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개혁신당,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나?
[조하준의 직설] 개혁신당,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나?
확고한 지역 기반, 고유의 이념 없는 정당은 부평초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16 13:0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혁신당의 명분 없는 통합을 풍자한 본지 서라백 작가의 만평.
개혁신당의 명분 없는 통합을 풍자한 본지 서라백 작가의 만평.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제3지대 빅텐트를 외치며 야심차게 출항한 개혁신당이 창당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도 빨리 찾아왔기에 솔직히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개혁신당은 왜 출항하자마자 좌초 위기에 빠진 것인지 분석해보지 않을 수 없다.

들어가기에 앞서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소위 제3지대를 표방하는 정당 A와 B가 있는데 각각 따로 있을 때 지지율은 12%, 10% 정도였다고 치자. 그런데 이 두 당이 합당할 경우 지지율은 어떻게 될까? 최소 지지율 합인 22%라도 나와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인데 대부분은 단순 합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정치는 산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산수는 1 + 1 = 2이지만 정치에선 1 + 1이 항상 2가 되는 것은 아니다. 3이 되는 경우도 있고 도리어 1.5나 0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각자는 제3지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A당과 B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항상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 때문에 지지율이 단순 합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개혁신당 이전에 이런 현상을 보인 당이 이미 존재했다. 그건 바로 바른미래당이었다. 바른미래당 출범 당시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였기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줄곧 50%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하늘을 찔렀다. 반면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여러 야당들은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의 지지율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일단 지리멸렬한 상황이었기에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는 바른정당과 합당하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을 역전해 제2당의 포지션을 획득할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그를 토대로 지선과 총선에서 괄목할 성적을 거두어 제1야당이 되겠다는 야심에 따라 갑작스럽게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안 전 대표의 결정에 국민의당은 급격히 내홍에 휩싸였다. 천정배, 박지원 전 의원 등을 비롯한 호남계 의원들 대다수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다 결국 상당수가 국민의당을 이탈해 민주평화당을 차렸다. 그리고 바른정당 역시 쇠퇴하는 정당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반수가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합당 전 양당의 의석 수 합은 48석이었는데 막상 합당하고 보니 바른미래당의 의석은 30석에 불과했다. 그래서일까? 안철수 전 대표의 계산과는 달리 바른미래당 출범 후 첫 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바른정당의 지지율 단순 합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치는 산수가 아니며 1 + 1이 반드시 2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준 것이다.

이후 바른미래당은 7회 지선에서 어떤 성적도 거두지 못한 채 철저히 빈손으로 망가지고 말았다. 그 후로도 내홍에 휩싸여 이합집산을 벌인 끝에 미래통합당과 민생당으로 각자 흡수되면서 소멸의 길을 걸었다. 바른미래당이 왜 실패했는지를 알면 개혁신당의 미래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의 실패 중 가장 큰 원인은 뚜렷한 지역 기반이 없었다는 것이다. 정치에서 지역 기반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출범 이전 국민의당은 지역구는 호남계, 비례는 안철수계로 양분되어 있다시피 했는데 바른정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호남계 대다수가 이탈하면서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을 잃었다. 바른정당 역시 국민의당과 합당 이전 의석이 9석에 불과해 지역 기반이 전무했다.

여기서 이미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7회 지선 당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자유한국당 역시 11% 지지율에 불과했고 부울경이 민주당의 영토로 넘어가 버렸지만 그래도 대구․경북이라는 최후의 보루만큼은 굳건히 지켰다. 그 덕분에 대구시장과 경북시장을 당선시키는 것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지역 기반이 없었기에 광역자치단체장은커녕 기초의원 하나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같이 국민의당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민주평화당이 호남에서 기초자치단체장 몇 명이라도 배출했고 기초의원, 광역의원 몇 명이라도 배출한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그나마 민주평화당은 호남에 약간의 기반을 갖고 있었기에 그만한 성적을 냈지만 바른미래당은 그것도 없었다.

이 당시 바른미래당의 모습을 보고 지금의 개혁신당을 보면 어떤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개혁신당 역시 뚜렷한 지역 기반이 없는 당이다. 그나마 지역 기반이 확고한 인물이라 불렸던 이낙연 공동대표는 현재 고향인 호남에서도 욕을 먹을 정도로 자신의 텃밭을 스스로 잃어버렸다. 그 외 현역 의원들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거나 비례대표라 역시 지역 기반이 없다.

뚜렷한 지역 기반이 없으면 세대 기반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잃어버렸다. 이대남으로부터 한 때 추앙받다시피 했던 이준석 공동대표는 현재 그 이대남들이 상주하는 커뮤니티에서 이젠 조롱 대상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준석 공동대표는 개혁신당의 탈당 러시를 류호정 전 의원 책임으로 돌려 빈축을 샀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20대 총선 때 38석을 획득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비례대표에선 안철수를 중심으로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오고 지역구에선 노련한 개인기로 다져진 호남계 의원들이 의석을 벌어오는 적절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혁신당엔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 즉, 지금의 개혁신당은 뚜렷한 지지 기반이 없어 뿌리 없는 부평초(浮萍草)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들만의 고유한 정치 이념이 없다는 것이다. 지나친 이념 논쟁이 나쁜 것이지 이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정당이란 것이 같은 정치적 철학과 이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인 만큼 고유한 이념이 있고 없고는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 바른미래당을 보면 ‘중도’를 표방했지만 그 ‘중도’의 실체는 양비론(兩非論)에 불과했다.

즉, ‘문재인도 싫고 홍준표도 싫다’는 것 외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공유하는 이념이 거의 없었기에 바른미래당만의 고유한 정치 이념과 철학을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의 개혁신당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개혁신당의 구성원들이 ‘윤석열도 싫고 이재명도 싫다’는 것 외에 무엇을 공유하고 있는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는다.

금태섭 전 의원이나 류호정 전 의원은 모두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인데 이준석 공동대표는 거의 ‘페미와의 전쟁’을 벌이다시피 하며 이대남들로부터 추앙을 받았다. 이렇게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이 ‘제3지대 빅텐트’라고 모였는데 어떻게 개혁신당만의 고유한 정치 이념과 철학이 나올까? ‘제3지대 빅텐트’라면 모든 걸 다 녹여서 새로운 하나의 물건을 만드는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 개혁신당의 모습은 서로 섞이지 않은 샐러드다.

마지막 문제는 그 당에 합류하는 사람들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개혁신당이 이미 국민들로부터 낙인찍힌 황보승희 의원과 부동산 투기 문제로 시끄럽게 했던 양정숙 의원에게까지 손을 벌렸을까? 그들이라고 과연 황보 의원의 불륜 의혹이나 양 의원의 부동산 투기 문제를 몰라서 그랬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기호는 앞 순번을 받고 국가보조금도 받아야 그나마 선거를 좀 더 수월하게 치를 수 있는데 기대했던 것과 달리 국민의힘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선 급한대로 황보 의원과 양 의원에게까지 손을 벌린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이탈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그 당에 가봤자 자신들에게 별로 이득이 될 게 없으니 그렇다고 봐야 한다.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개혁신당은 그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후하게 쳐줘야 21대 총선 당시 민생당 정도고 박하게 치면 19대 총선 당시 동교동계 퇴물들이 모여 만들었던 정통민주당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낙연 공동대표야 이미 나이 70이 넘었고 대통령 빼고 다 해본 사람이니 그렇다고 쳐도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러다가 ‘마삼중’을 넘어 ‘마사중’이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성진 2024-02-19 12:17:48
이낙연과 이준석의 개혁신당
합당 당시부터 물과 기름으로 생각되어 합쳐질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물론 머릿수를 생각하여 합쳤겠지만 사방팔방에서 모이면 잡탕이 되는 것 아닐까요?
정치철학과 인간 근본 사상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 무슨 일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지금 당장 해산하여 출발 당시로 되돌아가는 길이 나름대로 빠른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김영민 2024-02-16 14:21:42
진짜태풍은 민주당200석!! 가즈아!!굿모닝충청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