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875원 방송' 민원 넣은 주체는 국민의힘
'대파 875원 방송' 민원 넣은 주체는 국민의힘
정부, 여당, 방심위의 삼각편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언론 탄압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4.03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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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대파 875원 발언' 논란 장면.(출처 : YT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대파 875원 발언' 논란 장면.(출처 : YT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3월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사실을 보도한 MBC를 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편파 보도’라고 민원을 제기한 주체가 국민의힘이었음이 2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결국 또 다시 청부민원이었음이 드러났기에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서울 광진을)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당·단체 제출 민원 현황을 인용해 이른바 ‘대파값 논란’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에 관한 민원을 넣은 주체가 국민의힘이라고 알렸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3월 20일 “민생점검 날 대폭 할인? 때아닌 ‘대파 논쟁’” 기사에서 이틀 전 나온 윤 대통령의 “나도 시장을 많이 봐서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된다”는 발언을 둘러싼 온라인·정치권의 논란을 보도했다.

그런데 그 보도가 나오고 닷새가 지난 3월 25일에 “해당 보도가 선거방송심의특별규정 중 객관성·사실보도를 위반했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작성된 민원이 방심위에 접수됐다. 현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이미 과거에 자신의 친인척 및 지인들을 총동원해 윤석열 정부에 다소 비판적인 보도를 많이 한 MBC 등을 상대로 이른바 청부민원을 넣도록 한 사실이 알려져 당시에도 청부민원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뉴스데스크의 해당 보도 외에도 MBC가 방송한 다수의 콘텐츠를 문제 삼았다.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이 지난 3월 13일 이종섭 당시 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해 방송한 내용에 대해 “진행자와 출연자가 일방적으로 비판했다”는 취지의 민원을 냈다.

또 2월 29일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청부민원 의혹은 늑장수사··제보자 색출은 전광석화” 보도에 대해서도 “민원인 개인 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는 취지로 민원을 냈다. 이 보도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서울 양천경찰서를 찾아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이른바 ‘청부민원’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제출한 내용 등을 다뤘다.

고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권에 유리한 언론지형을 만들기 위해 표적심의로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방심위 심의가 사실상 국민의힘의 ‘심의사주’에 의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방심위에 접수된 정당·단체 민원 총 189건 중 국민의힘이 낸 민원은 137건이었다.

이 중 77건이 MBC의 보도·시사프로그램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정당이 낸 민원은 0건이었다. 다만 타 정당 당직자 등이 개인 명의로 민원을 넣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유독 국민의힘의 ‘민원·고발’하면 방심위가 심의해 접속차단이나 제재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28일 MBC <뉴스데스크>가 전날 보도한 날씨 예보를 문제 삼는 민원을 방심위에 냈다. MBC가 ‘오늘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라며 파란색 숫자 1을 사용한 데 대해 “특정 정당이 연상된다”고 주장했다. 방심위 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이 보도를 ‘신속심의’하기로 했고 지난달 14일 법정 제재의 전단계인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지난 2월 경찰이 ‘윤 대통령 연설 짜깁기 풍자 영상’도 경찰에 고발했다. 이 영상은 2022년 2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TV조선에 출연해서 했던 연설을 짜깁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저 윤석열의 사전에 민생은 있어도 정치 보복은 없습니다”라고 말한 내용을 짜깁기해 “저 윤석열의 사전에 정치 보복은 있어도 민생은 없습니다”라고 발언하는 것처럼 풍자한 영상이다.

방심위는 경찰 요청을 받아들여 이 영상에 대해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 결국 정부와 여당이 대놓고 방심위를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송을 심의하는 기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인데 ‘심의’를 넘어서 ‘검열’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2일 입장을 내고 “국민의힘은 국민과 당원을 대표해 국민의 알 권리 증진과 공정한 미디어 환경 보장에 앞장설 책무를 가진 기관으로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며 “민원을 제기한 당사자와 관련해 단체와 정당 역시 일반 개인과 동일하게 익명성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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