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누구를 위한 '86 운동권 청산'인가?
[조하준의 직설] 누구를 위한 '86 운동권 청산'인가?
70대 이상 노년층 표 결집 위한 얄팍한 술책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17 09: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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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실컷 무시당하고도 선거철마다 무지성적으로 지지하는 노년층들의 관성적 투표를 풍자한 본지 서라백 작가의 만평.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실컷 무시당하고도 선거철마다 무지성적으로 지지하는 노년층들의 관성적 투표를 풍자한 본지 서라백 작가의 만평.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4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 지역구 49곳 중 19곳을 ‘단수 공천 지역’으로 확정했는데 이 19곳 중 15곳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현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다. 주요 언론들은 단수 공천 지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이번 수도권 전략을 크게 '86 운동권 청산'과 '반(反) 이재명'으로 분석했다. 즉,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오랫동안 차지했거나 이 대표 측근 의원들이 포진해 있는 곳에 가장 먼저 공천을 확정했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줄기차게 떠들었던 ‘86 운동권 청산’ 프레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은 ‘운동권 악마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물어보고 싶다. 물론 지금의 운동권 세대들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50대, 60대에 접어들었고 세대교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허나 그들이 그 악랄하기 짝이 없었던 군부 독재정권을 상대로 목숨을 걸고 최루탄을 맞고 고문을 받아가며 민주화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지금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었을까? 격언에도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다. 그들이 흘린 피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리고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속담에도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다. 운동권 세대들의 공로는 인정하되 이제 오랫동안 정치에서 활동했으니 후배들에게 양보해달라고 하는 것과 ‘청산하자’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 ‘청산’이란 것은 말끔히 청소해서 없애야 한다는 것인데 운동권 세력들이 없어져야 할 ‘악의 축’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그렇게 말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무슨 기여를 했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나? 필자는 두 사람이 민주화운동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더불어민주당 내 소위 운동권 국회의원들은 그 나이로 볼 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그 사이의 세대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이 피를 흘리며 고문 받아가며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헌신하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 그런데도 운동권 세력들을 ‘악의 축’인 양 말할 자격이 있을까?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본인의 형과 누나 뻘에 해당하는 이들이 민주화운동을 하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 나이가 어려서 민주화운동을 못 했다고 핑계댈 것인가?

민주화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오직 본인들의 ‘입신양명(立身揚名)’에만 힘썼을 뿐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기여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오죽하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강민석 전 대변인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운동권 청산론’에 대해 “운동권 세력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그 말이 맞다. 이제부터 본지라도 ‘운동권’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민주화운동 세력’이라고 정정해야 할 것 같다.

또 강 전 대변인은 “그(한 위원장)이 ‘민주화’는 거두절미하고 ‘운동권’이라고 하는 이유는 대립적 선거 구도를 만들어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얄팍한 전략일 것”이라며 “박물관에 보내야 할 이념형 선거 프레임, 신종 색깔론으로 또다시 국민을 갈라놓으려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신종 색깔론이라는 전략을 쓰건, 잔머리를 쓰건 그건 한 위원장의 자유지만, 도대체 민주화운동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청산'인가”라며 “민주화운동이 무슨 적폐라도 되나”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누가 검사 독재 아니랄까 봐 어쩌면 그렇게 군사독재 정권이 민주화운동 세력을 대하던 것과 판박이인가”라며 “그러니 검사독재 소리 듣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시절, 나 같은 주변인 말고 자신들의 모든 걸 걸고 전두환, 노태우에 맞선 이들이 바로 한동훈 위원장이 말하는 '운동권 세력'”이라며 “박종철, 이한열 열사 역시 '운동권 세력'이었음은 물론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강 전 대변인은 “난데없이 운동권 청산론을 들고 나오면서 다시 그날을 각인시켰으니, 오월이 오면 한동훈 위원장이 천상의 박종철 이한열 열사에게 한번 물어보기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강민석 전 대변인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향해 “그 시대를 지나온 많은 이들에게 당신이 말하는 '운동권 세력'(정확히는 '민주화 운동가')이란, '부끄러움이면서 아직은 마음에 남아 있는 부채'를 느끼게 하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즉,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민주화운동가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과거 군사 독재정권은 이 민주화운동 세력들을 향해 모두 색깔론으로 덧칠하며 아무 근거 없이 ‘빨갱이’니 ‘주사파’니 하면서 용공분자로 둔갑시켰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 진짜 ‘빨갱이’는 일부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갱이’ 타령을 한 것은 자신들의 정권 유지에 그 목적이 있었다.

지금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86 운동권 청산’을 떠들고 후보 단수 공천도 그 프레임대로 한 것은 무지성적으로 투표를 하는 70대 이상 노년층들 결집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뜬금없이 이승만 우상화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홍보에 나서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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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2024-02-18 18:41:32
그래 민주화 우동에 기여했거나, 독립군 협회에 10원도 기부하지 않는 사람은 대통령 못하는 법 만들자.
그리고 음주운전 형량을 사형으로 올리자.
일 좀 하자 여의도 금뺏지 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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