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북스/다시 읽는 고전] '윈스턴의 일기장과 펜’이 필요한 이유
[굿모닝북스/다시 읽는 고전] '윈스턴의 일기장과 펜’이 필요한 이유
조지 오웰-1984
  • 박수빈 기자
  • 승인 2024.02.19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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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윈스턴처럼 ‘일기장과 펜’으로 일기를 써야 한다. 나도 모르게 ‘무지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고,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굿모닝충청=박수빈 기자)
우리는 윈스턴처럼 ‘일기장과 펜’으로 일기를 써야 한다. 나도 모르게 ‘무지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고,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굿모닝충청=박수빈 기자)
조지 오웰-1984
조지 오웰-1984

[굿모닝충청=박수빈 기자] 조지오웰의 '1984'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 '상식있는' 독자라면 어떤 감정이 솟아 올까?

먼저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1984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1949년 집필 당시 기준으로 먼 미래의 1984년을 빅 브라더가 지배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겪는 사건을 다룬다.

사람들은 텔레스크린에 감시당하고, 사생활과 개인공간이라는 말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빅 브라더가 2+2=5이라면 그런 것이고, 백이었던 것을 흑이라고 바꿔 말해도 사람들은 아무런 의문도 갖지 않고 수긍한다.

주인공 윈스턴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당과 전쟁을 찬양하고, 배우려하지 않는 모습에서 기시감을 느끼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2+2=5가 아닌 2+2=4라고 외칠 수 있는 세상을 원했고, 모두가 옳다고 했을 때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했던 윈스턴은 감시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일기장과 펜으로 일기를 쓴다.

이는 빅 브라더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기록까지 남기는 것이기 때문에 들키게 되면 사형까지 당할 정도의 위험한 행동이다.

결국 당이 금지했던 이성간의 연애와 성관계도 맺기도 하고, 빅 브라더를 반대하는 세력으로 인해 결국 사상경찰에 끌려가게 된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이 책을 읽고 북한 등 지독한 독재국가를 떠올리겠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북한만을 걱정할 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정부는 최근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무료 OTT 이용권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물가는 2022년보다 3.6%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는 20%나 급등했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얼음장처럼 춥거나 찜질방처럼 더운 방 안에서 OTT 영상을 보며 "이 정도면 살기 괜찮지"라는 생각을 갖게 '세뇌'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최근, KBS가 4월을 목표로 제작 중이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가 사실상 불방 결정됐다. 제작진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방송 시기를 미루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그리고 6월 항쟁까지 상세히 다룬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도 종영 소식을 알렸다.

이와는 대비되는 모습으로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우상화하는 ‘건국전쟁’이 개봉됐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앞다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대한민국 국민은 4·19 정신을 계승한다’라고 돼 있다. 4·19 혁명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들이 일으킨 혁명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6·25를 제외하더라도 자국민 학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제주도에서 1만4천여 명이 학살당한 4·3 사건과도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물을 ‘건국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하는 행위야 말로 ‘반헌법적’이 아닌가?

다시 '1984' 내용을 보자. 여기에는 ‘다른 것’을 강력하게 배제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잠꼬대로 ‘빅 브라더를 타도하자’라고 중얼거린 남자는 7살 딸이 신고해 사상경찰에 끌려간다.

주인공은 빅 브라더를 반대하는 ‘골드스타인’의 세력인 형제단에 협력하자는 ‘오브라이언’의 꾐에 넘어간다. 그도 사상경찰이었고, 결국 주인공은 끌려가 고된 고문을 받으며 정신을 개조당한다.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최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자기 주장을 펼친 이 학교 졸업생이 경호원들에게 사지가 들려 강제 퇴장 당했다. 그 졸업생은 반토막난 올해 연구개발예산의 복원을 외친 것임에도 졸업식에서 그런 봉변을 당했다.   

소설속으로 재차 들어가보면, 주인공을 고문하던 고위당원은 그를 두고 ‘이 세상 몇 남지 못한 인간’이라고 말한다. 독재 국가의 목표는 한 명의 인간이 아닌, 자신들만을 위해서 일하는 인간, 즉 무지한 인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독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버리게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빅 브라더’들이 이번에 ‘완전한 권력 장악’에서 실패하더라도, 다음번에는 국민들을 무지하게 만들기 위해 더 안간힘을 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는 윈스턴처럼 ‘일기장과 펜’으로 일기를 써야 한다. 나도 모르게 ‘무지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고,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윈스턴은 실패했다. 우리도 실패의 전철을 밟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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