀은 어디든 다 있습니다. 문제는 물입니다. 물이 없으면 풀도 소용이 없습니다. 풀을 뜯은 짐승이 물을 먹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유목민족이 큰 집단을 이루려면 반드시 큰 물을 끼고 있어야 합니다. 물은 곧 강을 뜻합니다. 초원지대에 강이 있어야만 많은 유목 부족이 살 수 있습니다. 유목국가 형성의 가장 중요한 조건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꼭 유목민족의 일만은 아닙니다. 모든 문명의 조건이 이렇습니다. 나일강, 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강, 황하, 모두 큰 문명을 일으킨 강입니다.

동북아로 눈을 돌려보면, 중국 역사에 큰 변화를 일으킨 이들은 대부분 북방 민족입니다. 흉노 시절은 물론이고, 그 뒤로도 중국 역사의 큰 변화 요인이 바로 북방 민족의 침입이었습니다. 내부에서 농민반란으로 혼란이 일어나면 북방 민족이 쳐들어와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흐름이 중국사의 공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가 중국 역사 드라마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흉노도 그렇지만 북방 민족이 침입할 때 그 인구가 중국에 견주면 몇십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중국의 거대한 제국을 거꾸러뜨립니다. 예컨대 오랑캐 군대가 60만이라고 하면, 오랑캐 인구는 150만에 불과합니다. 어린아이와 여자 빼고 모두가 군대에 동원됩니다. 사내들은 모두가 군인인 셈입니다. 이런 걸 국민개병제라고 하는데, 북방 초원지대의 유목민족은 저절로 이렇게 됩니다. 말을 타고 이동하며 짐승을 몰고 다니던 행위가 그대로 군대의 진법이 되는 것입니다.

중국으로 들어오는 입구는 산해관이 유일한데, 만리장성을 기준으로 그 안과 바깥에 큰 강이 있습니다. 안에는 황하가 있고, 바깥에는 시라무렌이 있습니다. 황하는 농경 정주민족이 기댄 강이고, 시라무렌은 유목민족이 기댄 강입니다. 이 두 강이 역사의 큰 축을 이루어 동북아시아의 운명을 결정했습니다. 우리에게 황하는 낯익지만, 시라무렌은 낯섭니다. 그만큼 우리는 중국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봐왔다는 뜻입니다.

시라무렌은 한자로 황수(黃水)라고 합니다. 황하(黃河)와 대비되는 이름이죠. 노랑(黃)은 오방색에서 중앙을 뜻합니다. 세상의 중앙이라는 뜻입니다. 황하는 세상의 중심을 흐르는 강이라는 뜻이죠. 황수는 세상의 중심을 흐르는 물줄기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황하만 기억할 뿐 황수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곳이 북방 오랑캐의 근거지이기 때문입니다.

초원지대에서 일어난 유목민족이 중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이 시라무렌을 거쳐야 합니다. 시라무렌은 그 풍부한 강물로 인하여 수많은 짐승을 기릅니다. 중국에서 그토록 북방을 원정하여 정벌하는 데도 몇십 년만 지나면 또 북방 민족이 일어나서 중국을 공격하는 까닭도 이 강물이 길러주는 무한한 생명력 때문입니다. 북방 민족을 몰살시켜도 한 세대 30년만 지나면 그대로 복원됩니다. 아이가 태어나 전투력을 갖춘 어른이 되는 데는 20년이면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청나라가 중국을 공격하여 나라를 세우고 중원의 주인이 될 때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이 강에 뿌리를 두고 동양사를 바꾼 나라가 거란입니다. 거란의 영토를 보면 시라무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나라임이 또렷합니다. 시라무렌에서 일어나 동쪽으로 발해를 무너뜨리고 서쪽으로 서양까지 공격하여 키타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남쪽으로 중국을 압박하여 연운 16주를 할양받아 중국과 천하를 양분합니다.

거란 민족은 요(遼)나라를 세우는데, 거란어로 자신을 ‘카라키타이’라고 불러서 서양에서는 ‘카라키탄’으로 인지되어 지금도 ‘키타이, 케세이’라고 불립니다. 이 말에 대한 어원도 세계의 여러 학자마다 다 달라서 중구난방입니다. 이참에 제가 한 번 정리해 보죠. 앞서 보았듯이 동호의 후예인 이들은 주로 몽골어를 썼고, 고구려 백제도 지배층이 몽골어를 썼다는 것을 보면, ‘카라’가 무슨 뜻인지 쉽게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고구리(高句麗)=고리(高麗)=코리(qori)’임을 알 수 있습니다. ‘코리’는 부리야트어의 사투리이기도 하고, 고구려의 ‘계루부’이기도 하며, 윷놀이의 ‘걸’이기도 합니다. 즉 중앙을 뜻하는 말이죠.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인식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이들의 근거지인 시라무렌이 한자로 ‘황수(黃水)’라고 하여 그곳 유목민들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긴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遼’는 거란문자의 소리를 재구성하면 “훌지(호리지/胡里只. hulʤi)”입니다. 이들 황족의 성씨는 야율(耶律)인데, 중국어 발음으로는 ‘예뤼(Yélǜ)’이고, 거란어로는 ‘야루드(ei.ra.u.ud)’입니다. 중국의 역사 드라마에서 하는 발음을 들어보면 ‘야리’쯤으로 들립니다. 이들의 근거지인 황수가 하류로 가서 남쪽으로 꺾어 들면 요하(遼河)가 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요(遼)는 [liáo]입니다. 노룡현의 ‘盧[lú]’와 발음이 거의 같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지금이야 모음이 언뜻 달라 보이지만, 1,000년 전으로 올라가면 사정이 다릅니다. 더구나 3,000년 전의 갑골문으로 올라가면 遼와 盧가 같은 발음(ᄀᆞᄅᆞ, ᄉᆞᄅᆞ)이라는 것은, 최춘태 박사가 밝혀놓은 업적입니다. ‘盧龍[lúlóng] > 遼[liáo] > 야루드[ei.ra.u.ud]’의 변천 과정을 직감할 수 있죠.

이를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요나라를 세운 거란 사람들은 자신들을 카라키탄이라고 불렀고, ‘카라’는 부리야트 방언의 ‘코리’를 뜻하는 것이며, ‘코리’는 중앙을 뜻하는 몽골 민족의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키읔은 히읗과 넘나듭니다. ‘한’이 북방어에서는 ‘칸’으로 발음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생략되기도 하죠. 그러면 다음 등식이 성립합니다. ‘코리=호리=오리=ᄋᆞ리=야리’. 그러면 이것을 원래의 한자 표기로 바꿔볼까요? 이렇게 됩니다. 

코리=호리=오리=ᄋᆞ리=야리
遼=胡里只=耶律=盧=龍

거란어 훌지(호리지/胡里只. hulʤi)는 히읗과 키읔의 교체 현상으로 보면 ‘코리’와 같은 말입니다. 거란은 앞선 연재 글에서 제가 ‘크한(大韓)’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여기서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서양(그리스, 이란)에서 거란을 ‘카라키탄’이라고 했는데, ‘카라’는 ‘코리, 호리, 야리’와 같은 말이고, 세상의 중심을 나타내는 몽골어입니다. ‘키’는 우리말 ‘크다’의 어근 ‘크’입니다. ‘탄’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 보는 그 ‘탄’으로 언덕이나 마을을 뜻하는 북방어 ‘달(達), 닭’을 서양식으로 적은 것입니다. ‘카라키탄’은 ‘카라(中)+키(大)+탄(國)’의 짜임으로, ‘세상의 중심인 큰 나라’를 뜻하는 거란어입니다.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선 자신들의 자부심을 잘 나타낸 말이죠.

결국, 이들 거란은 겨레 이름과 나라 이름과 그 나라를 세운 황족 이름과 그들이 살았던 지역의 강 이름이 모두 같은 말에서 나왔고, 이것이 문자로 기록하는 사람들에 따라서 각기 달리 적혔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드라마 『장군재상』에 송나라를 넘보는 서역의 오랑캐가 ‘탕구트’로 나오는데, 그곳 유목민족의 황제가 야리(耶律) 씨였습니다. 이들이 꽤 넓은 지역에 퍼져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란문자로 재구성한 ‘遼’의 음이 “훌지(호리지/胡里只. hulʤi)”라는 것을 알면, 우리말의 ‘할’과 같은 말임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할아버니, 할머니, 할티’ 같은 말에 있죠. 앞선 연재에서 제가 대릉하의 ‘대릉(大陵)’을 ‘할’의 향찰식 표기라고 했으며, 이를 『당서』에서는 ‘호로하’라고 적었고, 호로하는 ‘할하’의 향찰표기라고 했습니다. 결국 요하(遼河)=대릉하(大陵河)=할하=호로하=훌하의 공식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말이 계속 이동했음을 여기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요하는 난하 대릉하를 거쳐 지금의 시라무렌 하류까지 이동한 것입니다. 요하가 이동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요하는 시라무렌이라고 불렸을 것입니다. 큰 강물을 둘로 나누어 위쪽은 시라무렌 아래쪽은 요하라고 따로 부른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한강이 꺾이면 그 위아래를 나누어 다른 강 이름으로 부른다는 얘기인데, 이게 이상하죠. 지역별로 다른 이름이 있어도 전체의 강 이름은 한강입니다. 하지만 요하는 시라무렌과 같은 물줄기이면서도 이름은 다른 강입니다.

거란은 선비족이고, 선비족이 고조선 멸망 직후에 나라를 세웠습니다. 단석괴가 바로 그 인물입니다. 단석괴는 고조선 시절에 동호였습니다. 고조선이 망하고 『삼국지』에서 선비 오환으로 분류되었는데, 이들이 바로 이 시라무렌에 살았습니다. 그렇기에 조조가 공손연을 공격할 때 그 배후에서 연나라를 치도록 요청했고, 실제로 선비 오환이 협공하여 공손연을 죽이자, 결국 연나라는 망합니다.

거란의 후예는 어찌 되었을까요? 몽골 칭기즈칸이 일어난 뒤에 이들은 몽골로 흡수됩니다. 몽골어를 쓰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현재는 내몽골 지역의 소수민족으로 남았는데, 이름이 다우르족입니다. ‘다우르’는 ‘다+우르’의 짜임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우르’는 앞서 살펴본 ‘코리>호리>ᄋᆞ리>야리’의 변천을 거쳐서 ‘우르’로 자리 잡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는 꾸밈말일 겁니다. 아마도 크다는 뜻의 ‘大’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대거란’이 1,000년 세월 동안 음운변화를 일으켜 ‘다우르’가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들의 거취와 거란의 역사를 놓고 중국과 몽골이 자기네 역사라고 서로 주장한다는 소식을 EBS-TV 다큐멘터리 “불의 검”에서 접합니다. 고조선이 우리 역사라고 주장하는 우리는 고조선의 땅에서 일어나 세계를 제패한 거란에 대해 찍소리도 못하고 멀뚱멀뚱 지켜만 봅니다.

이런 정황을 보면 고조선의 강역이 좀 더 또렷해집니다. 즉 중국의 만리장성 너머에 어떤 큰 나라가 있었는데, 그게 조선이었고, 고조선의 서북쪽 변방에 동호가 있다가 방심한 틈을 타서 흉노의 공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고조선과 흉노 사이에 동호가 있었던 셈이죠. 결국은 고조선의 강역은 시라무렌을 포함하였다가 동호가 흉노에게 밀리는 바람에 영토가 좁아진 셈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중국에도 밀려서 동쪽으로 이동하게 된 것입니다. 고조선이 동쪽으로 떠밀려도 결국은 시라무렌의 물줄기에 의지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시라무렌강이 동쪽으로 흘러서 만주에 이를 무렵, 방향을 90도로 꺾어서 남쪽으로 내려가거든요. 그게 오늘날의 요하입니다. 이렇게 되면 패수가 어째서 동쪽으로 자꾸 이동했는지도 저절로 드러납니다.

황하는 농경 문명의 중심을 흐르는 강이고, 황수는 유목 문명의 중심을 흐르는 강입니다. 시라무렌을 차지 하는 민족이 결국은 만리장성을 넘어서 중국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 중심으로 역사를 볼 게 아니라, 그 바깥의 초원지대를 중심으로 역사를 보고자 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는 강이 시라무렌, 즉 황수입니다. 만리장성 바깥의 모든 역사는 시라무렌에서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시라’는 몽골어로 노랗다는 뜻이고, ‘무렌’은 강물을 뜻합니다. 무렌은 우리말 ‘물’에 접미사가 붙은 모양새입니다. 몽골어와 한국어가 같은 알타이 말붙이(語族)이기에 그리 된 것입니다.

동북아 문명의 중심을 황하(黃河)로 해야 할지 시라무렌(黃水)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입니다. 분명한 건 만리장성 밖의 홍산 문명이 먼저 일어났고, 그 문명의 일부가 만리장성 안으로 들어가서 중국 문명의 시작인 은나라(商)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황수에서 발원하여 황하에서 꽃피운 것이 중국 문명입니다. 만리장성 바깥에서 시작된 문명이 만리장성 안에서 꽃피운 것이죠.

정진명 시인. 사진=정진명/굿모닝충청
정진명 시인. 사진=정진명/굿모닝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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