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봉의 인생오계] 존엄하게 인생을 마무리하라!
[유한봉의 인생오계] 존엄하게 인생을 마무리하라!
유한봉의 인생오계 ⑥ 사계(死計)
  • 유한봉
  • 승인 2015.07.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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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봉 대전광역시노인복지관장 겸 100세 시대 은퇴연구원장 前) 성락종합사회복지관장, 국립 공주대 LINC사업단 산중교수, 한국조폐공사 관리처장 등

[굿모닝충청 유한봉 대전광역시노인복지관장 겸 100세 시대 은퇴연구원장] 인생 5고(五苦) 중 마지막 ‘사계 대책’은 죽음에 대한 고통 대책이다. 나이 든 어른들의 한결같은 고민은 어떻게 고통 없이 죽을 것인가. 더 나아가 존엄하게 인생을 마무리 할 것인가? 인간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마지막 과정을 앞 둔 노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 역시 건강하게 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평안히 잘 죽는 것이다. 한결같은 소망은 인생의 마무리를 밝고 아름답고 품위 있게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죽는다면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까?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삶의 마지막 날’을 떠올렸다는 스티브 잡스는 죽음을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라 말했다.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은 ‘죽음은 영원한 세계를 여는 황금열쇠’라고 했다.

죽음은 신의 선물이다. 누구나 죽음을 의식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우린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2년 발표한 ‘생명 나눔 인식도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79.2%는 ‘죽음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고 답했다. ‘죽음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응답은 24.8%에 그쳤다. 일본 사람들이 ‘슈카츠(終活, 임종준비) 활동’ 등 죽음에 대한 교육과 관심이나 문화가 발달한 것에 비하면 한국은 죽음문화의 미개척지이다.

전문가들은 죽음을 금기시하지 않을 때 남은 삶을 충실히 살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존엄하고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려면 참된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삶도 진지해 진다정작 초등학교부터 죽음교육을 하는 선진국에 비해서 우리 사회에서는 죽음 준비에 대한 교육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죽기 전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엔딩노트나 유언장 쓰기를 권했다.

호주에서 시한부 환자들을 오랫동안 돌봐온 호스피스 간호사 브로니 웨어(Bronnie ware)는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 란 책을 펴냈다(2013). 이 책에서 죽기 전 사람들은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고 이야기했다.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나 자신에게 더 솔직하게 용기내서 살지 못한 것 ② 너무 일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일 중독자로 인생을 낭비한 것 ③ 감정 표현을 좀 더 많이 하고 살았어야 했는데 때로는 자신과 타인을 속이면서 산 것 ④ 친구들과 좀 더 자주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 ⑤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조금 더 웃고 주변 사람에게 행복한 말을 못 해준 것을 후회했다.

죽음의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에 대한 준비교육이 필요하다. 건강한 삶, 의미 있는 삶, 여유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종교적인 사후세계 준비를 위해서 더욱 필요하다.

흔히 잘 죽는 것을 웰다잉(well-dying)이라고 하는데, 그 주제들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웰다잉의 의미, 죽음학, 죽음의 이해와 죽음관, 존엄한 죽음과 사전의료의향서, 질병과 통증관리, 말기환자와 호스피스, 용서와 화해, 후회 안 남기기, 자서전 쓰기, 상속과 나눔 유언, 사별과 유가족관리, 노년의 복지적 삶, 전통과 현대의 상장례(喪葬禮) 문화 등을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

‘나는 (고통스런) 한국에서 죽고 싶지 않다’의 저자이며 ‘웰다잉 전도사’로 알려진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는 “미리 공부를 함으로써 생의 말기단계 순간에 평안히 죽을 사람을 살리려고 MRIㆍPET 같은 고가치료로 부담만 키우고 고통을 연장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죽음의 고통을 다스리면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며 인생을 정리하고 가는 것과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의식불명상태로 지내다 유언 한마디 못하고 불행하게 운명하는 것 중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영국 이코노미스트연구소의 ‘죽음의 질’ 조사에서 한국이 대상 40개국 중 32위였다. 최근 국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 공청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관한 법’ 발의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웰다잉 문화 조성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에 37명이 참여하고 있는 등 ‘국민의 죽음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런 노력들이 하루속히 국민적 공감대를 가지고 선진국처럼 국민이 원하는 대로 죽음의 질(=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민 모두가 인생말기에 행복하게 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웰다잉 교육을 통해서 ‘사전의료의향서’, ‘사전장례의향서’ 등이라도 미리 작성하여 죽음 후에 남은 가족과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스스로도 존엄한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존엄한 인생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내가 잘 살아야만 하고, 미리부터 실제적인 준비가 꼭 필요하다.

명지병원 완화의료센터 허수정 간호사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목적은 잘 사는 데 있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삶의 의미를 찾고,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잘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 주변과 함께 교감하고 나누는 죽음이 돼야 죽음도 축복받을 수 있고 의미 있는 완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란 치료가 어려운 말기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통증 및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고통을 환화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자 하는 독자는 필자도 관여하고 있는 ‘대전웰다잉연구소’(인터넷 검색 가능)에서 시·구 지자체 등과 협력하여 존엄한 죽음에 대한 교육을 할 ‘웰다잉 지도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희망자와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웰다잉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을 참고하면 좋겠다.
다음번에는 인생오계 ⑦ 결론 : ‘인생설계는 준비가 답이다,’로 ‘100세 시대 행복한 인생설계’ 인생오계를 총 정리하는 글로 마무리할 것이다.

“인생오계” 집필계획
1. 인생오계 ① 서론 : 100세 시대, 인생설계는 무엇인가?
2. 인생오계 ② 생계 : 자식은 버리고 철밥통은 채우라!
3. 인생오계 ③ 신계 : 내 건강은 나의 습관이다!
4. 인생오계 ④ 업계 : 가슴 뛰는 비전을 준비하라!
5. 인생오계 ⑤ 심계 : 관계가 좋으면 행복하다!
6. 인생오계 ⑥ 사계 : 존엄하게 인생을 마무리하라!
7. 인생오계 ⑦ 결론 : 인생설계는 준비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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