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인사이드] 영화 홀드백와 웹툰공정유통 찬반 이유
[컬쳐 인사이드] 영화 홀드백와 웹툰공정유통 찬반 이유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4.02.08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홀드백 제도는 유통질서를 공정하게 바로잡자는 점에서 영화 콘텐츠에서 또 하나의 공정유통제도라고 할 수 있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홀드백 제도는 유통질서를 공정하게 바로잡자는 점에서 영화 콘텐츠에서 또 하나의 공정유통제도라고 할 수 있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최근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정책들은 매우 선하고 바람직한 취지를 갖고 있지만, 그 의도와는 다른 반응이 나와서 당사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어떤 사례가 있으며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지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문화산업공정유통법 이른바 문산법은 웹툰과 웹소설의 건실한 발전과 성장을 위해 기획되었다. 검정 고무신의 고(故) 이우영 작가 사례가 뼈아팠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문화산업의 경쟁력이나 역동성을 저해하고, 소비자들의 후생이나 콘텐츠 향유가 제약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제13조 1항이 문제가 되었다. 여기에 ‘판매 촉진에 소용되는 비용 또는 합의하지 않은 가격 할인에 따른 비용 등을 문화상품 제작업자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당연히 제작업자에게 부담시키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웹툰이나 웹소설은 독특한 서비스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1~3회 정도 무료보기나 기다리면 무료보기 등이 있는데, 이것이 13조 1항에 어긋난다. 무료보기는 웹툰 업체와 작가가 공동부담하기 때문이다. 문산법이 시행되면 무료보기에 관한 비용은 모두 웹툰 업체가 담당해야 한다.

이러면 곧 업체들은 무료보기가 없어도 독자들이나 이용자를 끌 수 있는 작가를 우선하게 된다. 즉 무료보기는 인지도가 없거나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중요한 홍보수단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부분적 무료보기는 포털형 웹툰의 무료보기 모델에서 벗어나 웹툰이 유료 결제를 통한 문화산업화를 하는 데에서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실제로 유료 결제 모델에서는 이 무료보기가 매우 중요한 효과를 낳아왔다. 사실상 우리 웹툰이 문화산업화를 이룰 수 있었던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었다. 아울러 ‘문화상품을 납품한 후 해당 상품의 수정·보완 또는 재작업을 요구하면서 이에 소용되는 비용을 보상하지 않는 행위’의 금지도 마찬가지다.

웹툰 작가가 완성한 작품이 좀 수준이 미흡할 때 수정‧보완 요구를 할 수 없다면,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기성 작가를 더 선호하게 되고 신인 작가는 배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홀드백도 마찬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다. 홀드백 제도는 유통질서를 공정하게 바로잡자는 점에서 영화 콘텐츠에서 또 하나의 공정유통제도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개봉관에서 IPTV 그리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을 거쳐 TV 방영 이르는 단계를 일정하게 제도적으로 확립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암암리 3~4개월의 홀드백 과정이 있었는데, 이제 그것이 무너져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으로 한 달도 안 되어 직행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최근에 영화 ‘노량’의 경우에도 바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으로 직행했다.

이렇게 빨리 직행하게 되면 충분한 부가 판권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제작사, 영화관, 배급사 등은 홀드백 제도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화관 상영이 60%의 수익을 좌우하는 현실을 말한다. 따라서 홀드백 제도를 통해서 수익을 보전하고 영화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각자의 처지가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블록버스터가 아닌 소규모 영화 그리고 신예 감독과 배우의 작품들은 영화관에 오래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아무리 대작이라고 해도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해 흥행이 안 되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직행이 더 유리하다는 것. 따끈따끈한 신작 영화일수록 더욱 값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률적으로 홀드백 기간으로 묶으면 이러한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부안을 볼 때 6개월을 홀드백 기간으로 삼는다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홀드백 기간이 길수록 풍선 효과 생길 수 있는 점도 지적된다.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른바 음성유통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반대의 논거로 든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이러한 두 가지 정책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 이러한 정책과 제도들은 충분히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며 오히려 보호하고 대변하려는 이들을 해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결정 집행하는 것은 성과에 집착하는 것이며 알묘조장이나 교각살우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같은 문화산업이라고 해도 각 범주나 장르에 따라서 처지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정책에 문화산업 전체를 일률적으로 포함하는 것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문화산업정책은 성과를 전제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자본의 규모가 큰 사례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기에 이러한 점을 충분히 유의해서 정책 입안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보편 원칙을 정하되 각 상황과 실정에 맞는 예외 규정을 두며 현실의 변화에 맞게 유연성을 두고 적용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