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기자의 눈] 왕관을 쓰려는 자는
    [시민기자의 눈] 왕관을 쓰려는 자는
    • 홍경석
    • 승인 2016.01.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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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경석수필가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굿모닝충청 홍경석 시민기자] 참으로 박복하다보니 산전수전(山戰水戰)에 이어 ‘공중전’까지의 거친 인생을 살아왔다. 돈이 없어 중학교조차 가지 못 하고 고향역 앞에서 구두닦이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러다가 비가 쏟아지면 냉큼 우산 도매상으로 달려갔다. 우산을 떼다 역에서 나오는 사람들에게 팔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나 자신은 비에 흠뻑 젖기 일쑤였다. 한여름이면 몰라도 요즘처럼 겨울이나 가을에 맞는 비는 정말 추웠다!

    차부 뒤의 국숫집으로 들어가 국수를 한 그릇 먹으며 옷과 몸까지 말렸다. 하지만 나와 아버지까지 두고 ‘달아난’ 엄마에 대한 증오의 아픔이란 비는 계속하여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다. 국졸(國卒)이란 이유로 현역 대신 방위병으로 징집되었다.

    신병교육대에 입소하니 암기 과목이라며 두툼한 군인수첩을 주었다. 그걸 제대로 못 하면 심한 얼차려가 난무했다. 고단한 세상살이에 ‘얻어맞은 것’도 억울한데 거기서까지 맞는다는 건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잠도 안 자고 달달 다 외어버렸다.

    “와~ 이놈 물건일세!” 토씨하나 안 틀리고 좔좔 외어대자 경악한 현역 조교는 이후론 나를 건드리지도 않았다. 제대하여 취업을 한 직장은 영어화화 교재를 파는 회사였다. 이 또한 교재를 모두 통째로 외우는 무모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판매실적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독주했다. 입사한 지 2년도 안 돼 전국 최연소 소장으로 승진했다. 대학까지 나온 사람들이 즐비했지만 나는 거기서 그들의 고급 학력까지 초월(超越)했던 것이다. 최근 나는 또 모 언론사의 대전.충청지역 취재본부장으로 임명되었다.

    이는 20년 이상 글을 써온 보람의 귀결이자 평소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시종일관 의리를 견지한 덕분의 결실이었다. 다음 달이면 더 큰 기다림이 도래하는데 그건 바로 나의 첫 저서가 발간된다는 사실이다!

    어제 퇴근길엔 서점에 들렀다. 책을 사고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 책도 곧 니들 자리에 들어갈 테니.’ 빠른 시일 안에 베스트셀러가 되고 기왕이면 가공할 추월(追越)의 실적으로 재판(再版)을 거듭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시간이 없다”거나 “바쁘다” 는 등의 면피성(免避性) 말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리곤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말인데 이 대신 “나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건 어떨까?

    그럼 이는 자기최면이 되어 나 자신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까지 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는 당연히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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