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 ‘리엔’ 만들어 매출 급성장
자체 브랜드 ‘리엔’ 만들어 매출 급성장
순천향대학교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 참여기업 탐방 - ① 성엽자기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6.01.29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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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도하고 있는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이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에 돌입했다.
산업통산자원부가 지원하는 이 사업은 천안·아산·예산 지역에 몰려 있는 전통 생활도자기 업체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34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굿모닝충청은 1단계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띠는 성과를 보인 5개 업체를 다시 선정해 차례로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는 천안 풍세면에 있는 성엽자기다. 성엽자기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리엔(lien)'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중간유통 없애고 직접 판매
성엽자기 정팔수 대표는 20여 년 동안 ‘요업개발’이라는 꽤 큰 회사 현장 직원으로 일했다.
도자기 인형을 만들어 수출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회사가 공장 문을 닫게 되면서 1995년 ‘성엽자기’를 창업했다.

당시 대부분의 생활도자기 업체들은 제품을 생산해 중간 유통업체에 넘겼다.
유통업체는 생산업체로부터 받은 생활도자기를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했다.
이런 유통 구조 때문에 생산업체들은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늘 경영난에 허덕여야 했다.

정 대표는 이 같은 유통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언젠가 공장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6년 전부터 ‘리엔’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직접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제품의 디자인이나 품질은 어디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다고 자신했지만 인지도가 없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 만들면 팔린다는 믿음으로 노력
정 대표는 실망하지 않았다. 잘 만들면 언젠가 팔린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팔리기만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그는 새로운 상품 개발에 노력하는 한편, 온라인 판매에 눈을 돌렸다.

독자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상품을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면 소비자가 반응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정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3년 전부터 꾸준히 인터넷 판매가 늘더니 지난해부터는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순천향대 산업협력단과 참여기관인 한국세라믹기술원, (주)메리트의 지원도 한몫했다.
생활도자기 시장은 유행에 민감하다. 끊임없이 유행을 쫒아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상품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만만치 않는 일이다.
순천향대 산학협력단이 주도하는 충남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은 이 같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알고 상품개발과 유통을 지원했다.

‘성엽자기’가 독자 브랜드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이 결과 전체 매출의 80% 정도가 직판으로 팔려 나갈 만큼 유통 구조가 개선됐다.

정팔수 대표이사는 “독자브랜드를 만들고 난 뒤에도 한 동안 판매 실적이 없이 고전했다. 초기투자 비용 부담 때문에 상품개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화사업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생활도자기 사업이 사향사업이라 불렸다. 여전히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상품개발과 유통구조 개선으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 ‘리엔’의 품질을 믿고 구매해준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Interview] “때마다 찾아 온 고비… 브랜드 가치 높여 극복했죠”

   
정팔수 대표이사

정팔수 성엽자기 대표이사는 도전의 인생이라 할만하다.
관련 업계 선두라 할 만한 요업개발 현장직원으로 20년 동안 일했지만 회사의 부도로 일을 그만둬야 했다.
1995년 창업했지만 2년 만에 공장 화재로 모든 것을 잃었다. 천신만고 끝에 다시 공장 문을 열었지만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또 다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상품개발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그는 최근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Q. 창업한지 20년이 됐다.
A.
그렇다. 생활도자기 사업이 한 때는 호황이었다. 중간 유통업자들이 선금을 주고 기다렸다가 물건을 가져갈 정도였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 기울기 시작했다. 값싼 중국 상품이 들어오면서 많은 공장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3곳 중 1곳이 문을 닫았다. 20년 동안 공장 문 닫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Q. 남 다른 비결이 있나?
A.
“영세한 생활도자기 업체 대부분이 중간 유통업자에게 의지할 수 없는 유통구조를 개선한 덕이다. 자체적인 판로를 갖고 있지 않으면 망한다는 생각을 했다. 고민 끝에 ‘리엔’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인지도 없는 브랜드를 소비자가 신뢰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Q. 중소기업 입장에서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 쉽지 않았을 텐데.
A.
“매달 돌아오는 직원 급여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상품개발에 투자한다는 건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는 생존의 문제였다. 어차피 이대로 가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니 뭐든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다.”

Q. 갑자기 매출이 오른 이유는 뭔가.
A. “3년 전부터 온라인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순수하게 상품가치를 인정해 주는 소비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후에는 순천향대 전통생활도자기 웰니스 특화사업단 도움을 많이 받았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해 줬다. 이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Q. 매출이 늘면서 직원 채용도 늘었다고 들었다.
A.
“현재 27명이 일하고 있다. 생활도자기를 만드는 중소업체라면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이직률이 높다. 험한 일을 하지 않으려는 현상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가 30~40%에 달하는 곳도 많다. 가장 어려운 게 인력 문제다. 공정 별로 경험 많은 전문가가 1명 이상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상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매출이 호전되고 있는 만큼 직원들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한 때 중국제품을 선호하던 고객들이 다시 국내 제품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디자인이나 상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백화점 사은품으로 생활도자기가 활용되는 일도 많아졌다. 값싸고 좋은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가치를 믿어 준 고객 덕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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