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따뜻한 교감이 몹시 그립다
[기고] 따뜻한 교감이 몹시 그립다
  • 송명석
  • 승인 2015.08.20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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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영문학 박사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세월이 참 빠르다. 창밖으로 먼 산 짙푸른 8월, 성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음을 느낀다.
아무리 지가 몸부림쳐도 곧 입추다. 제 몫을 다한 태양은 맛있는 포도를 익게 하고, 농촌의 벼 이삭 고개를 떨 구어 풍성한 가을을 준비 할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늘 분주하고 변덕스러운데 자연은 얼마나 성실한가. 우리는 무슨 일로 분주하며 막연한 불안감은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얼마 전 ‘인간의 조건’ 이라는 한 TV프로에서 휴대폰은 과연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물건인지를 실험해보는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 본 적이 있다.
직업이 모두 바쁜 연예인인 출연자들이 1주일간 휴대폰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제안을 듣고 출연자들도 시청자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불안함감을 떨칠 수 없었다.

1주일되기 전날 밤, 과연 얼마만큼의 부재중 전화와 메세지가 와 있을지 각자 예측하게 한 후 약속한 일주일 만에 휴대폰을 돌려받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몇 십 통 심지어는 몇 백 통을 예측하던 연예인들이 받은 전화와 문자는 불필요한 광고를 제외하고는 단 몇 통씩에 불과했다.
일주일간 휴대폰 없이 살아서 일어난 큰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스스로 궁금하고 조금 불편했을 뿐이었다.

지난주 며칠간 시험출제로 합숙하게 되면서 단절된 내 휴대폰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 종일 분신처럼 몸에서 떼지 않던 스마트폰. 문명의 이기중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바꾼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스마트폰의 대중화이다.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 한건 확실하다. 온라인 스마트폰의 페이스북, SNS, 카카오톡은 전 세계에 어디서 구나 무료로 소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 삶에 많은 편리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세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소통의 도구로 세계인을, 정치인을, 연예인을 친구로 만들어 주었다. 내 활동영역을 넓혀준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이유로 정작 챙겨야할 사람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대화가 사라졌다. 사람들 사이에 정이 오가는 목소리나 따뜻한 교감은 사라지고 어느 장소에서나 친구, 가족, 심지어 연인들 간에도 시시각각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는 장면을 풍경처럼 목격하게 된다.

무엇이 그리 중요한 일일까? 사방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불필요한 정보의 홍수와 의무적인 답변, 무가치한 대화로 시간을 허비하며 정신을 분열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자.
카톡에서 숫자 1이 사라지는 건 내가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뜻이고, 즉시 답하지 않으면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미안해지며 토라진 상대방을 달래기까지 해야 한다.

단체 카톡은 여러 사람이 한마디씩만 하여도 말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업무 중이나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은 시간에도 무차별 공격을 당하게 된다.

불편하면서도 소통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스마트폰이 주변인들과 대화의 단절을 가져오는 주범이다.
온라인상의 사람들과 대화하느라 정작 내 이웃, 친구, 가족, 부모, 형제들에게는 몰입 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기계가 아닌 인간과 세상을 보자. 사람사이의 관계의 다이어트를 해보자. 우리가 진정 애지중지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세기의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과학기술이 인간사이의 소통을 뛰어넘는 그날이 두렵다’라고 했다.
논리보다 기계적이고 감각적인 소통으로 이끄는 스마트폰은 이제 하나의 수단일 뿐, 스스로 잠식당하여 노예가 되지 않도록 우리의 태도를 점검해보자.

찬바람이 마음까지 허전하게 만드는 계절이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화하여 다정한 목소리한번 들려주자.
온기가 있는 사람의 목소리로 따뜻한 사랑을 나누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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