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참사로 끝난 아시안컵,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조하준의 직설] 참사로 끝난 아시안컵,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클린스만은 경질하고 정몽규는 축구협회에서 떠나라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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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각) 2023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0 : 2로 완패한 후 아쉬워 하는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모습.(사진 :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각) 2023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0 : 2로 완패한 후 아쉬워 하는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모습.(사진 : 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6일 있었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졸전 끝에 요르단에 0 : 2로 완패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도 결국 물거품이 됐고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참사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인데 어느 누구 하나 책임을 지는 인물이 없다. 

이번 아시안컵은 매 경기마다 속된 말로 똥줄을 태우는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조별리그에서부터 4강전까지 단 1경기도 속시원한 승리를 거두지도 못했고 매 경기마다 꼬박꼬박 실점을 하며 총 10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1996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당시 11실점을 기록한 이후 최다 실점이었다. 그 정도로 수비 조직력은 형편없었고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 혼자서 수비를 하는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문제의 요르단전에선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자 수비의 중심이 사라지며 요르단 공격수 1명에게 수비수가 5명이나 달라붙고도 마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또한 클린스만의 엉성한 전술로 인해 중원은 실종되다시피 했고 상대팀들은 이 텅 빈 한국의 중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괴롭혔다.

요르단전이 그나마 2점 차로 끝났던 것도 골키퍼 조현우가 수 차례 좋은 선방을 해서 그 정도로 끝난 것이었다. 만약 어리바리한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면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0 : 5 대참패를 기록했던 네덜란드전의 재림이 될 뻔했다. 그 정도로 수비 조직력이 와해된 상태였다.

그렇다고 공격이 잘 풀린 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무슨 축구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선수들의 개인기로 억지로 억지로 골을 만들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연달아 연장전까지 치르면서 체력이 바닥나자 더 이상 개인기도 약발을 듣지 않았다.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을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무너질 줄은 누가 예상했을까?

어쩌면 예견된 참사였는데 생각보다 늦게 터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위르겐 클린스만은 선수로서는 전설적인 인물이었지만 감독으로선 의문이 있는 사람이어서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 이전엔 3년이 넘도록 팀을 이끈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감독을 맡았을 때마다 항상 ‘태업’ 논란이 뒤따랐던 인물이었다. 때문에 클린스만이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자 모국인 독일 언론에서부터 걱정하고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클린스만은 한국 감독이 된 이후에도 한국에 머무는 날이 적었고 각종 ‘부업’에만 열을 올려 한국 축구팬들의 혈압을 올렸다. 그리고 아시안컵에서도 속칭 ‘무전술’ 축구로 일관하며 매 경기 똥줄을 태우는 경기력을 보였고 4강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후에도 미소를 지어 한국 축구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이런 감독이 이끄는 팀이 우승하길 바랐던 것 자체가 도둑놈 심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은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전혀 없었다. 자신 능력 부족으로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이른바 황금 세대들의 대표팀을 이끌고도 졸전 끝에 탈락했다면 자진 사퇴 등으로 책임을 져야 했는데 클린스만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경기 후 클린스만은 한국에 돌아가 패인을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평소에 한국에 잘 머물지도 않는 양반이 도대체 무슨 분석을 한다고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대회 내내 무전술로 일관했던 사람이 경기 비디오를 백 번, 천 번 본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뭐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클린스만호의 수석코치인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와 코치인 파올로 스트링가라는 클린스만에 가려져서 그렇지 이 사람들 역시도 문제 투성이다. 선수로서는 전설적인 인물들이었을지 몰라도 지도자로선 능력이 전혀 검증된 인물이 아니고 거기다 두 사람은 계약 당시부터 한국 상주 조건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한국에 머물며 선수를 체크하지 않는 사람들이 전술을 잘 짤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문제는 이런 형편없는 감독을 선임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따져야 한다.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의 과거 이력에 대해선 축구팬들은 대부분 다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감독으로 모셔온 것은 대한축구협회였다. 그리고 클린스만이 선임되도록 한 사람은 바로 현재 대한축구협회장 정몽규라는 것이 중론이다.

정몽규는 10년 넘게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있었지만 세계 축구 외교 무대에선 거의 투명인간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정몽규는 최근 세계 축구계는커녕 AFC에서조차 동남아 후보들에게 밀리는 등, 사실상 국제 축구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 능력과는 별개로 축구계에서 선수 시절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나름의 영향력을 가진 클린스만에게 한국 감독 자리를 넘겨주는 대신, 클린스만은 자신에게 그의 영향력을 통해 도움을 준다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냐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의 태업 논란이 크게 불거졌을 당시에도 정몽규를 비롯한 축협은 이상하리만큼 방관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을 볼 때 더더욱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과 마찬가지로 정몽규 역시도 이번 아시안컵 참사에 대해 책임지려는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번 참사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경기란 것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다만 지더라도 납득이 가는 수준으로 져야 한다. 상대가 도저히 우리가 이기기 힘든 강팀이어서 불가항력으로 패배했다거나 치열한 접전 승부를 벌였으나 운이 나빠서 졌다든지 하면 그나마 이해는 되겠지만 요르단은 강팀이라 보기도 어렵고 경기 내용도 졸전에 가까웠다.

그런데 위르겐 클린스만이나 정몽규나 왜 책임을 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위르겐 클린스만은 자신이 좋아하는 부업 실컷할 수 있게 감독직에서 해임하는 것이 마땅하고 정몽규 또한 축협 회장에서 사퇴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있다. 애꿎은 선수들이 대신 사과를 하는 와중에도 이들의 사과는 없다시피 하다.

오죽하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위르겐 클린스만을 즉시 해임하고 계약 해지로 인한 위약금은 정몽규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서 메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필자도 그 말에 동의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같은 감독을 선임하고 계약한 사람이 정몽규이니 그에 대한 책임도 정몽규가 져야 한다.

흔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표현이 나온 이유는 계약 기간까지 임기를 마친 사람들보다 중간에 경질된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독이 든 성배’를 만든 것은 제대로 능력을 검증하지 않고 자질이 떨어지는 인물들을 감독으로 선임한 축협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김판곤 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이 축협에 있을 때 얼마나 꼼꼼한 행정력을 발휘하며 감독 선임을 했나? 그렇게 축구 행정이 무엇인지 자료를 넘겨주고 떠났는데 왜 축협은 그 유산을 이어받지 못하고 다 까먹다 못해 과거로 회귀한 것인가? 위르겐 클린스만을 선임한 이유부터 선임 과정에 대해 축협은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아시안컵 참사의 주범은 대한축구협회였고 공범이 위르겐 클린스만이었다. 클린스만은 마땅히 잘려야 하지만 그 사람 하나만 자른다고 해서 모든 일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축협 수뇌부를 완전히 갈아버리지 않는 한 또 다시 정몽규식 밀실행정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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