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왜 비싼가 했더니...
기름값 왜 비싼가 했더니...
기름값 오르든 내리든 고혈 빨아먹는 XX 따로 있네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2.07.10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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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장사를 해가지고 기름 2만 리터를 팔았다고 칩시다. 그런데 가격이 올라가면 똑 같이 팔수가 없잖아요. 손님들이 아무래도 덜 타고 덜 넣으니까…. 그래도 정부랑 정유사랑 카드사는 돈을 법니다.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큰 데다 소비가 줄었다고 해도 전체 매출금액은 커지니까요. 주유소 마진은 리터당 똑같은 마진인데 오히려 금액이 올랐기 때문에 세금 더 내고, 카드수수료 더 내고, 살 때 더 비싸게 사고, 손님들은 덜 들어오고…. 주유소는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손해예요.”

기름 값이 오르면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대전지역 A주유소 사장의 답변이다. 현재의 가격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기름 값이 아무리 오르더라도 주유소에 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각종 세금이 늘어나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름 값 비싸면 남는 것도 없는데 욕이나 먹고, 차라리 싼 게 소비자나 우리들에게 더 낫다”고 말했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그러면 누가 돈을 버는 거지? 그래서 대전지역 주유소를 며칠 동안 돌아다녀봤다. 그랬더니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 이들이 따로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와 정유사, 카드사이다. 물론 주유소도 아직까지는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 단지 남는 것이 없다보니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전국에서 300여개의 주유소가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는 기름 값 가격구조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에서 내놓은 리터당 기름 값 가격구조를 보면 세금이 50%로 가장 많고, 정유사 46%, 카드수수료 1.5%, 주유소 2.5% 등으로 구성돼있다. 물론 실제적이 기름 값 형성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 했다.

기름 값이 리터당 1000원이라고 치면 그 절반인 500원은 세금이고, 460원과 15원은 정유사와 카드사로 각각 들어간다. 주유소에 떨어지는 돈은 25원이다. 주유소는 이 돈으로 운영비도 쓰고 각종 세금도 내야 한다.

그런데 가격이 2000원으로 올랐다고 치자. 기존 가격보다 1000원이 더 올랐지만 정작 주유소에 떨어지는 돈은 25원 뿐이다. 반면 정부에서는 세금으로 500원을 더 가져가고, 정유사에서 460원을 더 가져간다. 주유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돈이다. 카드사는 또 어떤가. 가만히 앉아서 15원을 더 가져간다.

그렇다고 카드사에서 주유소에 지원 같은 것을 해주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대전지역 B주유소 사장은 “기름 값이 올랐다고 해서 주유소의 마진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품가 자체에서 마진율이 포함돼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세액을 포함한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마진은 그렇게 인상한 것만큼 체감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액과 함께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세금을 걷는 정부가 돈을 가장 많이 번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유류세 인하 압박을 받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때문이다. 정부가 세금을 내리면 기름 값은 크게 내려갈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유사는 원유를 들여와서 정제하는 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면 그리 남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는 주유소의 수수료 인하요구에 응해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싼 만큼 인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결국 기름 값 인상으로 고통 받는 쪽은 국민들인 셈이다. 주유소들도 어려움에 처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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