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눈] 119 구급차 고급화 절실
[시민기자 눈] 119 구급차 고급화 절실
  • 홍경석
  • 승인 2015.10.1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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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수필가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 그제 아침의 일이다. 집 전화가 울자 아내가 받았다. 그러더니 얼굴이 금세 사색으로 바뀌었다.

“여보, 얼른 옷 입어. 엄마가 꼼짝도 못 하신대!” 콜택시를 불러 처갓집으로 급히 달려갔다.

그제의 전날에도 처가를 찾았었다. 지인이 주신 충북 영동 산 맛난 복숭아를 드리려고 갔던 것이다. 그날은 멀쩡하셨거늘…

소파에 드러누워 꼼짝을 신음하시는 장모님을 보곤 위급한 마음에 119로 전화했다. 금세 달려온 ‘국민의 안심 지킴이’ 119 구급차!

하지만 차가 코너를 돌 때마다 멀쩡한 나의 정신까지 팽이처럼 마구 돌기 시작했다. 순간 119 구급차의 고급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좌(우)회전을 하거나 차로와 도로의 턱에 걸릴지라도 둔탁한 느낌이 없는 안락한 차로 바꿨음 하는 바람이었다.

소방방재청의 연간 예산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추측컨대 예산이 풍족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긴 하되 119 구급차의 출동은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무시로 출동의 긴급차량이다. 이 같은 주장은 장모님을 종합병원 응급실에 모신 뒤 병원 밖으로 나와 있었는데도 계속하여 목격한 때문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지병인 달팽이관 어지럼증에서 기인한 소위 ‘이석증’까지 발병하여 정신이 혼미했다는 장모님의 입장에서 현재의 119 구급차의 ‘열악화’는 반드시 개선되었으면 하는 희망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다소 이른 아침(07시 30분경)이었다지만 병원 응급실의 간호사는 그 누구도 선뜻 장모님의 문진(問診)을 하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곁에서 우두커니 서 있던 간호사 둘에게 물었다.

“명색이 응급실이라면서 아무도 안 와보는 게 무슨 응급실입니까? 누구라도 어서 와서 우리 장모님 좀 봐 주세요!”

그러나 그들은 학교서 나온 실습생이라며, 그래서 아무런 힘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게 아닌가. 순간 더욱 분통이 터졌다. 그래서 큰소리를 질렀다. “빨리 링거를 놔주든 어떻게든 해 봐요. 이 병원 정말 큰일이네!”

그제야 못 이기는 체 다가오는 간호사에게서 새삼 병원도 1류가 있고 2류가 실재함을 깨달았다. ‘다신 이 병원에 안 온다!!’ 이런 저런 진찰 끝에 장모님께선 큰 병이 아니고 다만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일종의 쇼크(shock)라고 해서 천만다행이었다.

“복숭아를 가지고 온 날, 제가 저녁(외식)을 같이 드시자고 했음에도 극구 사양하신 때문이지 싶어요.”라는 나의 말에 장모님께선 그게 아니라 요양원에 계신 장인어르신 드리려고 밤새 내가 드린 복숭아를 설탕물에 끓여 조림(이러면 오래도록 두고 먹을 수 있다며)을 만드느라 그리 되었지 싶다고 하셨다.

여하간 국민 모두가 ‘이용’ 대상인 119 구급차의 고급화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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