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의 잡학사전] 감기, 약? 주사? 식이요법?
[김근식의 잡학사전] 감기, 약? 주사? 식이요법?
19-감기약 톺아보기
  • 김근식
  • 승인 2016.01.19 21: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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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前) 국회의원 보좌관 T.041-565-8004 http://cafe.daum.net/theClassic

[굿모닝충청 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추운 기운을 느낀다는 뜻의 감기(感氣)라는 한자어는 ‘복덕방’ ‘사촌’ ‘사돈’처럼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한자어인데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사악한 바람이라는 뜻으로 풍사(風邪)라 칭한다.

코에 불이 난 것처럼 열이 나온다고 해서 ‘곳불’이라 부르던 것이 음의 변화를 일으켜 순우리말로는 ‘고뿔’이라 부르는 감기. ‘감기 고뿔도 남은 안 준다.’는 속담은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도 남에게는 주지 않을 만큼 인색한 사람을 빗대어 나온 것이다.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속담은 남의 큰 걱정이나 우환도 자기와 무관한 일이면 대단찮다는 다소 이기적인 생각을 담고 있다. ‘감기는 밥상머리에 내려앉는다.’는 속담처럼 밥만 잘 먹어도 걸리지 않는다는 감기... 감기의 계절 겨울을 맞아 감기약에 대해 알아보자.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종류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0종이 넘기 때문에 감기에 관한 한 특효약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감기 치료의 원칙은 이른바 ‘대증요법’인데, 대증요법이란 말 그대로 콧물이 나면 콧물이 나지 않도록 하고 기침이 나면 기침을 줄여주며 열이 나면 열이 내리도록 도와주는 것, 다시 말해 증세에 따라 그 증세에 맞는 치료를 위주로 하는 일종의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음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기침감기, 코감기, 목감기도 한방에 아웃!’이라는 제약회사의 광고는 다 무엇이란 말일까. 우리가 흔히 먹는 감기약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수백 종이 넘는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일종의 전투병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싸우다 지친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측면 지원군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일 것이다.

영화 ‘감기’의 한 장면.

감기약의 주요 성분은 콧물을 멈추게 하는 ‘항히스타민제’, 열을 내려 주는 ‘해열제’, 통증을 덜어주는 ‘진통제’ 가래를 없애주는 ‘진해거담제’ 등으로 모두 감기로 인한 여러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들이다.

이러한 성분들이 함량은 조금씩 다르지만 한꺼번에 들어 있으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종합감기약’은 의약분업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보니 손쉽게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콧물만 나거나 기침만 하는 감기에 종합감기약을 먹으면 필요 없는 약까지 덤을 먹는 셈이 되니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는 식상할만큼 자주 듣는 의사의 말인데 사실은 이 말 속에 근본적인 감기약이 들어 있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한이나 심한 통증으로 견디기 힘든 상태에 이른 감기환자에게 무조건 참으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자신의 면역력을 과대평가하고 쓸데없는 객기를 부리며 무조건 참다가는 폐렴이나 편도선염 같은 합병증을 덤으로 껴안을 수도 있으므로 약을 먹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는 법이다.

‘한 방에 뚝 떨어지게 주사 한 번 찐하게 놔주세요.’... 주사를 맞지 않으려면 약국에 가서 종합감기약을 사먹지 왜 병원에 왔겠느냐고 반문하며 주사제 처방을 해주지 않는 의사를 돌팔이 보듯 하는 주사 신봉자들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날고 기는 주사제라도 먹는 약과 마찬가지로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한 단번에 감기를 잠재울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약을 먹어도 낫지 않던 감기가 주사 한 방에 나은 것처럼 느끼면서 점점 더 주사의 마력에 빠져드는 것은 왜일까.

이는 무엇보다 주사제에 많이 사용하는 ‘진통소염제’ 때문인데 진통소염제를 이용하면 감기의 대표 증상인 두통이나 몸살기운이 약간은 가라앉기 때문이다. 물론 먹는 약으로도 얻을 수 있는 효과이지만 주사제는 흡수가 빠른 만큼 그 효과도 빨리 나타나므로 먹는 약보다 더 약효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상들이 최고로 여겼던 감기 퇴치법은 황토방에 장작불을 때 땀을 쏙 빼는 것이었으니 오늘날의 찜질방과 사우나를 연상하면 된다.

식이요법으로는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많이 타 먹는 것이었는데 이는 고춧가루의 ‘발한’작용을 이용한 것이라 하겠다.

음식을 이용한 감기 퇴치법으로는 귤껍질 달여 먹기, 대나무 잎 달여 먹기, 은행 볶아먹기, 소금으로 양치질하기 등이 있었으니 꼭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심하지 않은 감기증상에 따라 해 볼 일이다.

코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가장 괴로운 일은 숨쉬기가 답답할 정도로 코가 막힌다는 것. 이 때에 뜨거운 물수건을 코와 이마 사이에 올려놓고 막힌 쪽이 위로 향하도록 누워 있으면 시원하게 뚫린다.

유자차나 과일차를 따뜻하게 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확실한 방법은 쑥을 가볍게 비벼서 콧구멍에 잠깐 넣어 보는 것. 그러면 막힌 코가 거짓말처럼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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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기 2016-01-21 03:30:31
계절 뿐만 아니라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 저에게 시기적절한 토픽, 감사합니다. 무엇보다도 쑥을 좀 구해다가 사용해보고 싶은데,이 겨울에 어디서 그걸 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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