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80석 민주당을 무력화한 건 '지역주의'와 '정치업자'"
유시민, "180석 민주당을 무력화한 건 '지역주의'와 '정치업자'"
민주당 향한 쓴소리 칼럼 게재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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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시민언론 민들레에 올라온 유시민 작가의 칼럼.(출처 : 시민언론 민들레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9일 시민언론 민들레에 올라온 유시민 작가의 칼럼.(출처 : 시민언론 민들레 기사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뼛속까지 친노’란 의미의 ‘뼈노’ 유시민 작가가 지난 19일 시민언론 민들레에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를 담은 칼럼을 게재했다. 유 작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민 절망과 분노 받아 안고 더 유능한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국민의힘 성향을 감추고 숨어 있는 소위 ‘정치업자’ 정치인들을 배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날 유시민 작가는 시민언론 민들레에 〈민주당은 더 나아져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우선 유시민 작가는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과 간호법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양곡관리법, 방송법,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9건의 법률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간호법과 노란봉투법은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유시민 작가의 주장이다.

간호법의 경우 간호사 단체와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간호사의 지위와 역할을 법률로 명확하게 규정하라고 요구했던 법안이고 노란봉투법 역시 손해배상 청구제도를 악용해 파업권을 봉쇄하고 파업 노동자에게 보복하는 기업의 위헌 행위를 막아달라고 노동계가 오래 전부터 요구해 온 것이었다.

국민의힘이 두 법안 처리에 어깃장을 놓는 것은 그들이 부자와 사회적 강자들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니 그렇다고 쳐도 민주당은 그 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 유시민 작가의 지적이다. 유 작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의 힘으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었고 대통령의 거부권 따위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는데도 강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즉, 더불어민주당을 사실상 암흑기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는 이낙연 대표 체제 지도부 시절에 민주당이 의사협회와 기업의 눈치만 보다 간호법과 노란봉투법 처리를 미뤘고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 하려 하니 대통령 거부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유 작가의 주장이다. 그만큼 이낙연 지도부가 한심했고 무능했다는 것을 에둘러 지적하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

유시민 작가는 자신이 이전까지 늘 민주당을 지지해왔고 앞으로도 그건 변함이 없을 것이라 하면서도 민주당 내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유시민 작가는 본인이 생각하는 민주당의 ‘마음에 들지 않는 면’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는 바로 대의원제였다. 유시민 작가는 대의원제의 필요성 자체는 공감했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 선거 후보를 뽑거나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직자를 선출할 때 대의원에게 특별히 큰 권한을 주는 것에는 반대의 입장을 표했다. 그는 이런 대의원제는 ‘정치인이 당원을 지배했던 구시대 정치의 불합리한 유물’이라 주장했다.

특히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 의원을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이 엮인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해서도 지역위원장과 국회의원이 대의원을 사실상 지명하고 대의원 1표가 일반 당원 60표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 그런 부패가 발생하는 것이라 진단했다. 유시민 작가는 “부패의 근원을 왜 싹 없애버리지 않는지,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의 부당한 특권이었다. 유시민 작가는 국회의원 혹은 지역위원장들이 대의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원명부를 관리하는 것을 지적했다. 국회의원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다른 경선 참가자들은 당원의 이름을 모르는데 지역위원장이 당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선 ‘민주주의’를 외치다가 지역구에 가면 왕처럼 군림하고 있고 지역위원장은 탈당하면서 당원 명부를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 다른 정당 후보가 되어 민주당원한테 문자를 보낸다는 것이 유 작가의 주장이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당원 명부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지역위원장이 아닌 누군가를 지역위원회 정보관리자로 지정해 당원의 개인정보를 국회의원이 사유화하지 못하게 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당원의 권한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주로 ‘수박’이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의원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으로 보인다. 소위 ‘수박’이란 멸칭으로 불렸던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당원의 의사와 당 지도부의 방침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했으며 수시로 이재명 대표 체제 지도부를 공공연히 비방하고 다녔다. 소위 ‘수박’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개딸 악마화’ 작업 사례는 그 수가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어렵다.

이에 지도부 차원에서도 수차례 경고를 했음에도 그 ‘수박’ 의원들은 민주당에 다소 적대적인 언론을 활용해 “지도부가 당내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있다”는 식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이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문자를 보내 항의하거나 당 게시판에 비판 글을 올리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그 ‘수박’ 정치인들은 ‘문자폭탄’, ‘홍위병’, ‘개딸전체주의’ 운운하며 당원을 비난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런 사례를 열거하면서 “당원들은 다음 총선 후보 경선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또 유 작가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을 당시 민주당 당원들이 무력감을 느꼈지만 실질적으로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 이유는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현상이기 때문”이라 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문재인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이란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갖고도 왜 간호법과 노란봉투법을 처리하지 못했는지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진단한 180석을 무력화시킨 두 개의 힘은 바로 ‘정치업자’와 ‘지역주의’였다. 이들이 바로 더불어민주당을 암흑기로 몰아넣고 180석의 힘을 무력화시킨 주범이란 것이다.

유 작가는 ‘일사불란(一絲不亂)’을 정당의 미덕이라 할 수 없고 당원 여론과 당 지도부의 방침에 반기를 드는 소수파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지도부의 판단이나 다수 당원의 뜻이 언제나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정당은 기강과 질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작년 9월 21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을 때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은 기강과 질서가 잡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유시민 작가 또한 그 사태를 보고 크게 놀랐으며 놀란 이유에 대해 “내가 놀란 것은 민주당 비주류가 당 대표의 정치적 생사 결정권을 검찰과 법원의 손아귀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존재를 과시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유시민 작가는 정당엔 비주류 또는 소수 정파가 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며 왜 그런지는 오늘날의 국민의힘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엔 비주류가 없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김기현 두 전 대표를 내쫓다시피 했던 것과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도 김경율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을 트집잡아 비서실장을 시켜 사퇴하라고 윽박질렀을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아무런 비판의 목소리가 없었으니 비주류가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불화를 빚었던 이들 중 일부는 결국 제 발로 나가서 개혁신당을 만들었고 완벽하게 일사불란한 국민의힘은 현재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중이라는 게 유시민 작가의 시각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와 전․현직 국회의원 몇 사람이 당을 나와 개혁신당에 합류했고 결국 11일 만에 또 갈라섰다.

유시민 작가는 민주당이 여당 시절 간호법과 노란봉투법을 의결하지 못한 것은 내부에 그런 국회의원들이 제법 많았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성공하는 정당은 내부가 균일하지 않으며 다른 조건이 같다면 다양한 이념 성향을 가진 정치인이 있는 정당이 그렇지 않은 정당을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시민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민주당은 성공한 정당이다. 민주당에는 보수적 성향의 정치인이 제법 많다. 지역구에 가면 왕처럼 행세하는 국회의원도 흔하다. 그런 사람이 ‘다선의원’이 되어 국회의장 자리까지 올라간다. 그렇게 되는 이유의 하나는 ‘정치업자’가 많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정치의 ‘지역주의’ 때문이다. ‘정치업자’는 모든 나라 모든 정당에 다 있는 것이고 ‘지역주의’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심한 편이라는 게 문제다.”

즉, ‘지역주의’를 무기로 사실상 지역의 토호(土豪)로 군림해 온 세력들과 정치인이 하나의 ‘직업’이 되어버리다시피 하며 10년, 20년씩 장기간 정계에 몸을 담은 다선 의원들인 ‘정치업자’들이 더불어민주당 내에 득시글거렸기에 여당 시절에 개혁 의제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것이 유시민 작가의 지적이다. 

유시민 작가는 독일의 사회 학자 막스 베버(Max Weber)의 책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인용해 ‘정치를 위해 사는 사람’을 ‘정치인’으로 ‘정치로 먹고 사는’ 사람을 ‘정치업자’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현실 정치에서는 ‘정치인’보다는 ‘정치업자’가 더 잘 그리고 더 오래 살아남는 경향이 있다”고 직격했다.

유시민 작가는 ‘정치업자’가 있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그런 사람도 있어야 정당이 어려운 시기에도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민주당의 ‘정치업자’들은 간호법이나 노란봉투법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들은 사회적 강자가 반대하는 법률을 의결하는 데 열정을 쏟지 않으며 국민의힘의 반대에 부딪히면 ‘협치’니 ‘합의’ 타령을 하며 그걸 대단히 귀중한 가치로 내세우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작가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낙연 지도부 시절 민주당이 딱 그 모습이었다.

또 유시민 작가는 민주당의 ‘정치업자’ 비율을 높이는 특별한 요인으로 ‘뿌리 깊은 지역구도 정치’를 꼽았다. 호남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으로 국회의원이 되긴 어렵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항쟁 이후 보수 정당 소속으로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건 이정현 전 의원과 정운천 의원 뿐이고 그나마도 현재는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유시민 작가는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힘에 잘 어울릴 만한 사람도 민주당에서 정치를 한다고 직격했다.

그 예시로 윤석열 정부에서 고위 공직을 받은 예전 민주당 국회의원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 의원과 함께 국민의당을 만들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호남을 석권했던 정치인들을 들었다. 또 지금 민주당 내 호남 지역 국회의원들 중에도 국민의힘으로 옷을 갈아 입어도 될 사람이 적지 않다고 직격했다.

물론 그 ‘정치업자’들은 국민의힘과 경합하는 충청도, 강원도, 수도권에도 있고 양당 중 자신이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되는 데 유리한 쪽을 선택한 정치인들이라고 덧붙였다. 유시민 작가는 이 ‘정치업자’들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간호법이나 노란봉투법 단독 처리를 반대하지만 밖에 나가서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합지역인 수도권과 충청도에 지역구를 둔 조응천, 이원욱, 김종민 의원 등이 개혁신당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유시민 작가는 “당원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현재 소위 ‘반명’으로 알려진 수도권의 민주당 국회의원 중에 적합도 조사에서 도전자를 압도해 단수공천을 받은 사례가 최근 여럿 나온 것을 언급했다.

이 조사 결과에 대해 유 작가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비주류일지라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비판하고 바로잡는 일에 능력을 발휘한 국회의원은 기꺼이 인정하지만 그러나 능력이 없으면서 당에 해를 끼치는 언행을 반복하는 비주류 ‘정치업자’는 단호하게 배척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으로 이적한 국회의원들이 그런 경우였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작가는 국민의힘을 오늘 시점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보수정당으로 또 더불어민주당을 오늘 시점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진보 정당으로 인정한다고 밝히며 국민의힘엔 바라는 것이 없지만 민주당에는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더 나은 ‘내일’이란 그간 180석을 가지고도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더 뚜렷한 집단적 의지를 지니고 더 강력하게 실천하는 정당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비주류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더 활발하게 토론하고 절충해 더 확실한 집단적 의지를 형성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거렇게 해서 더 유능한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 되는 것이었다.

끝으로 유시민 작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의 역사, 오늘의 민주당이 되기까지 당원과 시민들이 치렀던 희생과 봉사, 지지한 시민들의 눈물과 환호,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절망과 분노를 받아 안고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가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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