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의 잡학사전] 가을철 별미 ‘클린업트리오’… 갈치, 전어, 대하
[김근식의 잡학사전] 가을철 별미 ‘클린업트리오’… 갈치, 전어, 대하
김근식의 ‘잡학사전’ 6-가을철 별미
  • 김근식
  • 승인 2015.10.20 1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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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前) 국회의원 보좌관 T.041-565-8004 http://cafe.daum.net/theClassic

[굿모닝충청 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지난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가을에 많이 생산되는 식재료를 이용해 가정에서 쉽게 조리할 수 있는 25가지 메뉴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시한 가을식단은 버섯콩가루덮밥, 꽃게살양배추국, 우엉들깨무침, 마감자전, 갈치고추장구이, 단호박푸딩 등 어린이를 위한 6개 메뉴에 더해 버섯말이밥, 대추쇠고기죽, 건도토리묵버섯들깨국, 무대하무침, 연근배추홍시샐러드, 유자수수지짐이 등 듣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6가지 메뉴를 청소년을 위해 추천했다.

이 밖에도 새우두부만두 등 성인을 위한 13가지 메뉴에는 전통적으로 가을별미로 명성을 떨쳐온 갈치, 꽃게, 대하, 낙지 등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

가을별미의 대표주자인 전어를 포함해 가을이 우리에게 선물해주는 별미 중에서 바다로부터 식탁에 오르는 것들에 대해 알아보자.

돼지 삼겹살보다 낫다는 10월 갈치

“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 값보다 높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육류보다 낫다는 갈치는 제주의 은갈치와 목포의 먹갈치로 대별된다. 은갈치와 먹갈치는 서로 다른 종류가 아니라 낚시로 잡아 비늘이 멀쩡해 은빛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은갈치로 부르고 같은 갈치라도 그물로 잡는 과정에서 은색 비늘이 덤성덤성 벗겨져 상대적으로 어두운 빛을 띤다고 해서 먹갈치로 부를 따름이다.

마치 바다 속에서 칼을 휘두르는 것 같다고 해서 도어(刀魚), 허리띠 같다고 해서 군대어(裙帶魚), 칡넝쿨 같다는 의미로 갈치(葛侈)라고도 표기하는 갈치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만큼 얽힌 속담도 다양하다.

‘칼잠을 잔다’는 말은 몸을 세워 자는 갈치의 습성에서 유래했고 ‘갈치가 갈치 꼬리를 문다’는 말은 서로의 꼬리까지 잘라먹는 갈치의 식성에서 비롯되었다. ‘섬 큰 아기 갈치 못 잊어 섬 못 떠난다.’는 속담도 빼놓을 수 없다.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에 돌아오는 까닭은?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온다.’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을 죽인다.’...

구우면 고소한 향기가 1km 밖까지 퍼져 나간다는 전어는 지방에 따라 대전어, 엿사리, 새갈치, 돈고기 등으로 불리는데 여기서 ‘돈고기’라는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식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의 어촌 생활은 지금보다 생활 형편이 궁핍했을 터. 가을철에 살이 통통하게 쪄서 둥글둥글한 모양새가 동전 같다고 해서 전어(錢魚)라고 불렀기도 하지만 무리 지어 다니는 습성 때문에 어부들에게 가을 한 철이나마 풍족한 수입을 안겨다 주었기에 ‘돈고기’라 불렀음직하다.

아마도 집을 나간 며느리는 궁핍한 어촌 생활에 지치다 못해 집을 나갔을 것이고 결코 수월찮은 객지생활을 하다가도 전어가 잡히고 돈이 돌아가는 가을철이면 슬그머니 집으로 되돌아왔을 것이라는 것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온다.’는 속담이 생겨난 배경이라는 씁쓸한 해석도 있다.

전어의 최대 수명은 7~8년 정도 되며 최대 26cm 정도까지 자라는데 연안 양식의 특성상 월동까지 해가며 몇 년에 걸쳐 전어를 양식하지는 않으므로 대략 15cm 미만의 작은 씨알은 양식으로 보면 된다. 더 정확한 판별법은 횟집의 수족관에서 돌아다니는 전어들의 길이가 천차만별이면 자연산이고 거의 같은 길이들이 돌아다니면 양식 전어라고 보면 된다.

에헴! 수염이 길어야 자연산이여 - 대하

‘본초강목’에 의하면 대하는 신장을 강화하고 양기를 돋우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뇌기능도 촉진시켜 두뇌활동이 활발한 현대인과 수험생들에게 좋은 음식이라 하니 우리나라의 입시 기간이 대하철과 맞물려 있음이 예사롭지 않다.

대하는 특별한 조리법이 없이 그냥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 또는 찜으로 먹는 것이 고작인데 이는 그만큼 대하 그 자체의 향과 맛이 뛰어나 별다른 조리가 필요 없음을 의미한다.

대하는 성질이 고약해서 그물에 걸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린다. 따라서 어지간한 공력으로는 배에서 대하를 산채로 육지까지 운송하기 힘든데 대하는 죽었다고 해서 금방 변질되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수조 안에서 팔딱거리는 대하는 100% 양식이라고 보면 된다.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는 결정적인 단서는 다름 아닌 수염인데 양식 대하는 좁은 공간에서 서로 부대끼며 사느라 수염이 덜 발달하고 길이가 몸통 길이보다 짧지만 자연산 대하의 수염 길이는 몸통 길이의 2~3배에 달한다.

색깔이 뽀얗고 수염 길이가 몸통보다 훨씬 길며 이미 죽어서 움직이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자연산 대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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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기 2015-10-20 14:24:41
그렇지 않아도 식욕이 도는 가을 한가운데서 김근식원장님의 맛갈스런 글을 읽으니 어느새 시장함을 느끼게 되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이 좋은 가을 별미들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맛집들도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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