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강승규·양승조에 대한 추억
[노트북을 열며] 강승규·양승조에 대한 추억
이명박 정부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상반된 대응…국회 완전 이전엔 한 뜻?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4.04.02 09: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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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후보와 양승조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0년 1월 18일 제28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에 나서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격돌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강승규 후보와 양승조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이던 지난 2010년 1월 18일 제28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에 나서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격돌했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정치인에게 있어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언젠가는 그것이 유권자들로부터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것이 특정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얼마 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총괄선대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발표를 보며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된 것은 기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추운 겨울과 뜨거운 여름 아스팔트 위에서 투쟁했던 연기군 대책위를 비롯한 550만 충청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도의 소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충남 홍성‧예산에서 펼쳐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국민의힘 강승규 후보 간 맞대결을 보면서 14년 전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홍성‧예산 강승규‧양승조 후보, 14년 전 국회 본회의장서 세종시 수정안 격돌

당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서울마포구갑)이던 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힘을 실으며 원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아닌 ‘과학도시’로의 전환을 줄기차게 주창한 바 있다.

그는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기획홍보팀장을 맡았고, 시장 취임 이후에는 서울시 홍보기획관을 맡는 등 대표적인 MB맨으로 통한다.

그는 2010년 1월 18일 제28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에 나서 세종시 수정안 추진의 당위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실제로 강 후보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무대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미래형 엔진이 필요하다”며 “그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이고, 때마침 세종시에서 활용하자는 것이 최근의 논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는 “지역성에 머문 도시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감당할 수 없다. 우리가 지혜를 모은다면 세종시를 창의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가 요구하는 도시 패러다임은 과학‧교육‧경제‧녹색‧글로벌 분야가 서로 융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창의적인 도시다. 행정이 경제‧사회‧문화를 선도하는 근대 도시 패러다임과는 분명 구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곧바로 단상에 오른 사람은 당시 민주당 소속 재선 의원(충남천안갑)이던 양 후보였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하며 국회의원회관에서 4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던 그가 세종시 원안 추진을 강조하기 위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승규 “지역성에 머문 도시” vs 양승조 “충청인 속여 정권 강탈”

양 후보는 “허수아비 정운찬 국무총리가 소위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꼼꼼하게 살펴봤다”며 “정부안으로서는 도저히 국가균형발전을 이룩할 수 없고, 남남갈등의 후폭풍이 대한민국에 휘몰아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수정안을 전면 폐기할 것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불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행정수도를 막겠다’고 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행복도시의 차질 없는 원안 추진을 16번이나 약속했다. 당선 후에도 4번이나 약속했다”며 “(총) 20번을 약속했던 대통령이 이를 뒤집었다. 세상 사람들은 ‘사기로 정권을 잡은 것이다’, ‘충청인을 속여 정권을 강탈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들의 엇갈린 행보는 같은 해 6월 29일 본회의 표결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이 완전 폐기되기 전까지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표결에서 강 후보는 불참을, 양 후보는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 보면 한나라당 내 친박계와 민주당, 그리고 충청 기반 정당인 자유선진당이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하며 원안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양 후보는 22일 간의 목숨 건 단식투쟁을 벌였고, 지금은 고인이 된 이완구 충남지사(전 국무총리)는 직을 던졌다. 박수현 민주당 공주‧연기지역위원장(현 국회의원 후보)과 박정현 부여‧청양지역위원장(현 부여군수)도 단식농성을 진행했고, 김태흠 한나라당 보령‧서천 당협위원장(현 도지사)은 삭발과 함께 “당론을 변경한 적이 없다”며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려던 친이계와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이들과 550만 충청인들의 피와 땀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세종시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2010년 6월 2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했고, 이명박 정부의 조기 레임덕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에 강승규 환영…명확한 입장 표명 필요

어느덧 14년이 지난 지금,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이 밝힌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에 대해 강 후보가 적극 환영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강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가 아닌 국회의 완전 이전은 극단주의적인 여의도 정치의 종식이자, 수도권 일극체제의 종식을 상징한다”며 “행정 비효율 해소뿐만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4년 전 세종시 원안 추진에 반대하며 과학벨트를 중심으로 한 과학도시를 주창했던 그의 입장이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과학벨트는 현재 대전 신동지구에 입주해 있지만 이것이 인구 유입과 차별화된 도시 성장에 어떤 동인을 제공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강 후보 스스로 과거의 스탠스에 대해 한 번쯤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는지, 아니면 출마 지역구가 바뀐 지금에 와서 보니 잘못 생각한 것 같다든지 뭔가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혹여 누군가는 “왜 14년 전의 얘기를 끄집어내느냐?”라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공언한 만큼 이 사안은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의 현안이 된 상태다.

특히 22대 국회가 새롭게 구성되면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인 만큼 최소한 충청권 의원들이 그 구심점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충청권 28개 선거구 나머지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은 물론 실질적인 신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한 고민과 다짐이 봇물처럼 이어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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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인 2024-04-02 19:08:51
그런 일이 있었군요.
두 후보가 그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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