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눈] 가야산에서 희망과 미래를 그려본다
[시민기자 눈] 가야산에서 희망과 미래를 그려본다
  • 이기웅
  • 승인 2015.10.20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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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웅예산 시민기자

[굿모닝충청 이기웅 시민기자] 청명한 가을, 아들 녀석과 가야사지와 남연군묘 상가리 미륵불 돌아오는 1㎞ 길에 상가천으로 내려가 천변을 따라 어슬렁어슬렁 걸어봅니다.

냇가를 따라 걷던 길을 멈추고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천에서 물을 길어 먹던 시절이 엊그제 같습니다. 가야산의 옥양봉 등에서 발원하는 냇물, 마을에서는 이를 식수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 사람들의 탐욕에 이곳은 더러운 물이 되었습니다.
지역과 마을에서는 예전 추억을 잊고 생명수인 냇물에 관심이 좀 부족합니다. 덕산과 상가리 사람들은 참 말 없고 점잖은 분들이라는 생각입니다. 그 맑던 가야산의 상류가 혼탁한 하천이 돼 죽어 가는데 활용하거나 살려 보자는 소리도 내지 않는 등 상가천의 소중함과 귀함을 모릅니다.

한 때 200여 호라던 마을은 사람도 떠나고 이곳에서 자생하던 많은 물고기도 사라집니다. 이젠 우리의 이웃으로 공생하던 버들치와 가재는 이상 볼 수 없겠다는 생각에 애잔하기만 합니다.

가야산은 빈발과 혜목 등 마을에서 해미와 으름재 삽교천 바닷쪽으로 통하던 옛길이 몇 군데 있고 그 옛길은 수십 년간 인적이 끊긴 덕분에 냇가의 습지와 자연식생이 강원도의 어느 숲처럼 완벽하게 살아있습니다.

주인이 잘 모르는 보물산… 주인의 무관심에 지역의 역사도 잘 모르는 엉터리 같은 사람들이 가야산을 농단하며 이런저런 사업을 추진해 가야산을 죽여 갑니다. 관변단체를 결성, 지자체를 기웃거리며 수많은 사업비들로 배불리며, 농촌과 지역 언저리의 영혼 없는 사업자들로부터 마을을 지키려면 그들을 견재해야 합니다.

또 지자체에서 각종 단체를 만들어 기웃거리는 전문 토건업자와 공익을 주장하는 사이비 단체들이 엉터리 사업으로 가야산을 파헤치며 훼손해갑니다. 이외에도 이들은 주민의 순진한 민심을 흔들고 이간질시킵니다.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몇 년간 지켜봅니다.

이들이 벌이는 사업은 파헤치고 길을 뚫어가는 전형적인 토건사업으로 지난 몇 년간 500억 원이 넘는 세금이 사업비로 쓰였으나, 이 사업은 마을의 역사유적을 알리는 것도 아니어서 불편한 가야산이 돼갑니다.

이후 가야산의 관리문제는 ‘나 몰라라’하며 지역과 마을이 불편해하는 애물단지가 돼갑니다. 일부 공무원, 사업자 등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마을에서는 사익을 쫓는 몇몇이 토건업자와 일부공무원 그리고 마을의 토호들이 강력한 커넥션이 돼 마을의 합의와 정서를 무시하고 분란을 일으켜 사익을 챙깁니다. 이런 행위는 지역 공동체를 파괴시키는 범죄행위라며 마을에서는 분노합니다.

오래전에 마을을 떠났다 먼 길을 돌아온 가야산자락에서 어린 시절 걸었던 길을 걸어보며 아들 녀석과 생각합니다.이러다가는 우리들의 후손들이 더 이상 머물 자리가 없어지고 내포 역사와 문화의 중심인 가야산의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지고 마는 것은 아닌지…

얼마 전까지 이곳은 가재와 뱀장어가 살았던 1급 하천이었습니다. 하지만 삽교천의 물길이 끊기면서 가야산은 죽은 산이 돼 사람도, 뱀장어도 사라졌습니다. 훼손된 자연을 원래로 회복하자면 수십 년 내지는 수백 년의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가야산과 상가리는 역사적으로 백제시대의 가람 가야사와 남연군묘 미륵불 그리고 동학도와 망이망소가 미래를 꿈꾸며 모여들었고 내포의 바다를 통해 중국으로 떠나는 사람도 현실을 넘어 새로운 앞날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오가며 미래를 꿈꾸는 땅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생명의 물이었던 가야산의 상류 냇물, 이제는 우리가 되살려내야겠습니다. 환경과 역사·문화·관광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주민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따라서 주민과 지자체가 합심, 가야사지와 그 주변의 상가천을 복원해 인적이 끊겼던 곳이 사람들로 가득한 마을이 됐으면 합니다.

충남도와 예산군은 전 방위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예산편성으로 상가리, 특히 가야사지 일원의 완전한 발굴~정비~복원의 활용이 지속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말에 귀를 귀기울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가야산의 맑은 물속에 발을 담그고 가재와 버들치의 유영을 보며 뒷짐 지고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미래의 아들 녀석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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