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애인단체 뒤로한 한동훈…건의문 받은 이재명
[현장] 장애인단체 뒤로한 한동훈…건의문 받은 이재명
서울역 귀성인사, 여야 지도부 집결 
한동훈, 장애인단체 면담 요구 거절
해병대단체 '채 상병 진상규명' 호소도 막혀 
시민의 냉소, "또 사진만 찍고 갔다"
이재명·심상정과 대비, 직접 만나 대화
  • 설인호 기자
  • 승인 2024.02.08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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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역 역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 이동권 확보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귀성 인사를 위해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위원장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설 연휴를 앞둔 8일 여야가 민심을 잡기위해 일제히 귀성 인사에 나섰다. 서울역 플랫폼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도중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가 '고(故) 채수근 상병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및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을 촉구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br>
8일 오전 서울역 플랫폼에서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가 '고(故) 채수근 상병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및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을 촉구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곧바로 자리를 떴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사회적 약자, 그리고 억울한 죽음을 대하는 정치인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시민들과 조우한 여야 지도부의 태도에서 그 본심이 읽혀진다.  

8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귀성 인사를 나왔다. 이에 질세라 녹색정의당과 개혁신당도 현장에 얼굴을 비쳤다.   

제1착은 국민의힘이었다. 오전 9시경 서울역에 등장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몰려든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만났다. 

어디선가 "한동훈 화이팅"이라는 외침이 들려오기도 하고, 밝은 얼굴로 악수를 하는 시민도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해하는 시민, 바쁜데 걸리적 거린다고 투덜대는 시민도 있었다. 

같은 시각 역사 1층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탈시설장애인당)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들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외치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안타깝게도 한 위원장의 동선은 이들과 맞지 않았다.  

8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8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계단을 통해 플랫폼으로 내려가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한 번만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장애인연대 소속 활동가 한 명이 2층으로 달려와 일행 뒤에서 "한동훈 위원장님, 우리 목소리를 한 번만 들어달라. 만나달라"고 절규하듯 외쳤다. 하지만 어수선한 상황에서 경호원들에게 막혔고 한 위원장은 정면만 응시한 채 카메라 불빛을 쫓았다. 

플랫폼으로 내려간 한 위원장은 전단을 나눠주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이번에는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의 기습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고(故) 채수근 상병 특검법을 제정하라", "박정훈 대령 탄압을 중지하라" 등을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인파 때문에 자칫 선로로 사람이 밀려날 수 있는 상황, 경호원들은 최대한 물리적 충돌을 자제한 채 이들을 둘러쌌지만 바로 옆에 서 있는 한 위원장은 이들의 외침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득의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여유를 유지했다. 그리고, 곧 자리를 떴으며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날 현장엔 풀 기자단 수에 맞먹는 유튜버들도 몰려들었다. 라이브 방송 촬영 중이던 일부 유튜버는 "아, 그림 안 나오네. 센스 진짜. 그거(장애인, 해병대 면담) 하나를 못 하냐"고 짜증을 냈다. 

한 차례 폭풍이 물러간 후 열차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또 사진만 찍으러 온거냐"는 볼 멘 소리를 했다. 일행인 듯한 옆 시민은 "원래 그런거 아니냐. 정치하는 사람이 바쁘다"라고 말했다. 물론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무심하게 휴대전화만 쳐다보는 시민들이 더 많았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8일 오전 서울역 역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운동가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8일 오전 서울역 역사에서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한동훈이 그냥 갔어, 우리 안 만나주고.

국민의힘이 이날 보인 태도는 잠시 후 서울역에 나타난 녹색정의당과는 사뭇 달랐다. 또한 약 세 시간 후 용산역 귀성 인사에 나선 민주당과도 달랐다. 

휠체어에 앉은 한 장애인은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녹색정의당 지도부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한동훈이 그냥 갔어, 우리 안 만나고 갔어, 한 번만 만나달라고 했는데, 그냥 갔어" 

심 의원은 "그냥 갔어요? 아이고 저런"이라고 말하며 그의 손을 잡았다. 잠시 대화를 나눈 심 의원은 천천히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눴다. 어디 선가 달갑지 않은 쓴소리도 들렸다. "2중대 왔냐"는 비아냥이다. 누구에게는 '민주당 2중대'일 것이고, 다른 누구에게는 '국민의힘 2중대'일 것이다. 정의당이 과연 오는 총선에서 이 '낙인'을 지울 수 있을까? 

8일 정오 경 용산역 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게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장애인연대)

 

8일 정오 경 용산역 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위 중인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 관계자로부터 ''고(故) 채수근 상병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및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 받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8일 정오 경 용산역 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사진 찍을 줄 안다. 정치를 안다.

장소는 다시 용산역으로 옮겨진다. 장애인연대와 해병단체 또한 자리를 옮겨 시위를 이어갔다. 용산역은 이날 흡사 '시위의 성지'가 된 듯했다. 

용산역 광장에서는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난 진보당이 몇 대의 카메라 앞에서 썰렁한 기자회견을, 역사 안에서는 민주노총 등이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윽고 민주당 지도부가 나타났고, 이재명 대표는 홍익표 원내대표 등과 플랫폼 입구 좌우에 자리한 장애인들과 곧바로 조우했다.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과 눈높이를 맞추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이 대표는 이들에게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어 시민들과 만남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마침내 예비역 해병대원들을 마주쳤다. 이 대표와 단체 대표와의 이야기는 한참 이어졌고, 이 대표는 마찬가지로 이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건의문을 전달 받았다. 장면을 놓치기 싫은 촬영 기자들의 카메라에선 연신 플래시가 터지고 유튜버들의 손도 바빠졌다. 

이후 플랫폼에 내려간 이 대표 일행은 막 출발하는 기차에 탑승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것을 마지막으로 귀성 인사 일정을 마쳤다.  

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또 다른 유튜버의 말은 이랬다. "봐라. 사진 찍을(찍힐) 줄 알잖아. 정치를 알잖아."

정치인이 정치를 아는 것은 당연하다. 민심을 귀담아듣겠다는 뻔한 수사는 사사로운 행동에서도 바로 드러난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카메라 앞에서 어떤 장면을 연출해야 할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비록 '쇼'일 지라도 말이다. 

8일 정오 경 용산역 역사에서 전국지하철철도노동조합협의회가 현수막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8일 정오 경 서울 용산역 역사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와 일반 시민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8일 오전 서울역 역사에서 한 시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KBS 대담 녹화 방송을 보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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