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또 다시 벌어지고 있는 '여조라이팅'
[조하준의 직설] 또 다시 벌어지고 있는 '여조라이팅'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특정 계층 과표집 현상 해소가 절실하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26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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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2월 4주 차 정기여론조사 중 정당 지지율 세부지표. 보시다시피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약 10.1%p 더 과표집됐다.(출처 : 리얼미터)
2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2월 4주 차 정기여론조사 중 정당 지지율 세부지표. 보시다시피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약 10.1%p 더 과표집됐다.(출처 : 리얼미터)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0대 대선과 8회 지선 당시를 되돌아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듣도 보도 못한 여론조사 기관들이 마구 여론조사 결과를 내보냈다. 특히 대선 때를 생각해 보면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최소 5~10%p 더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겨우 0.73%p 차 승리였다.

결국 그 동안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잘못된 결과였으며 이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들의 투표 의욕이 저하되어 투표를 포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여론조사로 유권자들을 가스라이팅한다”는 뜻의 ‘여조라이팅’이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 ‘여조라이팅’으로 재미를 본 언론들은 몇 달 후 치른 8회 지선에서도 또 써먹었다.

안 그래도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박지현의 갖은 돌출 행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저런 여론조사 결과들이 범람을 하니 대선 때보다도 투표 의욕이 더 떨어져 결국 호남 3곳과 경기도, 제주도만 겨우 지키고 나머지는 모두 큰 표 차로 내주는 결과를 맞게 됐다. 과연 이런 여론조사 방식과 그걸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의 태도를 올바르다 할 수 있을까?

우선 2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정기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이 날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41.9%, 부정 54.8%를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 긍정평가는 전 주 대비 2.4%p 더 상승한 반면에 부정평가는 전 주 대비 2.4%p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2월 4주 차 정기여론조사 중 정당 지지율 세부지표. 보시다시피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약 8.6%p 더 과표집됐다.(출처 : 리얼미터)

이에 언론들은 8개월 만에 지지율 40%를 넘겼다고 찬양하기 바빴고 상승 원인에 대해 리얼미터의 분석 결과인 “그린벨트 규제 개편, 원전 연구·개발 금융 지원 및 산업 생태계 정상화 지원책 등 네 차례에 걸쳐 이어지는 지역 발전 행보와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이 40%대 수복을 이룬 요인으로 보인다”를 무비판적으로 받아 썼다.

예나 지금이나 리얼미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들의 표면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최근 이슈를 무리하게 결부시켜 표면적인 분석 결과를 성급하게 내놓는다는 것에 있다. 이 여론조사의 세부지표를 보면 보수와 진보의 표집 비율이 770 : 554로 보수층이 216명이나 더 과표집됐다. 이를 %로 환산하면 8.63%p로 오차범위인 ±2.0%p를 초과한다.

또 정당 지지율 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43.5%로 전 주 대비 4.4%p나 더 급등한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39.5%로 전 주 대비 0.7%p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 재역전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잡음” 때문이란 식으로 해석하는 기사를 올렸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역시 세부 지표를 보면 보수와 진보의 표집 비율이 306 : 205로 보수가 101명 더 과대 표집됐다. 이를 %로 환산하면 약 10.1%p로 역시 오차범위인 ±3.1%p를 뛰어넘는다. 결국 보수가 8~10%p 더 과대표집된 조사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걸 과연 정확한 여론이라고 보도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지난 5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2월 1주 차 여론조사결과. 보수 과표집 비율이 4주 차 조사 결과에 비해 적어졌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출처 : 리얼미터)
지난 5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2월 1주 차 여론조사결과. 보수 과표집 비율이 4주 차 조사 결과에 비해 적어졌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출처 : 리얼미터)

설 연휴 전인 2월 1주 차 조사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당시 조사 결과는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조사의 경우 긍정 37.3%, 부정 59.4%였다. 이 당시도 보수층이 더 많이 잡히긴 했지만 1.6%p 차라 큰 차이가 없었다. 정당 지지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45.2%, 국민의힘이 39.8%를 기록했는데 역시 보수층이 더 많이 잡혔지만 2%p 차라 큰 차이가 없었다.

즉, 보수층과 진보층의 표집 비율 차이에 따라 얼마나 여론을 왜곡시키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언론들은 이를 간과한 채 여론조사에 대한 심층분석을 하지 않고 표면적인 분석 기사만 내보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의 표본 보정 미비와 언론들의 표피적인 분석이 ‘여조라이팅’을 이루는 구성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여론조사업체가 고의로 보수층을 과대표집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진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여론조작’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 구성이나 조사 기간 등에서 한쪽 지지층의 응답은 더 많이 잡히고 다른 쪽 지지층의 응답은 저조하게 나오는 식으로 ‘티 안 나는 조작’을 할 수는 있다. 법적으로만 걸리지 않으면 ‘티 안 나는 조작’은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여조라이팅’이 과연 좋다고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절대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어느 쪽에도 좋은 결과를 주진 않는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선 이런 식의 ‘여조라이팅’에 지쳐 결국 투표를 포기해버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 마치 지난 20대 대선과 8회 지선 때처럼 말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 입장에선 이런 ‘여조라이팅’ 결과에 너무 지나치게 들떠서 제대로 된 여론 현황을 보는 눈이 가려져 상황을 오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이렇게 계속 보수 과표집으로 눈속임한 여론조사만 보며 국민의힘이 앞서가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 개표 결과에서 다른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럼 결국 엉뚱한 곳으로 분노가 번지게 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지난 21대 총선 직후 수구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떠돈 ‘사전투표 음모론’이 왜 발생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왜곡된 상황 판단을 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개표 결과가 자신들의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오자 엉뚱하게 애꿎은 사전투표 제도를 트집 잡아 화풀이한 결과물이다. 그나마 그 때는 수구 유튜버들의 엉터리 방송이었지만 여론조사기관은 공신력이 있는 단체란 점에서 더 심각한 파장을 낳을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가중치 부여 방식에 손질을 하고 또 보수층과 진보층, 중도층 등에도 적절한 표본 배분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기계적으로 50 : 50으로 표본을 표집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특정 계층의 과표집 문제는 해결을 해야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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